사회

경향신문

LH "대장동 사업철회 기점은 이명박 발언"..MB→LH사장→국회의원의 순차 압박

손구민 기자 입력 2021. 09. 28. 13:10 수정 2021. 09. 28. 13:23

기사 도구 모음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o i

번역할 언어 선택
글자 크기 조절 레이어

[경향신문]

이명박 전 대통령. 연합뉴스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공영개발 방식의 성남시 대장동 도시개발을 2010년 철회하게 된 시발점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발언이었다고 밝혔다.

28일 전용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L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LH는 2009년 10월7일 이명박 전 대통령이 “민간회사와 경쟁할 필요가 없다”고 한 발언을 기점으로 대장동 사업 철회를 검토했다. 이 전 대통령은 LH 출범식에 직접 참석해 축사로 “오로지 스스로 경쟁해야 한다. 민간기업이 이익 나지 않아 일 안 하겠다는 부분을 보완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LH는 대장동 개발 사업을 따내기 위해 1년 가까이 공을 들인 터였다. 2008년 12월30일 LH는 성남시에 성남판교대장 지역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제안했다. 이듬해 3월30일 처음 지정 제안서를 공식 제출했고, 성남시가 ‘개발 타당성 용역 연구’가 진행 중이라며 반려하자 7월29일 한 차례 더 지정 제안서를 냈다.

성남시는 이후 LH의 제안을 받아들여 같은 해 10월5일부터 10월19일 사이 주민들의 의견을 듣는 공람 절차를 갖기로 했다. 당시 대장동 주민들은 민간 부문에서 개발 사업을 추진하려 하는데 LH가 먼저 들어왔다며 반대했다.

LH가 공람절차를 시작한 지 이틀 뒤 이 전 대통령의 발언이 나왔고, 이지송 당시 LH 사장은 이튿날 기자회견에서 “민간과 경쟁하는 부분은 폐지하겠다”고 밝혔다.

같은 달 LH 국정감사에서 대장동이 지역구인 신영수 한나라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이 사장에게 “(LH는) 대장동 도시개발사업을 하고 있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셨고 사장님께서 취임하시면 ‘민간과 경쟁하지 않겠다’ 말씀하셨다.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라고 질의했다.

이후 LH는 진행 중이던 개발사업 414개 중 138개 사업을 철회하는 것을 검토했고, 대장동 사업도 여기에 포함됐다. LH는 11개월 만인 2010년 6월28일 성남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을 최종적으로 포기했다.

신 전 의원의 동생은 대장동 민간개발 시행사 대표로부터 LH가 대장동 사업을 포기하도록 영향력을 행사해 달라는 청탁과 함께 2억원을 받은 혐의로 2015년 구속 기소됐다.

손구민 기자 kmsohn@kyunghyang.com

ⓒ 경향신문 & 경향닷컴(www.khan.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포토&TV

    이 시각 추천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