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호랑이처럼 당당하고 은밀했다..임진강변서 포착된 '삵' [영상]

전익진 2021. 9. 28. 14: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지난 26일 오후 경기도 연천군 왕징면 강내리 임진강변. 이곳은 민간인의 출입이 통제돼 자연이 잘 보전된 ‘민통선’ 안쪽이다. 강가 우거진 수풀 사이로 ‘삵’ 한 마리가 나타났다.
지난 2011년 10월 9일 '삵'이 강원 강릉시 남대천 하구에서 오리 등 먹잇감을 쉽게 잡을 수 있는 섬으로 헤엄쳐 가고 있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혔다. 연합뉴스
삵은 환경부 멸종위기 야생생물 2급으로 지정된 희귀 야생동물이다. 식육목 고양이과에 속하는 포유류다. 1998년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 및 보호야생동·식물로 처음 지정됐다.
지난 26일 오후 경기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내 임진강변에 나타난 야생 최상위 포식자 ‘삵’.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야생 활동 모습 생생히 영상에 담겨


삵은 강가 500여m 구간을 천천히 거닐었다. 호랑이와 표범, 곰 등이 사라진 민통선 야생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인 삵의 모습은 당당했다. 서두르거나 주위를 경계하는 듯한 모습은 없었다.

강가의 징검다리도 천천히 밟으며 거닐고, 강가를 유람이라도 하듯 두리번거리며 뚜벅뚜벅 거닐었다. 때론 쥐 등의 먹잇감을 찾는 듯 풀숲 사이로 들어갔다는 이내 강가로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삵이 거니는 걸 확인한 까마귀들이 이러저리 날아서 도망가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고양이보다 몸집 크고, 작은 호랑이 같은 모습


삵은 고양이처럼 생겼지만, 고양이보다 몸집이 크고 불분명한 반점이 많다. 꼬리에는 고리 모양의 가로띠가 있으며 눈 위 코로부터 이마 양쪽에 흰 무늬가 뚜렷하게 나타난다. 얼핏 보면 작은 호랑이처럼 보이기도 한다.
지난 26일 오후 경기 연천군 민간인통제선 내 임진강변에 나타난 야생 최상위 포식자 ‘삵’.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삵은 산림지대의 계곡, 바위굴, 연안, 키가 작은 나무로 덮인 산골짜기 개울가에서 주로 산다. 혼자 또는 한 쌍으로 생활한다. 야행성이지만, 골짜기의 외진 곳에서는 낮에도 먹이를 찾아다닌다. 주로 쥐 종류와 작은 동물, 꿩 새끼, 산토끼, 청설모, 다람쥐, 닭, 오리, 곤충을 잡아먹는다.

“민통선 야생 생태계 살아나고 있다는 방증”


삵을 발견해 영상 촬영한 이석우 연천지역사랑실천연대 대표는 “생태계가 잘 보전된 민통선 내에서도 좀처럼 보기 어려운 멸종위기 야생생물인 삵이 목격된 것은 민통선의 야생 생태계가 그만큼 살아나고 있음을 보여주는 방증”이라고 말했다.

전익진 기자 ijjeon@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