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국민 對中여론 악화되자.. 對日 호감도 두배 가까이 반등

장서우 기자 2021. 9.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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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日 공동 국민상호인식조사

수출규제 등으로 나빠졌던 여론

MZ세대 중심 호감도 증가추세

‘경제 상호보완 필요’ 8.9%P↑

‘中에 군사적 위협 느낀다’는

1년 만에 44.3 → 61.8% 급등

한·일 관계가 수년째 답보상태인 데다 양국의 새 정부가 이를 개선하리라는 기대가 낮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반등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여론이 급격히 악화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인의 대중 호감도가 대일 호감도의 반 토막 수준까지 하락하면서 중국 내 인권 탄압 문제 등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한·일 양국이 협력해야 한다는 여론이 확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상대국의 대중문화 콘텐츠를 소비하는 양국의 MZ세대(1980년대 초∼2000년대 초 출생)가 호감도 개선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 수치로 재차 확인됐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비영리 싱크탱크 겐론(言論)NPO가 양국 18세 이상 성인 남녀 약 1000명을 대상으로 8월 말~9월 초 시행해 28일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본에 대해 ‘긍정적 인상’을 갖고 있는 한국인 비율은 지난해 12.3%에서 올해 20.5%로 상승했다. 한국의 일본에 대한 호감도는 2015년 이후 꾸준히 증가 추세를 나타냈지만,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수출규제와 이에 따른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논란 등이 겹쳤던 2020년 급격히 악화했던 바 있다. 아베 전 총리 퇴임 이후 일본 정상에 대한 비호감도는 90.0%에서 56.1%로 크게 낮아졌다.

대일 호감도 반등에 따라 한·일 관계 개선 요구도 커지고 있다. 한국 응답자 중 45.8%는 양국 간에 존재하는 대립을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어떻게든 극복해야 한다’고 답했는데, ‘일본 정부의 대응이 변하지 않으면 거리를 둬야 한다’(15.6%), ‘미래지향적 관계를 구축하는 것 자체가 곤란하다’(6.9%) 등 대립 국면을 이어가야 한다는 의견보다 월등히 높았다. 역사 문제와 관련해서도 ‘미래지향적 협력 관계를 만들어가면 역사 문제도 서서히 해결될 것’이란 견해가 24.5%에서 38.1%로 커진 반면, ‘양국 간 협력 상황과 관련 없이 역사 문제는 해결되지 않을 것’이란 강경한 입장은 43.6%에서 21.7%까지 절반 수준으로 급감해 여론 기류의 변화가 감지됐다.

EAI는 이 같은 현상이 나타난 데 대해 중국 요인이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중국과 일본을 한국에 대한 ‘군사적 위협’으로 인식한 비율은 1년 전만 해도 각각 44.3%, 44.1%로 비슷한 수준이었으나 올해에는 61.8%, 38.6%로 간극이 크게 벌어졌다. 특히 신장(新疆)위구르 지역 내 소수민족 박해 등 인권 문제에 대해 강경하게 대응해야 한다는 여론은 일본(35.0%)보다 한국(61.0%)에서 2배 가까이 컸다. 이에 따라 최악으로 치달은 일본과의 관계를 개선하고 미국과의 삼각 협력 강화, ‘쿼드’(미국·일본·호주·인도 4자 협의체) 가입 추진 등 안보적 차원에서 서로 도와야 한다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갈등 악화의 핵심 요인이었던 경제 부문에서도 ‘한·일 양국 경제는 상호보완적이며 윈윈(win-win)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34.3%에서 43.2%까지 올랐다. 다만, 양국 모두에서 정부 주도로 한·일 관계가 개선될 수 있으리란 기대는 크지 않았다. 오는 29일 일본에서 자민당 총재 선거가 치러질 예정인 가운데 일본에서 새 총리가 취임하더라도 한·일 관계는 개선되지 않을 것이란 여론이 한국에서 52.3%, 일본에서 59.7%로 과반수였다. 내년 초 한국 대선에 대한 기대치도 낮았다.

양국에 대한 호감도 상승은 정부가 아닌 상대국 대중문화를 향유하는 민간의 젊은 층에서 주도하고 있다. 일본 내 한류 문화 소비층 중 81.2%가 ‘한국에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고 답했고, 한국에서도 이 비율은 67.0% 정도로 높았다. 특히 한국의 경우 32.4%가 ‘한·일 관계 악화 시 일본 문화 소비를 망설이게 된다’고 답했지만, 일본은 64.6%가 ‘한·일 관계가 악화해도 한국 콘텐츠를 변함없이 즐길 것’이라고 답했다.

장서우 기자 suwu@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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