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몸은 내가 지킨다"..환절기 면역 키우려면 □□하라

이병문 2021. 9. 28.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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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운동하라
면역력 떨어지면 염증·암 위험 커져
가벼운 운동·규칙적 식사 습관 중요
'센' 운동은 활성산소 유발시켜 노화촉진
② 장 건강 유지하라
면역세포 70% 몰려 있는 장
유산균 균형 깨지면 건강 적신호
프리바이오틱스 제품 섭취 바람직
③ 좋은 음식 섭취하라
자연치즈·올리브유 장건강에 도움
질 좋은 생선·육류로 단백질 보충해야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벵크]
코로나19 장기화로 '면역력'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면역력은 외부에서 들어온 병원균에 저항하는 힘이다. 우리 주변에는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 질병을 일으키는 수많은 병원체가 공기 중에 떠돌아다니고 있다. 이뿐만 아니라 수많은 암세포들이 하루에도 수없이 몸속에서 생겨나고 있다. 하지만 우리 몸은 '면역'이라는 방어 시스템을 갖추고 암세포 및 병원균을 물리치고 있다. 우리 몸에서 매일 약 5000개의 암세포가 발생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면역세포가 암세포를 잡아먹기 때문에 암에 걸리지 않는다는 얘기다.

환절기를 맞아 어떤 사람은 감기에 잘 걸리지만, 어떤 사람은 감기에 걸리지 않고 걸리더라도 금방 낫는다. 이는 면역력 때문이다.

면역력은 30대 이후부터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해 40대 이후로 접어들면서 꾸준히 하락한다. 여기에 피로, 운동 부족, 잘못된 식습관, 스트레스 등이 더해지면 면역력은 급격하게 떨어진다. 나이가 들면서 서서히 감소하는 면역력은 운동, 식사, 긍정적인 마음, 명상 등과 같은 작은 노력만으로도 얼마든지 다시 강해질 수 있다.

그러나 우리 몸의 면역력은 부족해도 문제지만, 반대로 너무 강해도 문제가 된다. 양형규 양병원 의료원장(대장항문외과 전문의)은 '알고 먹자, 유산균'이라는 신간에서 "면역력이 떨어지면 염증이나 암이 잘 생기고, 과도하면 자가면역질환이 생긴다"고 밝혔다. 자가면역질환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겨 오히려 자기 자신을 공격해 세포나 조직을 손상시키는 질환이다.

대표적인 자가면역질환은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류머티즘 관절염, 다발성 경화증, 강직성 척추염, 아토피 피부염, 알레르기성 비염, 알레르기성 피부염, 홍반성 루푸스, 건선 등이다.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은 장내 비정상적인 만성염증이 호전과 재발을 반복하기 때문에 대장암 발생률이 4배에서 많게는 20배까지 높아진다.

류머티즘 관절염은 관절을 싸고 있는 활막에 염증이 생기면서 시작된다. 염증이 생긴 관절로 모여든 백혈구들이 활막을 공격하고, 관절과 관절 주위의 뼈까지 파괴하면서 통증, 피로감, 발열을 시작으로 관절 변형까지 발생한다. 주로 가려움증과 피부건조증, 습진 등이 동반된 아토피 피부염은 계속 긁게 되면 상처가 나고 이로 인해 염증이 유발되면서 악화된다. 자가면역질환은 장 누수증후군이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양 원장은 지적했다. 양 원장은 "소장에 장 누수증후군이 생기면 장 점막의 느슨해진 틈 사이로 빠져나온 세균과 장내 독소가 혈관을 타고 신체 곳곳으로 퍼지고 이것이 각종 염증과 통증을 유발한다. 주로 체중 감소, 복부 불쾌감, 복통, 소화불량, 설사, 만성피로 및 무기력증, 감기, 방광염, 질염, 관절통, 근육통, 불안초조, 우울증 등의 증상으로 나타난다"면서 "또 다른 문제는 혈관으로 퍼져나가는 세균을 격퇴하러 모여든 면역세포들이 과잉반응을 일으켜 자신의 세포도 공격해 자가면역질환을 유발한다"고 설명했다.

장은 소화흡수에 관여하는 점막층, 점막층을 지지하는 점막하층, 운동에 관여하는 근육층, 근육층을 지지하는 장막층으로 이뤄져 있다. 점막층은 미세한 융모로 뒤덮여 있어 세균들이 혈관으로 침투하는 것을 막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점막층의 표면은 점액샘(goblet cell)에서 분비되는 하얀색의 투명한 액체인 점액으로 둘러싸여 있는데 이것을 '점액코트'라고 한다. 외층 점액코트에는 장내 미생물이 사는데,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기 위해 장 청소를 할 때 장내 미생물이 함께 배출돼도 곧 원래 상태로 돌아오는 것은 바로 외층 점액코트에 숨어 있던 장내 미생물이 다시 밖으로 나오기 때문이다. 건강한 장 점막세포들은 결합단백질에 의해 밀착 결합돼 있고 점액코트가 그 위를 한 번 더 감싸 이중으로 방어한다. 이 때문에 세균이 장 안쪽으로 침투하지 못하는 구조다. 점액코트가 너무 얇거나 소실되면 점막세포의 결합이 느슨해져 세균, 영양소, 독소가 점막을 통과하고 혈관으로 흡수돼 염증이 생긴다. 즉 장 누수증후군이 생기는 것이다.

이처럼 장 건강은 중요하다. 장은 음식물을 소화해 에너지를 얻을 뿐 아니라 유해균의 침입을 막는 물리적 장벽이자 면역세포의 70%가 집중적으로 모여 있는 우리 몸의 최대 면역기관이다. 장의 면역력을 좌우하는 일등공신은 장내 미생물이다. 장에는 100조개, 1000여 종의 미생물이 있는데, 대장에 가장 높은 밀도로 모여 있다. 장내 미생물을 분석할 때 유익균, 유해균, 중간균으로 구분하지만, 경계가 모호해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 유익균이 유해균이 될 수도 있고, 유해균이 반드시 나쁘게 작용하는 것도 아니다. 중간균은 장내 미생물이 어떻게 구성돼 있는가에 따라 유익균이 되기도 하고 유해균이 되기도 해서 분명하게 나뉘지 않는다. 장내 미생물을 주된 기능에 따라 분류했을 때 유익균, 유해균, 중간균의 비율이 2대1대7일 때가 가장 이상적이다.

면역기능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장이 건강하지 못하면 면역력은 극도로 약해지고 건강 전체를 위협할 수 있다. 이는 장내 미생물인 유산균의 균형이 깨져 있고 결국 면역력과 관련 있는 림프구의 활동력이 방해를 받기 때문이다. 우리 몸에는 림프구가 있어 세균, 이물질, 암세포 등이 침투하거나 생겨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다. 최근 들어 면역과 관련이 깊은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장내 미생물)이 활발하게 연구개발되고 차세대 바이오·제약 산업의 성장동력으로 자리 잡은 이유다.

유산균은 요구르트, 김치, 청국장, 홍어 등과 같은 식품으로도 섭취 가능하지만 많은 양을 먹어야 하고 이들 식품은 나트륨 함량이 많아 유산균 제품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양 원장은 "유산균 제품은 투입 균수보다 보장 균수가 중요하고, 무조건 다양한 종류보다 핵심 균주가 포함돼야 한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하루 1억~100억마리의 보장 균수를 섭취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또한 저렴한 가격이 유산균 선택의 기준이 돼선 안 되고 원료의 출처가 중요하다. 이와 함께 프로바이오틱스까지 들어 있는 제품이 좋다. 프로바이오틱스 유산균의 먹이가 되는 프리바이오틱스가 함께 들어 있는 게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면역 작동은 '자기(자신, 아군)'와 '비자기(병원균, 적군)'의 구별부터 시작된다. 우리 몸의 모든 세포는 자신과 남을 구분할 수 있는 세포막의 수용체를 갖고 있다. 수용체는 열쇠 구멍처럼 세포나 균이 열쇠 구멍에 맞는지, 아닌지를 통해 자기와 비자기를 구분할 수 있다. 자기와 비자기의 구분은 단백질 조직인 MHC(Major Histocompatibility Complex·조직 적합성 복합체)라고 하며, 주로 백혈구의 세포막에 높은 농도로 분포돼 있어 인간 백혈구 항원 또는 HLA 항원(Human Leukocyte Antigen)이라고도 한다. 면역세포들이 비자기를 인식하면 면역반응을 일으켜 인체를 방어한다. 자기를 비자기로 인식하면 자가면역질환, 비자기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할 때는 면역결핍질환, 비자기에 대해 과도한 면역반응을 일으켜 정상 조직까지 손상시키는 경우에는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난다.

면역은 타고난 선천면역(자연면역)과 학습된 후천면역(획득면역)이 있다. 선천 면역세포는 외부 침입자(병원균)에 빠르게 대응해 짧은 기간 격렬하게 싸우고 난 뒤 후천 면역세포에 정보를 전달하고 전사한다. 림프구로 이뤄진 후천 면역세포는 병원균이 다시 침입했을 때 빠른 대응을 위해 항체를 생성한다. 군대로 비유하면 선천면역세포는 일반 군대, 후천 면역세포는 소수 정예부대라고 볼 수 있다. 면역세포는 백혈구로 세밀하게 분화돼 면역반응을 한다.

백혈구는 호산구, 중성구, 호염기구로 나뉘는 과립구 등이 65%, 면역항체를 생산하는 림프구가 15~20%, 나머지는 단핵구로 이뤄져 있다. 백혈구를 기능과 역할로 나눠보면 주민등록증을 검사해 범인을 색출하는 백혈구(대식세포, 수지상세포), 범인을 체포해 처리하는 백혈구(중성구), 암세포나 바이러스 등에 감염된 세포를 처리하는 백혈구(NK세포), 침입균을 기억했다가 다시 침입하면 응징하는 후천면역백혈구(T세포, B세포), 총사령관으로서 지휘하는 백혈구(T세포) 등이 있다. 백혈구는 적혈구, 혈소판과 함께 혈구를 구성하고 있다. 혈구는 혈액을 우리 몸에서 뽑아서 원심분리하면 아래로 가라앉는 것을 말한다. 가라앉지 않고 위에 맑게 떠 있는 액체는 혈장이다.

면역력이 부족하거나 넘치지 않도록 관리해 극대화하는 지름길은 장 건강을 유지해 몸 곳곳에 염증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장 건강은 결국 좋은 식단에서 출발한다. 의성(醫聖)으로 칭송받는 히포크라테스는 "병을 낫게 하는 것은 자연이다. 음식물을 당신의 의사 또는 약으로 삼으라"고 했다. 그만큼 식생활이 중요하다는 얘기다.

장 건강에 좋은 음식은 발효식품, 채소, 저당 과일, 건강한 지방(참기름, 올리브유, 아몬드 밀크, 견과류, 자연치즈 등), 단백질(방사유정란, 야생어류, 조개류, 조류, 방목육) 등이다. 장이 싫어하는 음식은 항생제, 술, 가공식품 등이다. 운동 역시 최대 심박수의 60%를 유지하는 수준이 좋다. 이는 숨이 약간 차는 정도로, 보통 빨리 걷거나 나지막한 산에서 등산을 하는 수준이다. 강도 높은 운동은 우리 몸이 그만큼 많은 산소를 필요로 하는데, 이는 활성산소를 발생시켜 오히려 노화를 촉진하고 암과 각종 질환에 노출된다. 산소에는 보통 2~3%의 활성산소가 포함돼 있다.

※ 도움말〓'알고 먹자, 유산균'(양형규 서울양병원 의료원장 지음)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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