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검찰총장 때 대장동 몰랐나" vs 윤석열 "무능해서 죄송"

장나래 2021. 9. 29. 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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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대선]국민의힘 대선 경선 네번째 토론회
국민의힘 윤석열(왼쪽), 홍준표 대선 경선 예비후보가 28일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예비 후보자 4차 방송토론회에서 방송 준비를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28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4차 토론회에서는 양강 주자인 윤석열·홍준표 후보의 북핵 대응과 대북 정책을 겨냥한 집중 공세가 쏟아졌다. 두 후보는 서로를 ‘문석열(문재인+윤석열)’, ‘지방선거 유세도 못 했던 당대표’라고 공격하며 한층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였다.

<문화방송>(MBC) 주최로 열린 이날 100분 토론에서 첫 주도권 토론을 벌인 주제는 ‘외교·안보·통일 분야’였다. 두 주자의 전술핵 배치와 핵공유 공약이 주요 타깃이 됐다. 포문은 유승민 후보가 열었다. 유 후보는 윤 후보의 공약을 언급하며 “핵공유·전술핵 배치 입장에 찬성인지 반대인지 잘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후보가 유사시 전술핵을 배치할 수 있다는 공약을 내놓고 지난 27일에는 전술핵 배치에 분명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낸 게 모순적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윤 후보는 “공약을 똑바로 안 읽어본 모양이다. 전술핵 배치나 핵공유는 북한에도 핵 보유를 사실상 인정해주는 꼴이 된다”면서도 “마지막 방책으로 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답했다. 유 후보는 홍 후보를 향해서도 “북한 핵 공격으로부터 신고리 원전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언 돔을 설치하겠다고 했다. 아이언 돔은 북한 장사정포나 방사포로부터 우리 수도권을 방어하는 거고 원전 지키기에는 전혀 도움이 안 된다”고 지적했고, 홍 후보는 “미사일 방어를 하는 것도 있다”고 응수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들이 28일 서울 상암동 <문화방송>(MBC)에서 열린 대선 경선 4차 방송토론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황교안, 유승민, 최재형, 안상수, 하태경, 윤석열, 홍준표, 원희룡 후보. 국회사진기자단

원희룡 후보는 홍 후보의 핵공유 공약을 주로 겨냥했다. 원 후보는 “북 비핵화 대책을 이야기하면서 핵 균형을 말했다. 핵 균형은 북한과 한국의 핵의 균형을 맞추겠다는 건데 북핵을 기정사실화하는 것”이라며 “이는 북한 논리와 같고, 핵 균형 맞추자는 건 미국의 전 세계 비핵화를 부정하는 것이다. 미국이 동의하겠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홍 후보는 “미국의 동의를 어떻게 단정하냐. 저렇게 유약해가지고 어떻게 대통령 하겠다고 하냐”라고 비판했고, 원 후보는 “말하는 건 사이다인지 콜라인지, 탄산처럼 할지 몰라도 안보는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응수했다. 홍 후보의 모병제 공약도 집중 공세를 받았다. 홍 후보는 “몇 명 (모병을) 생각하냐”는 하태경 후보 질문에 “30만명”이라고 답하자, 하 후보는 “지금 55만 명을 25만 명이나 줄이겠다는 건가. 나라를 말아먹겠다”고 비꼬았다. 홍 후보는 “저런 식으로 억지 부리는 사람은 기가 막히다”며 “시비를 걸려고 (토론회에) 나오는 건지, 자기 공약은 없다”고 대응했다.

여성 징병제를 두고는 후보들 간의 견해가 엇갈렸다. 홍 후보는 “여성 징병제에 반대한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쭉 해왔고, 여성은 지원병제가 있다”고 답했다. 반면 유 전 의원은 “검토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남성만 징병되는) 그것도 차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하 후보 또한 “남녀가 함께 국방 책임지는 시대가 돼야 한다”며 찬성했다.

양강 주자의 신경전은 한층 치열해졌다. 홍 후보는 지난 토론회에서 윤 후보에게 ‘작계 5015’를 물은 데 이어 이번엔 “남북 전력 지수를 아냐”고 물었다. 윤 후보가 웃으며 “말씀 좀 해달라”고 즉답을 못 하자 홍 후보는 “핵이 포함되면 전력지수가 남 840, 북 1700으로 2배 차이가 난다”며 “미국의 (핵) 확장 억제 주장은 지난 30년간 해왔던 게 아니냐”고 지적했다. 이에 윤 후보는 “그래도 북한에 핵보유를 인정하지 않는 원칙 세워서 대응하는 것이 인정하는 것보다 훨씬 유리하다는 판단”이라고 강조했다.

또 홍 후보는 윤 후보에게 “문재인 정권에서 실패한 국방부 장관이나 참모총장 다 데리고 와서 북핵 대북 정책을 만들어서 대북 정책이 우리 당 성격과는 다르다. 그래서 문재인 정권 2기라고 하고, 에스엔에스(SNS)에는 문석열(문재인+윤석열)이라는 말도 떠돈다”고 비판했다. 그러자 윤 후보도 지지 않고 “(문석열은) 홍 후보님이 만드신 것 아니냐. 어떤 점이 같냐”며 “(주변국 공조 강화와 북한 주민 인도적 지원 사업 등은) 불가역적인 비핵화 이뤄졌을 때 한다는 것”이라고 맞섰다. 홍 후보는 또한 ‘대장동 개발 의혹’을 거론하며 “악취가 그렇게 났는데 검찰총장일 때 몰랐냐”고 물었고, 윤 후보는 “전혀 몰랐다”고 답했다. 이어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라는 홍 후보 지적에 윤 후보는 “무능해서 죄송하다”고 맞받았다.

윤 후보는 홍 후보의 당대표 시절 이야기를 꺼내며 맞불을 놨다. 윤 후보는 “5선으로 당 최고 중진이신데 2018년 지방선거 때 당대표였을 때 지원유세를 우리 당 단체장 후보들이 거부했다. 이유는 뭐라고 생각하냐”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그때 (내가) 남북정상회담을 위장 평화회담이라고 발언해서 80%의 국민과 대부분의 우리 당 국회의원들이 비판했다. 그래서 지방선거 유세를 못 나갔지만 1년 지난 후에 위장 평화회담이었던 게 다 밝혀지지 않았느냐”라며 “거꾸로 물어보겠다. 윤 후보는 그때 뭐했냐. 당이 그렇게 곤경에 처하고 있을 때 다들 뭐 하고 있었는지 여기 후보들 다 얘기해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나래 기자 wi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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