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녹취록' 이재명 이름은 없지만.. 檢 검증 주력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개발사업 의혹 사건 전담팀 관계자들이 29일 오후 경기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마친 뒤 압수품들을 옮기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검찰은 대장동 개발 사업 핵심 관계인으로부터 사업 이익금 분배 정황이 담긴 녹취록을 제출받아 분석 중이다. 녹취록에는 이재명 경기지사와 함께 경기도청 등에서 일한 이들의 이름도 등장한다. 하지만 이 지사 이름이 직접 언급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녹취록 등장인물들이 대장동 사업 및 수익배분에 관여한 사실이 있는지 검증 작업을 벌일 계획이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검 대장동 의혹 전담수사팀은 녹취록 속 등장인물들과 대장동 사업 간의 연관관계를 면밀히 분석 중이다. 해당 녹취록은 천화동인 5호 실소유주로 알려진 정영학 회계사 측이 제출했다. 검찰이 전날 수사팀을 확대 개편하고 성남도시개발공사 등에 대한 전격 압수수색에 착수한 데는 해당 녹취록도 주요 근거가 된 것으로 전해졌다. 녹취록 10여개에는 대장동 사업에 깊숙이 관여한 전직 성남도시개발공사 관계자 등에게 10억여원이 전달됐다는 내용 등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에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씨,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 등의 대화도 담겼다고 한다.

정 회계사는 대장동 개발 투자를 통해 6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대장동 사업의 배당 설계에 관여한 핵심 인물로 꼽힌다. 그는 또 다른 ‘키맨’으로 분류되는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와 2009년부터 대장동 개발사업에 뛰어들었다. 정 회계사는 2019년쯤부터 김씨 등과의 대화를 녹음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장기간에 걸쳐 마련해 둔 다수의 녹취파일을 검찰에 제출한 점을 볼 때 대장동 사업의 수사 가능성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대비해온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자신이 주범으로 몰리거나 처벌 받을 가능성을 두려워해 수사에 적극 협조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사업 이익 배분 과정에서 내부 갈등이 있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검찰에 제출된 녹취록 대화에는 이 지사 이름이 직접 언급되진 않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검찰은 이 지사와 경기도청 등에서 함께 일한 주변 인물들의 이름이 언급된 점을 주목한다. 경기도의회 관계자 이름 등도 언급된 것으로 알려졌다. 녹취록 등장인물들이 실제 대장동 개발사업과 얼마나 연관성이 있었는지, 이들에게도 금품이 전달된 정황이 있는지 등도 향후 수사 쟁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씨는 지난 27일 경찰에 출석하면서 “정치권 로비나 도움을 받은 적은 전혀 없다”고 밝혔다.

나성원 이상헌 기자 naa@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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