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싼 5G 요금 탈출, 190만명이 알뜰폰 갈아탔다

권유진 2021. 10. 1. 0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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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대전화 번호이동을 통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넘어가는 소비자가 3년간 200만 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이동통신 3사의 비싼 요금제나 서비스 속도 등에 실망하는 고객이 적지 않다는 의미다.

알뜰폰 가입자 수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30일 김상희(더불어민주당) 국회 부의장이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에서 알뜰폰으로 번호이동은 2019년 1월부터 지난 8월까지 189만5097건이었다. 이런 식의 번호이동은 갈수록 늘어나는 추세다. 2019년(42만8561건)과 지난해(72만4563건)에 이어 지난 1~8월에는 74만1973건을 기록했다. 이런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는 220만 건(2019~2021년 합산)을 넘어설 수 있다.

최근에는 자급제폰을 구매한 뒤 알뜰폰에 가입하는 소비자도 적지 않다. 소비자가 온라인 쇼핑몰 등에서 저렴한 가격의 미사용 기계(공기계)를 구매한 뒤 원하는 통신사에서 휴대전화를 개통하는 방식이다.

이통3사→알뜰폰 번호이동 현황.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한 이동통신사에서 다른 이동통신사로 번호이동은 줄어드는 추세다. 2019년(420만 건)과 지난해(361만 건)에 이어 지난 1~8월에는 171만 건을 기록했다. 알뜰폰에서 이동통신 3사로 번호이동은 2019년 70만 건에서 지난 1~8월에는 27만 건으로 줄었다.

소비자들은 이동통신사가 제공하는 데이터 통신 속도에 불만을 갖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이 지난해 발표한 ‘5G(5세대 이동통신) 소비자 문제 실태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절반 이상(52.9%)은 “5G의 체감 속도가 만족스럽지 않다”고 응답했다. 알뜰폰을 이용하는 소비자는 이동통신사의 5G 요금제와 비교해 매달 4만원가량을 아낄 수 있다.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이동통신 3사가 출시한 5G 요금제의 평균 요금은 월 6만9000원, 알뜰폰은 월 1만5000~2만원이었다.

5G 가입자 수

국내 5G 가입자의 월평균 데이터 사용량은 약 26GB(기가바이트)다. 하지만 소비자가 여기에 해당하는 요금제를 찾기는 어렵다. 10GB 요금제로 부족하다고 느끼는 소비자라면 대부분 100GB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중간 단계의 요금제가 없기 때문이다. 이동통신 3사의 요금제 구성이 서로 비슷하기 때문에 이동통신사 간 번호이동으로도 해결이 어렵다.

알뜰폰 시장에서도 잘 되는 업체는 잘 되고, 안 되는 업체는 안 되는 양극화가 나타난다. 이동통신 3사의 알뜰폰 자회사가 풍부한 자금력을 앞세워 소비자에게 고가의 경품이나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어서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동통신사의 자회사 중에는 알뜰폰 가입자에게 건당 12만9600원의 지원금을 준 사례도 있다. 월 2만원짜리 요금제에 가입한다면 6개월치 요금에 해당한다.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은 공시지원금과 함께 소비자에게 제공할 수 있는 추가지원금을 공시지원금의 15% 이내로 제한한다.

통신업계에서는 알뜰폰 시장에서 이동통신 자회사 다섯 곳의 점유율을 47~48%로 보고 있다. 알뜰폰 시장의 나머지 부분(점유율 52~53%)을 놓고 독립 알뜰폰 업체 30여 곳이 경쟁하는 상황이다. 김 부의장은 “가계 통신비 인하를 위해서라도 알뜰폰 시장이 활성화돼야 한다. (통신업계는) 과도한 출혈 경쟁을 자제하고 상생 방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권유진 기자 kwen.y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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