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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공모·심사도 없이..기술력 부족한 KT에 '예산 몰아주기'

박기완 입력 2021. 10. 01. 0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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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미래 핵심 산업인 '양자암호 통신'을 육성하기 위해 지난해 예산 150억 원이 투입됐는데, 이 가운데 일부가 공모나 심사절차 없이 KT에 배정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과학기술부는 보안상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박기완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해킹과 도청이 불가능해 미래 핵심 기술로 손꼽히는 양자암호 통신.

국회는 지난 7월, 관련 산업 육성을 위한 예산 150억 원을 통과시켰습니다.

예산 편성 목적은 지자체와 병원 등에 양자암호 통신을 시범 구축하는 겁니다.

과학기술부는 곧바로 업체 선정을 위한 공모에 나섰습니다.

명시된 지원금은 100억 원.

그런데 2주 뒤 공모 안내문이 재공지됐고 지원금은 123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나머지 27억 원은 KT에 배정됐습니다.

문제는 다른 업체들과 달리 KT만 유일하게 검증 없이 예산을 받기로 했다는 점입니다.

과학기술부는 심의 절차를 거치지 않고 예산을 준 건 맞지만, KT가 30년 넘게 국가지도통신망 사업을 해온 만큼 보안을 위해 어쩔 수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이런 이유로 다른 사업자의 계획서는 받아보지도 않았습니다.

[과학기술부 관계자 : (국가지도통신망은) 최고 수준의 보안성이 유지되어야 하는 건데, (양자암호) 통신이랑 성격이 잘 맞잖아요. 당위성이 있어 정책 지정한 거죠. 우리가 어떤 식으로 구축 운영하고 있는지를, (KT 빼고) 어디에 오픈할 수가 없는 거예요.]

예산 배분 절차도 이상합니다.

과학기술부는 업체들 의견과 수요 확인을 거쳐 확정 예산을 발표했다고 설명했지만, 공모 절차를 담당한 산하 기관에선 의견 수렴 과정은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박성중 /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 위원 : 공모절차를 생략하고 특정업체에 수의계약을 하는 많은 문제를 양산하게 됐습니다. 앞으로 국가 사업이 이래서는 안된다는 본보기로 저희가 지적하는 겁니다.]

지난해와 올해, KT에 투입된 관련 예산은 50억 원.

편법으로 특정 업체를 밀어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만큼 선정 과정에 대한 전반적인 조사가 필요해 보입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앵커]

YTN은 국가 예산을 지원받는 KT의 양자암호 통신 관련 보고서를 입수했습니다.

따져 보니 경쟁사보다 일부 기술력이 1/1000 수준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박기완 기자가 계속해서 보도합니다.

[기자]

KT는 자체 개발한 양자암호 통신 기술을 국가지도통신망에 적용했습니다.

예산 배정을 위한 심사는 물론이고, 기술 검증도 없었는데, 그렇다면 기술력은 있는 걸까?

양자암호 통신 기술의 핵심은 한 번에 얼마나 멀리, 그리고 빠르게 양자 암호 키를 만들어 주고받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YTN이 입수한 KT의 양자암호 기술 설치 결과보고서입니다.

KT가 정부 예산을 받아 지자체와 해군 등에 설치한 결과인데, 양자암호 키 생성률은 10bps입니다.

공모 자체가 없어 지원 기회조차 얻지 못한 다른 경쟁 업체의 경우 키 생성률은 11kbps로, KT보다 천 배 넘게 빨랐습니다.

[김익균 / 한국전자통신연구원 정보보호연구본부 본부장 : 키의 빈도를 높일수록 보안성이 강화되기 때문에 (키를) 빨리 생성하는 게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모든 암호 키는 자주 바꾸는 게 좋은 거잖아요.]

KT는 양자암호 기술을 상용화한 경험도 거의 없습니다.

최근 대법원과 분당데이터센터 간 양자암호 채널을 설치한 게 전부입니다.

이에 대해 KT는 보안상 자세한 설명을 할 수 없다면서도 세계 최초로 국제기구 표준화에 성공한 실적을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KT의 기술이 국제표준에 등록된 건 맞지만, 국제무대에서 인정된 기술 표준은 아니라고 지적했습니다.

[김승주 / 고려대학교 정보보호대학원 교수 : 제시할만한 사례가 있어야 우리 기술이 이렇습니다 하고 이야기하는 것이지. 표준 하나 가지고 우리 기술력이 최고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는 거예요.]

정부가 미래 산업을 육성한다면서 정작 우수 업체는 뒤로 한 채 기술력 검증이 부족한 KT의 손을 들어준 이유에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YTN 박기완 입니다.

YTN 박기완 (parkkw0616@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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