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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유동규, 이재명 성남시장 시절 정치행사에 참가 종용"

하준호 입력 2021. 10. 03. 05:00 수정 2021. 10. 04.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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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 대장동 개발 관련 비리 혐의(배임 등)로 2일 구속영장이 청구된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사장 직무대리)이 이재명 경기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정치 행사에 직원들이 참가하도록 종용했다는 내부 증언이 나왔다.

2일 복수의 성남도시개발공사(이하 공사) 관계자는 중앙일보에 “이 지사가 성남시장으로 있을 때 유 전 본부장이 직원들을 각종 행사에 참석하도록 했다”고 주장했다. 익명을 원한 공사 관계자는 “간부·직원들이 휴일이었던 2017년 1월 15일 대거 광주광역시로 내려가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온라인 지지자 모임 ‘손가락혁명군’ 출정식에 참석했다”며 “아무런 지시가 없었다면 나를 비롯한 어느 누가 사적으로 거기에 갔겠느냐”고 말했다. 그러면서 “난 내 차 끌고 갔지만, 한 산하기관 직원들은 업무 경비로 관광버스를 대절해서 내려가기도 했다”고 덧붙였다. 이 지사는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을 준비 중이었다.

대장동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 중 한 명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재직할 당시의 모습. 경기도=연합뉴스

실제 2017년 1월 20일 성남시의회 도시건설위원회에선 “성남도시개발공사만 아니고 산하 단체들도 버스 동원해서 갔다. 자발적으로 갔다고 하겠지만 (직원 입장에선) 불이익당할까 봐 눈치를 안 볼 수가 없을 것”(새누리당 소속 안광환 시의원)이란 지적이 나왔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소속 강한구 시의원이 “휴일에는 동원이 됐든 자발적으로 됐든 많이 참석해서 가서 같이 연호해 주고 같이 응원해 주고 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고 반박하면서 여야 시의원 사이에 설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2014년 2월 23일 성남시장 재선을 준비하던 이 지사가 동서울대학교 국제교류센터에서 출판기념회를 열었을 땐 참석뿐만 아니라 책(『오직 민주주의, 꼬리를 잡아 몸통을 흔들다』) 구매를 종용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직 공사 관계자는 “그날도 휴일이었는데 가서 책을 사라고 해서 구입하고 돌아왔던 기억이 있다”고 말했다. 당시 성남시는 이 지사가 출판기념회를 앞두고 공무원이 참석하지 않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대장동 개발 사업 관련 개요. 중앙포토

이들은 이 같은 지시가 전부 유 전 본부장으로부터 나왔고, 모두 자발적인 참석으로 포장됐다고 주장했다. 당시 사정을 잘 아는 공사 관계자는 “유 전 본부장이 은밀히 간부들을 불러 모아서 ‘내려가자’ ‘다녀오자’고 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당시 공사 내엔 누군가 출석체크를 해서 유 전 본부장에게 보고한다는 소문이 파다했다”며 “도저히 안 갈 수 없는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유 전 본부장의 변호인은 “정치인 행사 참여는 수사 대상이 아니어서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2015년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 당시 민간사업자 선정 과정과 이익배분 구조 설계에 관여한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으로 검찰의 수사를 받고 있는 유 전 본부장은 이 지사가 2018년 경기지사에 당선된 뒤 경기관광공사 사장으로 영전했다가 지난해 12월 퇴직했다.


유동규 “이 지사와 개인적 친분 없어”


그는 지난달 30일 용인시 자택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 지사와의 관계에 관해 “개인적인 친분이 없다”고 말했다. 이 지사도 같은 날 TV토론에서 “측근이라고 하는 건 지나치다”며 “수많은 산하기관 직원 중 한 사람”이라며 선을 그었다.

하준호·석경민 기자 ha.junho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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