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규 집 압수수색때, 수사팀 먼저 들어가 2~3시간 면담했다
검찰이 3일 ‘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의 핵심 인물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을 구속했지만, 앞서 그의 휴대전화를 압수하지 못한 것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지난달 말 유씨 자택 압수 수색 상황, 유씨가 집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를 찾는 과정 등에서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본지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29일 유씨가 머무르던 경기 용인시 한 오피스텔 압수 수색 상황부터 이례적이었다. 이 건물 관계자들에 따르면, 수사팀이 강제로 문을 열지 않고 초인종을 누르고 기다리는 사이 유씨가 휴대전화를 밖으로 집어던졌고, 이후 한 수사관이 유씨가 머물던 오피스텔 안으로 혼자 들어가 2~3시간가량 유씨를 별도로 면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사와 수사관들이 기습적으로 압수 수색을 개시하고 피의자에게 영장을 제시한 뒤 관련 자료를 즉각 확보하는 통상적인 압수 수색과는 달랐다는 것이다. 한 검찰 간부는 “수사팀이 압수 수색에서 가장 중요한 자료(휴대전화)를 너무 허술하게 놓쳤다”고 했다. 유씨는 지난달 23일 지인을 통해 이 오피스텔을 월세 50만원에 계약한 뒤 혼자 거주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씨가 창밖으로 던진 휴대전화 확보에 실패한 것도 이상하다는 말이 나온다. 유씨의 오피스텔에는 창문이 2개가 있는데, 그중 한쪽 창문에서 던지면 1층 도로에 떨어지게 되는데 주변 방범 카메라에 낙하물이 포착된 것은 없었다고 한다. 다른 쪽 창문에서 던질 경우 같은 건물 5층 테라스로 떨어지는 구조인데, 5층 피부과를 통해서만 테라스 출입이 가능하다고 한다. 건물 입주자들에 따르면, 당시 이런 상황을 검찰 관계자들에게 얘기했는데 검찰은 이를 확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유씨가 던진 휴대전화는 이후 서울 송파구에서 마지막 신호가 잡힌 뒤 더는 추적이 불가능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와 관련, 유씨 측 관계자는 3일 본지와 만나 “밖으로 던진 휴대전화는 최근 새로 개통한 것인데 기자들 전화가 너무 많이 와서 짜증 나서 던진 것”이라며 “예전에 쓰던 휴대전화를 검찰에 제출한다고 했으나 검찰이 확보하지 않은 것”이라고 했다. 옛 휴대전화를 제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으나 검찰이 달라고 요구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러자 검찰은 이날 기자단에 전달한 입장에서 “유씨가 휴대전화를 판매업자에게 맡겼다고 주장하면서도 그 업자가 누구인지는 알려줄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반박했다.
유씨 휴대전화는 이번 수사의 향방을 가를 수 있는 핵심 증거 중 하나다. 그 내용에 따라 수사 확대 여부가 달라질 수 있다. 그런데도 검찰이 이를 아직 확보하지 못한 것은 수사 의지가 별로 없기 때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한 검찰 관계자는 “무엇보다 유씨가 거주지 압수 수색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오피스텔을 구해 주소를 옮겨둔 것 아닌가 의심스럽다”며 “또 수사팀이 유씨의 휴대전화도 아직 확보하지 않은 걸 보면 유씨 윗선으로 수사를 확대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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