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도, 테슬라도 '반도체 자급자족'..삼성·TSMC 수주전 피 튀긴다

김태윤 2021. 10. 5. 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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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TSMC의 파운드리 공장 내부 모습. [TSMC 홈페이지 캡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이 ‘반도체 자급자족’에 나서면서 대만 TSMC와 삼성전자 등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간 수주 경쟁이 뜨겁다. 차량용 반도체 공급난을 겪고 있는 완성차 업체들도 반도체 자체 개발에 나설 것으로 보여, 대형 신규 고객을 잡기 위한 수주전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애플이 자체 개발 시스템 반도체, TSMC가 양산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이달 중 자체 개발한 시스템 반도체 ‘M1X’를 탑재한 맥북 프로를 출시할 예정이다. M1X는 애플이 개발해 지난해 공개한 ARM 기반 반도체 ‘M1’의 업그레이드 버전이다. M1X는 전작 M1과 마찬가지로 TSMC의 5나노 공정에서 양산한다. 애플은 성능을 더 향상시킨 M2는 물론 5세대(5G) 모뎀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자체 개발해 지난해 말 공개한 시스템 반도체 M1. [애플 홈페이지 캡처]

테슬라 AI칩은 TSMC, 자율주행 칩은 삼성이 수주할 듯


2019년 자율주행용 인공지능(AI) 반도체인 ‘FSD’를 공개한 테슬라는 지난 8월엔 AI 반도체 ‘도조(Dojo‧D1)’를 발표했다. D1은 TSMC의 7나노 공정으로 만든다. 최근에는 테슬라가 2세대 자율주행 칩인 HW4.0 생산을 위해 삼성전자와 협의 중이라는 외신 보도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삼성이 TSMC를 제치고 새로운 칩 계약을 수주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8월 구글이 AI 데이에서 공개한 테슬라봇. [테슬라 유튜브 캡처]

구글·MS·페이스북 개발 칩 수주전도 치열


2010년대 중반부터 데이터센터용 AI 칩 등을 개발해온 구글은 최근 자사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인 ‘텐서(Tensor)’를 공개했다. 이 칩은 이달 중 공개 예정인 구글의 신작 스마트폰 ‘픽셀6’에 탑재될 것으로 보인다. 텐서는 구글과 협력 관계를 강화하고 있는 삼성전자에서 만든다. 구글은 크롬북에 탑재되는 중앙처리장치(CPU)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페이스북 역시 데이터센터용 반도체를 개발 중이다. 이를 둘러싼 TSMC와 삼성 간 물밑 수주전도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구글이 개발한 반도체 '텐서' 이미지. 이 제품은 삼성 파운드리에서 만든다. [구글 홈페이지 캡처]

바이두·알리바바도 칩 개발 역량 UP


중국 빅테크 기업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 역량을 키우고 있다. 바이두는 2019년 AI 반도체 ‘쿠룬(Kulun)’을 개발해 지난해 양산에 들어갔다. 올해는 ’쿠룬‘ 사업부를 분사해 후속작을 개발 중이다. 알리바바는 임베디드 CPU인 ’쉔톄‘와 시스템온칩(SoC) 플랫폼인 ’우졘‘을 선보인 데 이어, 현재 AI 칩을 개발 중이다. 관련 업계에선 중국 빅테크의 물량 수주전에선 TSMC나 중국 SMIC 등이 유리한 것으로 본다.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차량용 반도체, 제조사들이 자체 개발 전망”


완성차 업체들도 자체 반도체 개발에 나설 전망이다. 현재 차량용 반도체 시장은 인피니언과 NXP, 르네사스 등 상위 5개 업체가 시장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시장조사업체 IHS에 따르면, 반도체 부족 등으로 올해만 생산 감소 물량이 630만~710만 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와 관련해 “중장기적으로 자동차 반도체는 각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체 개발하는 형태로 전환될 것”이라며 “반도체 공급 부족 사태를 겪으면서 중요성을 인식했고, 전기차로 전환 가속화를 고려하면 브랜드별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특화한 반도체를 쓰는 것이 중요해졌다”고 설명했다.

그래픽=김경진 기자 capkim@joongang.co.kr

고객 기하급수적 늘면서 파운드리 시장 팽창


이렇게 고객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파운드리의 몸값도 치솟고 있다. 이순학 연구원은 “반도체 공급 부족 현상은 곧 파운드리 공급 부족 때문”이라며 “이로 인해 파운드리 업계의 갑과 을이 뒤바뀌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 진출을 선언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이다. 다만 업계 관계자는 “인텔이 시장에 본격 진입하기까지는 2~3년 이상이 걸릴 것”이라며 “이 사이 TSMC와 삼성전자 간 빼앗고 뺏기는 수주전과 미세화 공정 기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조사업체 IC인사이츠는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규모가 올해 1072억 달러(약 126조원)에서 2025년 1512억 달러(약 178조원)로 연평균 11.6%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김태윤 기자 pin2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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