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손바닥 王', 외신도 주목 "韓 정치인들, 선거때 미신 의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손바닥에 '왕'(王)자를 그린 뒤 TV토론회에 출연한 일이 국내 정치권에 논란을 불러일으킨 상황에서 외신에서도 이를 보도하며 "미신이 한국 문화의 일부로 남아 있다"고 했다.
5일 홍콩의 대표 영문 매체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한국 대선 후보의 손바닥에 새겨진 한자가 대선 레이스 국면 가열에 따라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윤 전 총장의 '왕'자를 조명했다. SCMP는 기사의 작은 제목을 통해 "한국 유권자들은 정치에서 미신을 보고 싶어 하지 않지만, 이는 한국 문화로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SCMP는 윤 전 총장의 손바닥에 새겨져 있는 '왕'자에 대해 한국 정치권의 반응을 상세하게 전했다. 매체는 "이러한 종류의 문자 새기기는 보통 시험을 앞둔 수험생이나 취업 준비생들이 용기를 낼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전국의 일부 무당(Shamans)이나 연장자들에 의해 행해진다"라며 "이번 일은 윤 전 총장을 비판하던 국민의힘 내 경쟁자들뿐만이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의 집권 민주당에게도 좋은 공격 거리가 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정치평론가 최진씨는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 정치인들은 대부분의 유권자가 이미 미신에 흥미를 잃고, 풍수와 점술에 정치인들이 의존하는 것에 눈살을 찌푸리고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라며 "4차 산업혁명의 정점에 있는 나라의 선거에서 대선 주자들이 구시대적인 믿음에 의존하는 것은 국가적으로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또 매체는 미신을 둘러싼 한국 정치인들의 과거 사례를 소개했다. 매체는 "한국의 많은 정치인들은 선거 기간 비밀스럽게 점쟁이들의 컨설팅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이는 대부분 미신이다"라며 김대중 전 대통령과 이회창 전 총리를 언급했다.
김 전 대통령은 제7대(1971년), 제13대(1987년), 제14대(1992년) 대선에서 실패한 후 네 번째 도전 직전인 1995년 부모 묘소를 고향에서 용인으로 이장했다. 이회창 전 총리의 경우 세 차례 대선에 도전하는 과정에서 아버지의 묘를 2004년과 2007년 이장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일 열린 5차 국민의힘TV 토론회에서 왼손에 새겨진 '왕'자를 노출했다. 지난 3일부터 토론회 당시 화면이 재확산하며 논란이 커졌다. 윤 전 총장 측은 토론회에 앞서 지지자가 격려 차원에서 써 준 것이라는 취지로 해명했으나 "대선이 주술 대선으로 가고 있다"(홍준표),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미신을 믿는 사람이 후보가 돼서야 되겠느냐"(유승민) 등 비판이 나왔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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