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아파트 때문에 조선왕릉 40기 유네스코에서 삭제된다고?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일괄 지정된 조선왕릉 40기 중 하나인 '김포 장릉'의 경관을 훼손한다는 이유로 공사 중지 사태를 빚고 있는 인천 서부 검단 신도시 아파트 문제가 답보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면서 국정감사에서도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아파트 건축 등 개발사업 과정에서 정부·지자체의 부실행정이 빈번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조선왕릉이 통째로 세계 유산에서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5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는 문화재청 등 소속 8개 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진행하면서 김포 장릉 문제를 다뤘다. 최근 문화재청이 장릉 인근에 지어지는 3400여 가구 규모의 아파트 단지 44개동 중 19개 동이 문화재보호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공사 중지 명령을 내리면서 갑론을박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김 의원은 "작년 국정감사에서도 문화재청이 신도시 개발구역 지정에서 배제돼 있고, 국토부 및 지자체가 문화재청과 적절한 사전 논의없이 개발이 진행되면 문화재 보존과 입주민 보호가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지적했지만 개선되지 않았다"면서 "문화재청과 인천시는 책임소재 공방을 이어갈 것이 아니라 입주민 피해와 문화재 훼손을 최소화하는 대책을 신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신도시 등 부동산 개발이 곳곳에서 일어나는 상황에서 문화재 보호와 관련한 문화재청과 지자체의 늑장행정도 도마에 올랐다. 문체위 여당 간사인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김포장릉 경관 훼손 문제를 문화재청이 파악한 것은 올해 5월이었는데 이때는 이미 아파트 골조가 모두 올라갔고, 분양까지 완료한 때였다"며 "장릉을 관리하는 문화재청 공무원이 3명이나 있는데도 아무런 조치가 없었다"고 했다.
실제 박 의원이 문화재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재청 궁능유적본부는 주기적인 현장점검, 5년 단위의 정기점검을 하며 주기적으로 유네스코에 보고서를 제출하는데, 그 동안 해당 문제를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다. 장릉 관리주체인 김포시도 해당 아파트가 심의 대상임을 알았는데도 인천시에 알리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 서구청 역시 문화재 영향검토를 받아야 하는 절차를 누락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2019년부터 시행이 됐는데 2021년에 알았다는 문화재청의 해명을 국민이 납득할 수 있겠나"라며 "조선왕릉 40기가 일괄 지정돼 있는데 장릉이 탈락하면 다른 39기의 왕릉은 어떻게 되냐"고 물었다. 이에 김현모 문화재청장은 "다른 왕릉도 영향을 받아 일괄 취소 될 수도 있다"며 "현재 인천시에 감사를 요구한 상태로 감사원 감사도 필요하면 요청하겠다"고 답했다.
문제는 문제가 되는 아파트를 철거하더라도 장릉의 경관을 복원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병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문화재청과 인천 서구청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아파트를 철거해도 장릉의 경관이 되살아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법대로 조치해도 경관을 회복하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아파트 철거 국민청원에 17만명이 서명해 국민 갈등으로 번져버렸다"며 "거리와 상관없는 보호전망 구역을 설정해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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