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돈 버는 장 끝났다..그 많은 개미는 어디로 환승했나

정인지 기자 2021. 10. 6.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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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이기는 액티브 펀드①]

"누구나 돈 벌 수 있는 장은 이제 끝났습니다. 올해는 어떤 종목을 샀는 지에 따라 수익률이 천차만별로 갈리는 진검 승부가 될 겁니다."

올 1월 코스피지수가 3200선까지 치솟으며 급등했을 때다. A 자산운용사 대표는 "지수가 고점 근처로 상승해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이라고 진단한 뒤 "이제부터는 변동성 장세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같은 조언을 했다.

실제 그 후 코스피지수는 2900~3300 안에서 크게 움직이지 못했다. 지난해에는 시가총액 상위 종목이 장을 이끌었지만 올해는 대형주도 종목 차별화가 극심했다.

코로나19(COVID-19) 백신 보급으로 글로벌 경기가 급반등할 것으로 기대는 현실로 이어지지 못했다. 오히려 델타변이 등으로 공급망 병목현상이 길어지면서 반도체, 자동차 등 주요 수출주들의 실적 피크아웃(고점통과) 논란이 커졌다. 여기에 2차전지 리콜사태, 신작 흥행 부진 등 예기치 못한 악재가 잇따르면서 적극적 대응이 필요한 한 해였다.

그러면서 직접 투자에 지친 개인 자금은 간접투자로 이동하고 있다. 전체 국내 주식형 펀드는 여전히 환매 몸살을 앓고 있지만 장기간 탄탄한 수익률을 보여준 액티브 펀드에는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1월에 시총 10위 주식 샀다면 -2.6%...주식형 펀드는 평균 +8.5%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월4일 기준 코스피시장 시총 10위 종목 중 올해 누적 수익이 '플러스'인 기업은 4개 종목에 불과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지난 1일 기준 수익률 5.3%) △NAVER(23.3%) △삼성SDI(5.1%) △카카오(31.8%)였다. 셀트리온은 40%가 빠졌고, SK하이닉스는 26%가 급락했다. 삼성전자, LG화학, 현대모비스, 현대차 등도 7~15%의 손실을 보이고 있다.

만약 올해 개장 첫날에 시총 10위 주식들을 1주씩 샀다면 현재 2.6%의 손실을 본 셈이다.

반면 국내 주식형 액티브 펀드의 올해 평균 수익률은 8.5%(한국펀드평가 기준)다. 중소형주식형은 18.1%, 배당주식형은 8.9%를 기록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200 인덱스형(4.56%)의 두배다.

올해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액티브펀드는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A(34.05%)였다. 현대강소기업자1A, 하나UBS코리아중소형A, KTB VIP스타셀렉션자A도 누적 수익률이 30%대를 기록했다.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자금 유출은 지속됐지만 일부 펀드에 자금 유입돼는 차별화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마이다스책임투자에는 3406억원(패밀리 기준)이 순유입됐다. KTBVIP스타셀렉션에 2033억원, NH-Amundi100년기업그린코리아에 1966억원이 들어왔다.

펀드 매니저들은 올해 예상치 못한 악재가 이어지면서 투자 종목은 압축하되 각각의 종목이 다양한 분야로 분산투자되는 펀드가 승기를 잡았다고 입을 모았다.

KTBVIP스타셀렉션을 운영하는 박성재 VIP자산운용 밸류팀장은 "집중 투자를 하면서도 각자 다른 성장 스토리를 갖고 있는 포트폴리오 구성 전략이 변동성 장세에 주효했다"며 "2차전지에 집중투자하기보다는 반도체, 엔터테인먼트 등 서로의 영향력이 적은 주식들을 동시 투자했다"고 말했다.

삼성배당주장기를 운용하는 김지운 삼성자산운용 밸류주식운용본부 2팀장도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뿐 아니라 기후변화로 인한 코스트푸시(비용증가) 인플레이션까지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다"며 "내년에도 종목 차별화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해외에서도 변동성 장세에서 액티브 펀드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BofA 글로벌 리서치에 따르면 대형주 액티브 펀드들은 9월에 벤치마크를 평균적으로 1bp(베이시스포인트)를 웃돌았다. 변동성이 커지면서 VIX(변동성지수)가 40%가 뛰고 S&P500지수는 4.8% 떨어진 탓이다. 3분기 평균적으로도 42%의 액티브펀드가 벤치마크를 웃돌았다.

BofA 글로벌 리서치는 3분기 실적 시즌이 다가오면서 성과 차이가 더 커질 수 있다고 봤다. 인플레이션, 공급망 문제, 중국 헝다그룹 위험 등이 앞으로 승자와 패자의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

펀드도 옥석 가리기는 필요..."보수 차별화 돼야"
그러나 국내 주식형 공모펀드 시장의 부활을 꿈꾸기에는 아직 이르다. 올해 액티브 펀드들이 높은 수익률을 보이고 있지만 투자자예탁금이 68조원에 이르는 등 개인투자자들은 직접 투자를 선호하고 있다. ETF(상장지수펀드) 등 대안 투자 상품도 늘어났다.

B 자산운용사 리테일마케팅 본부장은 "과거에는 투자 정보가 많지 않아 간접 투자를 활용하려는 투자자들이 많았지만 최근에는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빠르게 기업 정보가 돌다보니 '나도 잘 할 수 있다'는고 믿는 개인들이 여전히 많다"고 말했다.

수 많은 펀드 중에서 투자자들이 '좋은 펀드'를 고르기 까다롭다는 문제도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 공모 펀드만 800개가 넘는다. '펀드 수가 코스피시장 기업수(819개)와 맞먹는다'는 얘기는 우스갯소리가 아니다. 공모 펀드가 난립하는 이유 중 하나는 펀드 성과와 관련없이 비슷한 보수·수수료를 받다보니 마케팅적으로 차별화되지 못하기 때문이다.

B 본부장은 "상품의 품질에 따라 가격이 달라야 하는데 공모펀드의 경우 엇비슷한 보수·수수료를 받고 있다"며 "판매사(은행·증권) 입장에서는 어떤 펀드를 팔든 큰 차이가 없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금융당국은 주식형 공모 펀드의 판매보수를 1% 이내로 제한하고 있다. 또 투자자들이 어느 판매사에서 가입하든 클래스가 같다면 일률적인 수수료와 보수를 내야 한다.

획일적인 보수 체계는 우수한 펀드 매니저들의 이탈로 이어지고 있다. 2017년 사모 전문 자산운용사 설립 붐에 이어 지난해 증시가 급등하면서 개인 투자를 위해 유명 펀드 매니저들의 퇴사가 잇따랐다.

C 자산운용사 대표는 "자산운용사 입사와 동시에 개인 투자가 사실상 불가능한 데, 획일화된 펀드 운용 보수만으로는 젊은 매니저들을 만족시키기가 어렵다"며 "사모펀드는 그래도 보수가 높다보니 지원자가 있지만 공모펀드는 기피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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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인지 기자 inj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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