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 끊겨 깜깜한 곳, 北 신의주 아니라 中 단둥?
중국이 전력난을 겪으면서 북·중 접경 지역의 야경에 반전이 일어났다.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최근 트위터에 올라온 한 영상을 소개하면서 “중국 랴오닝성 단둥시는 어둠에 잠긴 반면, 압록강 건너편 북한 신의주시는 오색 조명이 밝게 비추고 있다”면서 “전기도 제대로 공급 못하는 중국은 북한만도 못한 나라가 된 것이냐”라고 했다.
한때 신의주와 단둥의 야경은 낙후된 북한 경제를 상징하는 모습으로 여겨졌다. 전 세계 언론들은 북·중 접경 지역을 다룰 때면 “불야성 단둥과 어둠 속 신의주”를 관용구처럼 언급하곤 했다. “밤에도 밝게 빛나는 단둥을 선망해 도강(渡江)을 결심했다”는 탈북민 증언도 심심찮게 나왔다.
북·중 접경 지역에서 야경 반전이 일어난 이유는 중국이 전기 사용을 제한하는 한전령(限電令)을 내렸기 때문이다. 2015년부터 시작된 강도 높은 탄소 배출 억제 정책, 호주산 석탄 수입 금지 등으로 인한 석탄 부족, 줄어든 수력·풍력 전력 생산량, 코로나 이후 폭증한 공장 가동률 등으로 중국은 전력난에 빠졌다.
이에 중국 정부는 지난달 11일 ‘에너지 소비 강도와 총량 통제 방안’을 발표하고 각 지방정부의 전력 사용 통제 성과를 평가하겠다고 발표했다. 이후 중국 31개 성(省), 직할시, 자치구 중 22곳에서 전력 공급을 제한했다. 일부 지방에선 전력 소모가 큰 공장 가동을 90%까지 줄였고, 공장 문을 일주일에 이틀만 여는 곳도 속출했다.
북한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동북 3성(랴오닝·지린·헤이룽장)의 경우 발전량이 전기 사용량보다 많은데도 전기 공급을 제한하고 있다. 탄소 배출이 심각한 철강, 비철금속 공장 등이 밀집한 지역인데다 동부 연안지역에 전력을 지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단둥이 속한 랴오닝성에서는 신호등에 불이 들어오지 않아 교통 체증이 발생하고, 정전으로 아파트 엘리베이터가 작동하지 않는 일이 비일비재하다고 한다.
중국 정부가 내년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세계 최대 탄소 배출국’이라는 오명을 씻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한전령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올 상반기 현재 화력 발전 의존도가 73%에 이르는 상황에서 전기 사용 제한이 탄소 감축에 가장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60년 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고 공언했다. RFA 방송은 “한전령은 중국과 같은 강압적인 체제에서만 가능한 일”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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