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민 96%가 반대하는 마코 공주의 '이상한 결혼'

황윤태 2021. 10. 9.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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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부터 과도한 특혜 논란
그 가족들 잇따른 사망 사건 등
석연치 않은 의혹 해소되지 않아
마코 일본 공주와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가 2017년 9월 도쿄의 한 호텔에서 약혼식을 올린 뒤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이후 고무로 가족과 본인에 대한 의혹들이 터져 나오면서 일본에서 공주의 결혼에 대한 여론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AP뉴시스


26일 화촉을 밝히는 일본 마코(30) 공주와 남자친구 고무로 게이(30)가 전 국민적인 반대 여론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두 사람이 결혼을 결심한 지 4년이 지났지만 고무로 본인과 가족에게 석연치 않은 의혹들이 해소되지 않는 탓이다. 결혼 직전까지 왕실과 대중으로부터 축하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자 마코 공주는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까지 호소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공주의 ‘수상한 시어머니’

2012년 국제기독교대(ICU)에서 시작된 두 사람의 인연은 5년 뒤인 2017년 9월 약혼으로 결실을 맺었다. 당시 마코 공주와 고무로는 서로를 태양과 달에 빗대 여론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평민 신분인 고무로가 “(마코 공주는) 달과 같이 조용히 나를 지켜봐주는 존재”라고 표현한 점은 대중의 호감을 크게 얻었다.

그러나 그 직후 고무로의 가족사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면서 여론은 싸늘하게 식었다. 고무로가 초등학교 4학년이던 2002년 요코하마 지방 공무원이던 아버지가 분신(焚身)으로 극단적 선택을 한 뒤 일주일 만에 할아버지가 사망했는데 이 죽음들에 어머니 가요(55)가 얽혀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가요는 남편 사망 후 지급된 유족연금을 통해 고무로를 양육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가요에 대한 의혹은 연이어 터져 나왔다. 2010년에 남편 사별 후 재혼 상대인 A씨에게 고무로의 대학 등록금 및 학비로 420만엔(4480만여원)을 빌렸는데, 이별 후 A씨가 상환을 요구하자 “증여받은 돈이고, 차용증도 없기 때문에 돌려줄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A씨는 일본 주간지 슈칸분슌과 만나 “가요가 교제 당시 ‘나를 수급자로 하는 생명보험을 들어 달라’고 부탁했다”면서 “이별 직전인 2012년에는 고무로를 양자로 들여 달라는 부탁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일본 내에서는 이 주장을 두고 2002년 사망한 남편의 극단적인 선택에 가요가 연루돼 있을 거라는 추측이 나왔다.

고무로 가족의 돈 문제가 불거지면서 일본 내에서는 고무로와 가요가 왕실 지원금으로 채무를 변제하려 했던 것 아니냐는 의심이 싹트기 시작했다. 마코 공주는 법도에 따라 평민과 결혼하면서 황족 신분을 잃게 되는데, 이에 대한 보상으로 왕실에서는 1억6000만엔(16억원) 정도의 일시금을 함께 지급하는 관례가 있다.

일본 왕실을 관장하는 궁내청은 의혹이 불거지자 2018년 11월로 예정돼 있던 결혼식을 2020년으로 연기했다. 궁내청은 “마코 공주의 결혼 준비를 위한 시간적 여유가 부족하다. 결혼에 대해 더 깊게 생각하고 싶어한다”고 설명했다.

최근에는 가요가 일하던 양과자점에서 1년6개월 치에 달하는 상병수당(질병수당)을 부정하게 가로챘다는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경찰 수사가 진행될 가능성도 커졌다. 뉴스포스트세븐은 “결혼을 앞두고 왕실 공주의 시어머니가 형사사건의 입건자가 될 가능성이 커졌다”면서 “약혼자의 주변을 정리하지 못한 왕실에도 비난의 화살이 돌아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고무로의 황제 유학

고무로 본인 역시 석연찮은 방법으로 미국 대학 로스쿨에 진학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약혼 당시 도쿄의 한 법률사무소에서 일하던 고무로는 약혼 이듬해인 2018년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당시 궁내청은 “고무로는 미국 뉴욕 포덤대 로스쿨에서 3년간 공부해 변호사가 된 뒤 결혼할 계획”이라며 “마코 공주와의 결혼 의사에는 변함이 없다”고 또다시 결혼을 연기했다.

유학 발표 후 고무로가 로스쿨 입학시험인 LSAT에 응시해 합격했다는 정보가 없다는 사실도 문제가 됐다. 고무로가 결혼 전 ‘일본 왕실 예비 부마(왕의 사위)’ 자격으로 포덤대 로스쿨에 입학했다는 의혹이 터져 나왔다. 슈칸아사히는 “고무로가 로스쿨에 제출한 원서에 ‘마코 공주의 피앙세’라는 대목이 있다”고도 보도했다.

재학 후에도 특혜 의혹은 계속 불거졌다. 고무로는 포덤대에서 장학금을 받고 공부했는데, 일반적으로 미국 로스쿨에서는 장학금이 지급되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고무로의 대변인은 “스스로의 능력을 통해 정당하게 장학금을 받아 공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슈칸포스트는 “장학금 외에 유학 전 근무하던 변호사 사무실에서도 500만엔(5000만원)을 지급받고 있다”면서 “고무로의 학비는 연간 1100만엔(1억1200만원)을 상회하는 수준”이라고 전했다.

고무로가 결혼 전부터 과도한 특혜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일본 국민 다수는 공주의 결혼을 반대하는 분위기다. 주간 아에라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2000여명 중 91%가 “마코 공주와 고무로의 결혼을 축복할 마음이 없다”고 답했다.

마이니치신문은 “공주가 지난달 27일 결혼식을 위해 귀국한 고무로가 법도에 어긋나는 장발머리를 한 것으로 비판받자 좌절했다”면서 “축복받지 못하는 결혼을 앞둔 공주는 최근 PTSD까지 호소하고 있다”고 전했다.

日판 ‘해리왕자 부부’ 될까

결혼 후 ‘고무로 마코’가 되는 공주 부부는 미국에서 살 것으로 보인다. 마코 공주는 여론을 의식해 왕실에서 지급하는 일시금을 받지 않고 결혼식도 치르지 않겠다는 의사를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결혼식 당일 고무로의 고향 요코하마에서 혼인신고만 할 계획이다. NHK는 “약혼에 해당하는 노사이노기(납채의식)와 천황에게 정식으로 작별인사를 하는 조켄노기 의식도 실시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고무로는 최근 뉴욕주 변호사시험에 합격해 지난 5월부터 현지 로펌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만 돈 문제가 불거져 왔던 만큼 일본 내에서는 가요를 포함한 고무로 일가가 영국 해리왕자와 메건 마클 부부처럼 왕실의 비밀을 누설하는 대가로 돈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황윤태 기자 trul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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