王, 항문침, 천공스승에 초토화된 野.. "그게 경선에서 할 얘기냐"

이창섭 기자 2021. 10. 1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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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양=뉴스1) 장수영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8일 충북 단양군 구인사에서 열린 천태종 2대 종정 대충대종사 제28주기 열반다례법회에 참석하고 있다. 2021.10.8/뉴스1

손바닥의 '임금 왕(王)'자, 천공스승, 항문침…

지난 한 주 동안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과정에서 나온 키워드다. 정권탈환을 노리고 있다는 야당에서 '정책'과 '비전'과는 거리가 먼 용어들이 전면에 등장했다. 유력후보들 간 뜻밖의 '미신' 다툼에 당 내부에서도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자연스레 신변잡기식 논쟁은 그만해야 한다는 쓴소리가 나온다.

지난 5일 열린 국민의힘 대선 경선 6차 TV토론에서 유승민 전 의원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주술(呪術) 논란으로 논쟁을 벌였다. 유 전 의원은 윤 전 총장을 향해 "천공스승을 아느냐", "이병환씨를 아느냐" 등의 질문으로 공세를 펼쳤다.

앞서 손바닥 '王'자 논란에 휩싸인 윤 전 총장에 '미신' 공세를 편 것이다. 윤 전 총장은 국민의힘 대선 경선 3·4·5차 TV토론에서 왼쪽 손바닥 한가운데 '王'으로 보이는 글씨를 노출해 논란을 일으켰다. 지지자가 써준 글이라고 윤 전 총장이 해명했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았다.

유 전 의원이 거론한 '천공스승'은 유튜브에서 '정법 강연'을 해온 인물이다. 윤 전 총장은 토론회 후 '미신' 논란을 두고 유 전 의원과 언쟁을 벌이다 "정법은 강의 동영상이 많으니 한번 보시면 어떤 분인지 알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의원은 "이런 유튜브 볼 시간에 정책 준비하시라"고 비판했다. '천공스승'은 지난 7일 YTN과 인터뷰에서 윤 전 총장에게 검찰총장 사퇴 문제를 조언해줬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병환씨는 이른바 '항문침 전문가'로 불린다. 지난 6월9일 우당 이회영 기념관 개관식 당시 윤 전 총장 옆에 선 모습이 찍혀 논란이 일었다. 문제는 과거 이병환씨가 유 전 의원과 함께 찍힌 사진까지 나왔다는 점이다. 유승민 캠프는 유 전 의원의 경우 단순 사진을 찍은 것이고, 윤 전 총장의 경우 이씨가 수행까지 한 게 문제라는 입장이다. 이병환씨는 유 전 의원을 향해 "윤 전 총장은 내 이름도 모를 것이다. 내가 사이비 치료사인 것처럼 심각한 명예훼손을 왜 하는 건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련의 '미신' 논란은 현재 진행형이다. 심지어 지난 5일 TV토론이 끝난 후 윤 전 총장이 천공스승 관련 언급에 항의하며 유 전 의원과 언성을 높였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유 전 의원 측과 윤 전 총장 측은 토론회가 끝난 다음에도 주술 관련 논쟁을 이어갔다.

(김해=뉴스1) 여주연 기자 = 유승민 국민의힘 대선 경선후보가 8일 오후 경남 김해시 내동 휴앤락 6층에서 열린 '김해을 당원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10.8/뉴스1

유승민 캠프 상황실장인 오신환 전 의원은 지난 8일 MBC라디오에서 '천공스승'에 대해 "유튜브를 통해 하고 있는 정법 강의에서 윤 전 총장과 관련한 9번의 강의를 한다"라며 "둘(윤석열-천공스승) 관계가 어느 정도 형성이 돼 있다는 것은 우리가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과 이병환씨의 관계와 관련해서도 "보여지는 동영상의 모습, 그리고 계속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상황들 속에서 어느 정도 관계가 있다"고 말했다.

홍준표 의원은 지난 8일 페이스북에 윤 전 총장을 향해 "무속이 나오고, 부적이 나오고, 항문침이 나오고, 급기야 도사까지 나왔다. 자성하시라"며 "참 추접스럽다. 야당 대선후보 경선이 마치 무속 경연대회가 되는 개그콘서트 장으로 희화화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안에서는 "자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대로 가다가는 경선이 웃음거리로 전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나라의 미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대선 경선 토론에서 나올만한 이야기냐"며 "'미신 프레임'에서 이제는 당이 빠져나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국민의힘 관계자도 "최근 빚어진 항문침이나 미신 등의 논란은 신변잡기에 불과하므로 이를 두고 지나치게 왈가왈부하는 것은 후보에 대한 국민들의 평가에 있어 좋은 지침이라고 보긴 어렵다"며 "2차 컷오프가 진행되고 후보가 압축된 만큼 이제부터는 정책 홍보에 중심을 두고, 정권교체를 위한 정당성과 명분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도 쓴소리를 한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이런(주술·미신) 이야기는 사람을 피곤하게 한다. 국민의힘 토론에 국민이 관심을 안 갖게 된다"며 "적당한 선에서 치고 빠졌어야 했다. 한 두 번 이야기 꺼내는 건 좋은데 그게 주된 내용이 되면 곤란하다"고 말했다. 이강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소장은 "정치 수준을 어디까지 떨어뜨리고 국민들을 얼마나 부끄럽게 할 것이냐"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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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 기자 thrivingfire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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