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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S칼텍스에 칼대는 오너 4세.. 발목 잡는 지분구조

권가림 기자 입력 2021. 10. 13. 0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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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S리포트 - 위기의 GS 2부 ①] 수소 주도권 싸움 팽팽한데.. 우물쭈물하는 GS

[편집자주]핵심 계열사를 중심으로 한 GS그룹의 신성장 동력 찾기는 진행 중이다. 글로벌 탄소중립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내 기업들은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기업들은 조 단위의 자금을 쏟아부으며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변화가 절실한 GS칼텍스도 예외가 아니다. 또 하나의 주축인 GS리테일은 실적 악화의 수렁에서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다. GS25는 지난 5월 캠핑 포스터 논란으로 이미지가 훼손된 이후 실적 부진이 심화됐다. 헬스앤뷰티스토어(H&B) ‘랄라블라’ 역시 수익성이 고전을 면치 못해 점포를 서둘러 정리하고 있다. 최근 퀵커머스(즉시배송)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며 ‘요기요’를 인수했지만 시장에선 존재감이 작아져 독주하는 업체들의 기세를 꺾을 수 있을지 의문이란 지적까지 나온다. 신성장 동력 찾기에 골몰하고 있지만 잡음만 나오는 GS그룹의 핵심 계열사를 들여다봤다.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사진=GS칼텍스
◆기사 게재 순서
(1) GS칼텍스에 칼대는 오너 4세… 발목 잡는 지분구조
(2) 덩치만 키운 GS리테일… 마무리가 없다
(3) 박근혜 정권 인사들로 채운 GS 'ESG위원회' 성적표는…
글로벌 탄소중립 시계가 빨라지면서 국내 기업들 사이에선 ‘위기를 기회로 바꾸자’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수소사업을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기업들은 조 단위에 달하는 자금을 쏟아부으며 변화에 대비하고 있다. GS도 예외가 아니다. GS칼텍스를 통해 변화의 소용돌이에 동참하고 있다. 다만 철강 등 탄소 다배출 기업이나 정유사들에 비해 미래전략에 공격적이진 못하다는 관측이다.


주유소에 쏠린 ‘GS표 수소사업’


허세홍 GS칼텍스 대표는 신성장 동력 찾기에 골몰하고 있다. GS칼텍스는 GS그룹의 핵심 계열사이지만 변화가 절실한 곳이기도 하다. GS칼텍스의 올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정유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85%로 나타났다. 12%는 석유화학사업이며 나머지는 윤활유사업이 차지했다. 주요 국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제로(0)로 만드는 탄소중립을 선언하면서 정유·석유화학업계의 포트폴리오 전환이 요구된다.

정유업계는 수소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허 대표가 최근 주요 기업의 회장들이 총집결한 ‘H2 비즈니스 서밋’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수소사업에 대한 관심 정도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그는 에너지 전문가들에게 수소사업에 대한 자문을 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관심을 실천으로 옮기는 데는 적극적이지 못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GS칼텍스는 2025년까지 1만톤 규모의 액화수소 생산공장을 구축하기 위해 한국가스공사와 손을 잡았다. 한국가스공사는 GS칼텍스의 주유소 인프라를 활용해 액화수소를 공급하는 식이다. 

한국동서발전과는 2023년까지 15㎿(메가와트) 규모의 수소연료전지 발전소를 세우기로 했다. 한국동서발전은 GS칼텍스 여수공장으로부터 공급받은 부생수소로 전기를 생산할 방침이다. 현대자동차와는 ‘H강동 수소충전소’를 세우는가 하면 포스코와는 수소 생산부터 운송, 활용 전반에 걸쳐 협력하기로 했다.

GS칼텍스의 역할은 주로 주유소 인프라 제공에 초점이 맞춰져 있거나 정유제품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발전소 등에 공급하는 것이다. 주요 대기업들이 수십억원씩 비용을 들여가며 사업을 발굴하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수소전기차 확대와 수소연료전지 시스템 등에 11조1000억원을 투자한다. 

SK그룹도 전사적으로 나서고 있다. 투자금만 18조5000억원에 달한다. 포스코는 철을 생산할 때 석탄 대신 수소를 활용하는 ‘수소환원제철’ 기술을 탄소저감 방안으로 점찍었다. 2050년까지 최대 40조원의 비용이 소비될 것으로 예상하고 투자전략을 짜고 있다. 한화는 생산단계부터 소비까지 탄소배출이 없는 그린 수소 생산 등에 1조3000억원을 쏟는다.


정유·석화 중심 투자 탈피해야


국내 정유사만 비교해도 GS칼텍스의 수소사업은 크게 두각을 드러내지 않는다.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인천석유화학은 SK E&S와 부생수소를 고순도 액체 수소로 정제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은 그룹 내 역할 분담을 통해 수소사업에 참여하는 동시에 황금알을 낳는 배터리 사업에도 주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들어 8월까지 SK이노베이션의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점유율은 5.4%로 세계 5위에 안착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 의지에 발맞춰 수소사업에 적극 진출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에너지와 조선 분야에서 쌓아온 기술력을 수소 밸류체인 구축에 결집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놨다. 현대오일뱅크는 블루수소 생산, 수소연료전지 분리막·전해질막·단위셀 생산을 통해 정유업 매출 비중을 85%에서 2030년 45%로 낮출 계획이다. 최근엔 국내 정유업계에서 처음으로 수소차용 고순도 수소 생산을 시작하는 등 변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에쓰오일은 모회사인 세계 최대 석유기업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와 협력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 아람코는 정유 수요 감소에 대비하기 위해 천연가스에서 수소를 뽑아내는 사업이나 그린수소, 그린암모니아를 활용한 사업, 액화수소 생산·유통 분야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관련업계는 GS칼텍스의 지분구조가 수소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하게 하는 요인 가운데 하나라고 짚었다. GS칼텍스의 지분 50%는 GS에너지가, 나머지 50%는 미국 석유회사 쉐브론이 보유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GS는 원료·시설·에너지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보다 기존 인프라를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크다”며 “애초 그룹 차원에서 에너지 분야에 주력하지 않는 분위기인 데다 쉐브론 지분도 있어 쉽게 의사결정을 내리지 못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GS칼텍스는 미국 석유회사 지분이 50%여서 전기차나 배터리 사업에 진출하기도 어렵다. 회사는 그동안 MFC 설비나 중질유분해시설 등 정유·석유화학 중심의 투자를 이어왔다. MFC는 에틸렌 등 기초 석유화학 제품을 생산하는 설비다. 마땅한 신사업 투자가 없는 상황에서 수소사업 발굴에서도 뒤처진다면 미래 성장에 발목을 잡힐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탄소중립 바람은 정유업계에 더욱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전기차·수소차 시대가 본격 도래하면 정유업계의 수송용 원유 매출은 줄어든다. 원유제품은 수송용과 가정용·상업용, 발전용 등으로 나뉘는데 GS칼텍스의 수송용 원유 매출은 절반에 이른다. 올 상반기 GS칼텍스의 경유 매출 비중은 전체 정유사업에서 28.7%에 달하고 휘발유 10.8%, 벙커C유 4.1%, 등유 2%, 기타 31.9% 등을 각각 차지했다.

GS칼텍스의 매출·영업이익 흐름을 봐도 장기적으로 안정적인 미래 수익 창출구가 절실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011년 4.2%였던 영업이익률은 2016년 8.3%를 찍은데 이어 ▲2017년 6.6% ▲2018년 3.4% ▲2019년 2.6% ▲2020년 -4.1% 등으로 하락세를 그리고 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수송용 원유감소는 예상되는 일이어서 기업들은 수소공급 등 신사업에 한발 걸쳐놓고 기존사업과 투트랙 전략을 이어가고 있다”며 “당장 수익성은 없지만 지금부터 역량을 쏟아붓지 않으면 앞으로 공장을 해외로 옮겨야 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권가림 기자 hidde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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