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때 입는 '수면 브라'.. 가슴 처짐 막아줄까?

이슬비 헬스조선 기자 입력 2021. 10. 14.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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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옷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냥 안 입으면 되는 거 아닐까? 업체에서는 왜 '수면 브라'를 만들고, 사람들은 왜 이 속옷을 찾을까? 가슴 변형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업체에서는 '수면 브라'가 필요한 이유를 잘 때 중력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가슴 벌어짐, 눌림 등 형태 변형을 막아줄 수 있고, 겨드랑이 밑이 볼록해지는 부유방이 생기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고 홍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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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학적 근거 없어.. 혈액·림프 순환 방해만
의학적으로 봤을 때 수면 브라가 가슴 변형과 부유방 발달을 막는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보인다. 기사 본문과 관계없는 사진./사진=클립아트코리아

속옷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에서도 최근 잘 때 입는 ‘수면 브라’가 입소문을 타고 있다. 잘 때 브래지어를 입으면 유방암이 생긴다는 말도 있는데, 왜 굳이 잘 때 입는 브래지어가 나온 걸까? ‘수면 브라’, 필요한 걸까?

◇가슴 변형 막고, 부유방 예방하는 수면 브라?

일명 ‘수면 브라’는 일반 브래지어와 다르게 후크와 와이어가 없고, 가슴골이 있는 부분에 구멍이 뚫려 있다. 잘 때 브래지어를 입으면 유방암이 생긴다는 말은 브래지어가 가슴 주위 조직을 강하게 압박해 림프와 혈액 순환을 저해하기 때문에 나온 것이다. 실제로 유방암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가 나오기도 해 화제가 됐지만, 이후 더 큰 규모의 연구에서 브래지어와 유방암 사이 연관성은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유방암은 아니더라도 림프와 혈액 순환 저하는 부기, 심혈관질환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좋지 않다. 이에 수면 브라는 림프와 혈액 순환 저하를 막기 위해 와이어와 후크가 없는 형태로 제작됐다. 가슴골 부근 구멍은 업체에 따르면 통기성을 높여 쾌적함을 위해서다.

그냥 안 입으면 되는 거 아닐까? 업체에서는 왜 ‘수면 브라’를 만들고, 사람들은 왜 이 속옷을 찾을까? 가슴 변형에 대한 걱정 때문이다. 실제로 업체에서는 ‘수면 브라’가 필요한 이유를 잘 때 중력 때문에 생길 수 있는 가슴 벌어짐, 눌림 등 형태 변형을 막아줄 수 있고, 겨드랑이 밑이 볼록해지는 부유방이 생기는 것을 막아줄 수 있다고 홍보한다.

◇브래지어와 가슴 형태 상관관계,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 없어

그런데 의학적으로 밝혀진 것은 전혀 없다. 전문가들도 수면 브라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 본다. 가슴 형태는 쿠퍼 인대가 결정하는데, 쿠퍼 인대 변형은 노화가 가장 큰 요인이기 때문이다. 쿠퍼 인대는 유선과 지방에 있는 인대로, 가슴 피부와 안쪽 근육을 연결해 탄력 있는 가슴 형태를 유지하도록 돕는다. 고대 안암병원 성형외과 윤을식 교수는 “수면 브라 효과는 크지 않거나 일시적일 것”이라며 “브래지어로 외부 요인인 중력을 막는다고 한들 가장 큰 요인인 노화를 방지하지는 못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강북삼성병원 성형외과 김준규 교수는 “중력이 가슴 변형에 얼마나 큰 영향을 주는지 밝혀진 바가 없고, 잘 때는 중력을 훨씬 덜 받기 때문에 수면 브라를 착용해야 하는 이유가 부족해 보인다”이라며 “모양을 잡는다는 것은 결국 조금이나마 압박이 된다는 것이기 때문에 혈액과 림프 순환을 고려하면 입지 않고 자는 게 낫다”고 말했다.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았을 때 오히려 가슴 처짐을 방지할 수 있다는 연구도 있다. 프랑스 브장송 대학병원 장 드니스 루용 교수는 18~35세 여성 330명을 15년간 추적 조사해 브래지어가 가슴 형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브래지어를 1년간 착용하지 않았을 때 평균 7mm씩 가슴이 올라갔고, 브래지어를 착용했을 때 오히려 가슴 세포 조직이 성장에 방해를 받아 비교적 빨리 형태 변형이 오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 브라, 부유방 발달 방지 못 해

업체에서는 잘 때 가슴이 바깥으로 퍼지는 것을 막아 부유방이 발달하는 것도 막을 수 있다고 광고한다. 윤을식 교수는 “부유방 자체가 유선과 지방 조직 다시 말해 또 다른 유방이 겨드랑이 근처에 생기는 것을 말하는데, 부유방은 중력과 같은 외부 요인이 아닌 호르몬 과잉 분비 등으로 발생한다”며 “잘 때 속옷으로 가슴을 잡아준다고 해서 부유방이 발달하지 않게 예방할 수 있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가슴이 커 잘 때 불편하다면 ‘수면 브라’가 도움이 될 수 있다. 김준규 교수는 “브래지어가 유방의 형태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 명확히 밝혀진 것은 없는 데다, 지금까지 나온 결과를 보면 크게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브래지어를 착용하는 가장 큰 이유는 불편함 때문으로, 잘 때 가슴 때문에 불편하다면 잡아주는 수면 브라가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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