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던 잠원동 아파트 4.4억 떨어졌다..집값 상승세 꺾이나

김원 입력 2021. 10. 14. 16:13 수정 2021. 10. 15. 0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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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 시내 아파트. 2021.10.14 [연합뉴스]


거세지기만 하던 서울 집값 상승세가 한풀 꺾이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상승률이 둔화하고 매물도 다소 늘었다. 장기 급등에 따른 피로감과 기준금리 인상,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3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이번 주(11일 기준) 서울 아파트값은 0.17% 올라 지난주(0.19%)보다 오름폭이 다소 줄었다. 8월 23일 조사에서 0.22%로 정점을 찍은 뒤 7주째 둔화다. 인천(0.44%→0.42%)과 경기(0.41%→39%) 등 수도권 아파트값 역시 상승률이 소폭이나마 낮아졌다.

주간 아파트값 상승률 추이.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매수심리 위축…거래 줄고, 매물 늘고

매수심리도 다소 꺾이는 조짐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수급지수는 지난달 13일 107.1에서 지난주 102.8로 하락했다. 여전히 기준치 100을 넘어 수요가 공급보다 많은 상태지만 꾸준히 내리막을 타고 있는 상황이다.

매물도 늘었다. 부동산빅데이터업체 아실(아파트실거래가)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4만1141건으로 한 달 전(3만9405건)과 비교해 4.4% 증가했다. 특히 광진구(15.1%), 중랑구(14.6%), 강서구(13.4%), 용산구(12.5%) 등에서 증가가 두드러진다. 하지만 거래는 오히려 줄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9월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2100건으로 8월 4175건 대비 절반(50.3%) 수준으로 떨어졌다.


하락 거래 비중 올 최고치, 4억4000만원 내리기도

이날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회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가 직전 거래 대비 하락한 사례가 지난달(1∼26일 신고 기준) 35.1%로 8월(20.8%)과 비교해 14.3%포인트 늘어났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하락 비중이 5개월 만에 높아진 것이자 올해 들어서는 월 기준 최고치"라고 말했다. 이에 따르면 실거래가 하락 비중은 4월 33.3%에서 5월 27.6%, 6월 23.9%, 7월 22.1%, 8월 20.8% 등으로 4개월 연속 줄었지만 지난달 다시 30%대로 복귀했다.

서초구 방배동 방배아크로리버 전용면적 149.225㎡의 경우 지난달 10일 21억6000만원(6층)에 거래돼 8월 13일의 24억원(7층)보다 2억4000만원 내렸다. 강동구 고덕자이 전용 59.93㎡은 8월 6일 13억 5000만원(22층)에서 지난달 9일 11억원(13층)으로 2억5000만원이 떨어졌다. 서초구 잠원동 신반포10차 전용 53.88㎡는 7월 19억4000만원(1층)에 팔렸으나 지난달 29일에는 4억4000만원 내린 15억원(1층)에 실거래됐다.

서울 아파트 상승·하락 거래 비중. 그래픽=김현서 kim.hyeonseo12@joongang.co.kr


하지만 하락 추세가 이어질지를 놓고는 여전히 전망이 엇갈린다. 박합수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집값 상승 폭이 둔화하면서 큰 틀에서 추세가 꺾인 모양새"라며 "시장이 안정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반면 임병철 부동산R114 리서치팀장은 "일부 지역에서는 매물이 늘고 있다고 하지만, 또 다른 지역에서는 여전히 매물 부족으로 최고가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대출규제 강화 등으로 집값 상승세가 다소 주춤한 것은 맞지만 전체 부동산 시장의 가격 하락으로 이어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내다봤다.


"추세 전환은 아직"

실제로 여전히 최고가 경신이 이어지는 지역들도 있다. 강서구 마곡동 마곡엠밸리7단지 전용 84㎡의 경우 지난달 27일 역대 최고가인 17억5500만원(11층)에 손바뀜했다. 이는 지난달 5일 14억9000만원(2층), 20일 16억원(7층) 보다 크게 뛴 가격이다. 현재 이 아파트 해당 평형의 매도호가는 20억5000만원인데, 매물은 단 한 개뿐이다. 이 지역 한 공인중개사는 "(해당 면적은) 20억원에도 사겠다는 사람이 있지만, 거래가 쉽게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진형 대한부동산학회장(경인여대 교수) 역시 "급등에 대한 피로감 등으로 오름폭이 완만해지고는 있지만, 하락세로 접어든 건 아니다"면서 "신규 주택의 공급 부족, 규제로 인한 기존 시장의 공급 기능 저하, 여전히 풍부한 유동성이 장기적 상승세를 떠받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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