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년 묵은 '시범아파트', 여의도 개발 신호탄 쏠까

강신우 입력 2021. 10. 14. 16:28 수정 2021. 10. 14. 20:11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집값 자극할까 여의도개발계획 발표 시기 저울질
재건축활성화 의지 보이려 '시범' 먼저 추진가능성
'시범' 방문한 吳 "美플로리다 붕괴 사고 남 일 아냐"
2018년부터 추진된 도계위 심의, 올해 통과할지 주목

[이데일리 강신우 기자] 오세훈 서울시장이 ‘여의도아파트지구 지구단위계획’ 발표 시기를 놓고 장고에 들어간 가운데 여의도 개발의 첫 단추가 시범아파트가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여의도 시범아파트.(사진=연합뉴스)
시범아파트(1584가구)는 1971년 지어져 올해로 준공 51년째 접어드는 서울에서 가장 오래된 아파트에 속한다. 지난 2018년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 심의를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사업 진행에 난항을 겪고 있다.

시범 먼저 ‘신속’ 행정절차?

14일 서울시와 정비업계 등에 따르면 시는 내부적으로 여의도지구단위계획안에 대한 밑그림을 이미 그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달여간 여의도 아파트지구 내 개별단지의 주민간담회를 통해 통합재건축을 유도하고 기부채납 부지는 ‘공공시설문화부지’ 명목으로 받아 컨벤션 등 회의시설을 포함한 수변문화공원으로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는 여의도지구단위계획 발표 시기는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반포동 아크로리버파크 아파트가 42억원에 거래된 상황에서 여의도 개발까지 한다고 하면 집값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시 안팎에서 나오고 있어서다. 자칫 지값 상승에 대한 책임을 오 시장이 고스란히 뒤집어써야 할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는 우려다.

부동산시장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집값 급등 우려에 정비사업 절차를 올스톱하는 것은 장기적인 주택공급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황이 이렇자 서울시가 여의도지구단위계획 발표 시기는 미루더라도 시범아파트부터 재건축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지원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 관계자는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 행정절차를 (지구단위계획 발표보다) 먼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이 ‘도계위 심의’ 절차다. 2018년 6월 열린 시 도계위에서는 시범아파트 정비계획안이 보류됐다. 여의도 마스터플랜(지구단위계획)을 수립하기 전이어서 도계위 심의 자체가 어려웠다는 게 당시 시 관계자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다르다. 지구단위계획이 사실상 마무리된 데다 주민간담회에서 구체적인 기부채납방안도 논의됐기 때문이다. 앞서 시-시범아파트 간담회에서는 준거주지역 상향으로 400% 용적률을 주는 대신 기부채납 비율 25%를 받기로 했다. 다만 주민들이 기부채납 부지 위치를 원효대교 방향으로 틀어달라는 의견을 시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市 집값 자극 최소화 ‘고민’

시로서는 시범아파트 재건축사업의 행정절차를 적극지원하면 집값을 최대한 덜 자극하면서 오 시장의 재건축활성화 공약 달성에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된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해석된다.

오 시장은 시범아파트를 콕 집어 재건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7월1일 서울시의회 본회의에서 오 시장은 “미국 플로리다 붕괴 사고는 남의 일이 아니다. 여의도 시범아파트를 현장 방문하고 경악했다”고 말했다. 이어 “국토부 관계자들이 시범아파트 모습을 보면 재건축 안전진단 기준을 상향 조정해서 안전진단을 통과할 수 없도록 제도를 바꾼 것에 깊이 반성할 것”이라고도 했다.

앞서 오 시장은 취임 초기 청와대 오찬에서 문재인 대통령에게 “시범아파트를 꼭 한 번 방문해달라”고 건의했다.

한편, 여의도지구단위계획 발표는 실무선에서는 마무리 단계이며 오 시장의 결단만 남겨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 시장은 본지 인터뷰에서 “(여의도지구단위계획은) 현재 (주민과) 막바지 협의단계에 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희망컨대 아무래도 면적을 넓게 통합해 계획해야 효율적으로 토지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시는 그동안 여의도아파트지구 당근책으로 △비주거시설 비율 완화 △준주거(상업)지역 종 상향 △15층룰 단지별 선택적 해제 △50층 이상 층수 완화 등을 제시했다.

지구단위계획 공고 일정과 관련해 시 관계자는 “현재 삼부·목화와 화랑·장미·대교 통합재건축과 관련해 반대 목소리가 있고 일부 아파트는 높이 상향이나 기부채납부지 위치 변경 등의 민원이 있어서 공감대 형성에 다소 시일이 걸릴 것 같다”고 했다.

강신우 (yeswhy@edaily.co.kr)

Copyright © 이데일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