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값·월급·물가 미친듯이 뛰네"..미국 돈풀기 후유증 시작됐다

박용범 2021. 10. 14. 1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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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FOMC 9월 의사록 발표
11월 테이퍼링 개시 유력해져
月150억달러씩 자산매입 축소
계획 드러나며 금리인상 윤곽
9월 첫 인상 후 두차례 전망도
소비자물가 연속 5%대 상승률
에너지·임대료 전방위로 올라

◆ 美·中 덮친 인플레 공포 ◆

13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한 주유소에 휘발유 가격이 표시돼 있다. [신화 =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시간표가 빠르게 흘러가기 시작했다.

13일(현지시간) 연준이 공개한 지난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이 인플레이션에 대한 부담이 커지며 금리 인상을 서두르고 있는 점이 나타났다.

의사록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 7월까지 테이퍼링(유동성 공급 축소)을 마무리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위원들은 "테이퍼링 결정이 다음 회의(11월 2~3일 예정)에서 내려진다면 그 절차는 11월이나 12월 중순에 시작될 수 있다"고 밝혔다.

현재 매월 1200억달러(국채 800억달러, 주택저당증권(MBS) 400억달러)씩 채권을 사들여 유동성을 시장에 공급 중인 연준은 이를 매월 150억달러씩 줄여 나간다는 테이퍼링의 구체적인 계획도 공개했다. 매월 국채는 100억달러, MBS는 50억달러씩 매입을 감축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11월 FOMC 회의에서 테이퍼링 계획이 공식 발표되고 테이퍼링이 바로 시작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의사록에 따르면 일부 위원들은 테이퍼링에 더 속도를 내자고 주장했다. 9월 FOMC에서는 18명의 위원 중 절반인 9명이 내년 금리 인상을 전망한 바 있다. 시간이 갈수록 이런 견해에 동조하는 연준 위원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렇게 연준이 테이퍼링에 속도를 내는 것은 테이퍼링을 종료한 직후에 기준 금리를 올리기 위해서다. 테이퍼링과 금리 인상은 동시에 추진할 수 없기 때문에 금리 인상 카드를 꺼내기 위해서는 테이퍼링을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지속되고 있어 고용 회복보다 물가 안정이 연준에 더 중요한 정책 목표가 되고 있다.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연준이 내년 9월에 최초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보는 전망이 유력해지고 있다.

CME그룹의 '페드워치(FedWatch)'에 따르면 내년 9월 인상 가능성은 62%에서 65%로 올라갔다. 같은 조사에서 내년에 두 차례 금리 인상이 있을 가능성은 46%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에 따르면 소비자물가(CPI)는 5월부터 5개월 연속 5%를 넘는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9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5.4% 올라 13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에너지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24.8% 상승했고 중고차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4.4% 오르는 등 물가 상승세가 진정되지 않고 있다. 변동성이 큰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근원 소비자물가지수도 4%를 넘어서는 등 인플레이션이 잡히지 않고 있다. 최근 주택 가격, 임대료, 임금 등 한번 오르면 내려가기 어려운 분야에서 물가 상승이 두드러지고 있다. 전염병 대유행(팬데믹) 직후 물가가 오르지 않았던 기저효과 영향으로 소비자 물가가 폭등했던 2분기와 달리 3분기는 기저효과 영향이 거의 없는데도 5%대 물가 상승률이 지속되고 있다는 점에서 연준의 긴장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개최된 국제금융협회(IIF) 연례회의에서는 이런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터져나왔다. 존 월드런 골드만삭스 사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높아진 인플레이션이 완화되려면 1~2년, 어쩌면 그 이상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월드런 사장은 공급망 대란으로 기대 인플레이션이 높아지고 있고 이는 단기적으로 경제 회복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의 래리 핑크 최고경영자(CEO)는 "인플레이션이 일시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심각한 구인난 영향으로 임금이 더 빠른 속도로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버드대 케네디스쿨 교수 출신인 카르멘 라인하트 세계은행(WB)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공급망 충격으로 인플레이션이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뉴욕 = 박용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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