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정시내 기자 사표 제출부터 수리, 문제 없었나

조현호 기자 입력 2021. 10. 14. 18:13 수정 2021. 10. 14.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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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 의혹제기에 "수리후 겸직사실 인지" 적극 해명
한준호 "기자의 권력남용 의심돼 철저히 조사해야" 권태선 "겸직 위반은 분명"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대장동 사업자 화천대유자산관리의 자회사 천화동인 4호 소유주이자 화천대유 3인방으로 알려진 남욱 변호사의 아내 MBC 정시내 기자의 사표를 대장동 사태가 터지자 수리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돼 논란이다.

국민의힘 의원들의 이 같은 질의에 권태선 방송문화진흥회 이사장은 육아휴직을 마친 뒤 제출한 사표를 먼저 수리한 뒤에 정 기자가 겸직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했다고 해명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확한 진상조사를 촉구하고 있다.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은 14일 오후 속개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방문진, 한국광고진흥공사 국정감사에서 정시내 기자를 두고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세월호 인양 어떻게', '침몰영상 공개', '세월호 국민정서' 등 다양한 세월호 리포트를 한 기자였다”며 “앞에서는 세월호 난리치고 뒤에서는 (위례자산관리 등기이사, 위례투자2호 사내이사로) 임원활동을 하면서 엄청나게 착취했다”고 비판했다. 박 의원이 “정 기자가 MBC 본부노조를 활동해서 봐준 것 아니냐”고 주장하자 권태선 방문진 이사장은 “뭘 봐줬다는 건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박 의원이 'MBC 겸업금지 되냐 안되냐'고 묻자 권태선 이사장은 “안 된다. 허락도 안되고, 이런(정시내 기자 케이스와 같은) 겸업은 안 되는 것으로 안다”며 “취업규칙 위반”이라고 단호하게 밝혔다.

박 의원이 사표를 반려하고, 징계위를 열어야 하지 않느냐, 대장동 사건이 일어나 수리한 것 아니냐고 하자 권 이사장은 “(사표 수리가 발효된) 9월16일 시점에서는 대장동 사건이 표면화되지 않았다”고 답했다. 박 의원이 '몰랐다 해도 당연히 반려하고 징계절차를 밟아야 하지 않느냐, 그럴 용의가 있느냐'고 따지자 권 이사장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지는 않는다”며 “이미 수리된 것을 반려하는 절차가 있는지 모른다”고 답했다. 박 의원은 “반려하고 징계철차를 밟지 않으면 방문진 이사장 모두 공범”이라며 “국민에 가야할 이익을 착취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권 이사장은 “무슨 근거로 이익을 얻었다고 말씀하는 것이냐”고 반박했다.

▲황보승희 국민의힘 의원이 14일 국회 과방위 주재 방송문화진흥회 등 국정감사에서 권태선 이사장을 상대로 질의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촬영(조현호 기자)

황보승희 의원은 정시내 기자가 위례자산관리 등 임원으로 알려진 뒤 자진 퇴사했다는 MBC 소수 노조의 주장을 들어 방문진이 진상조사할 생각이 없느냐고 질의하자 권태선 이사장은 “진상조사할 것도 없이 겸직금지 의무 위반은 명백하다”며 “다만 MBC가 인지하고서도 사표를 수리했는가를 볼 때 겸직 사실이 노출된 것은 9월27일이고, 사표가 수리된 것은 그에 앞선 9월16일이었으며 사표의사를 밝힌 것은 8월로 안다”고 답했다.

황보 의원은 그런 판단에 동의할 수 없다면서 “대장동 사건은 경기경제신문이 8월31일 칼럼에서 처음 보도 했고, 9월10일 주간조선이 보도하고, 9월13일 전 언론에서 보도했다”며 “MBC에서 받은 답변자료를 보면, 9월13일 정 기자가 이메일로 사직서를 냈고, 바로(14일) 사표를 수리했다”고 밝혔다.

김영식 의원도 “정시내 기자 사표가 일방적으로 처리된 부분은 유감스럽다”며 “철저한 조사를 부탁드린다”고 밝혔다. 이에 권태선 이사장은 “경영진이 사표를 수리하기 전에 알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위례신도시 관련 MBC의 첫 보도가 9월27일이고, 본인이 퇴사한 것은 9월14일 신청서를 냈고 16일에 퇴사했으니 (이 과정에는) 문제가 없어 보인다”며 “다만, 두 사람이 화천대유 천화동인 4호에 연루돼 있고, 정치권과도 관계가 있으며, 정시내 기자 본인도 국회에 출입한 전력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 의원은 “(겸직 금지를 위반한 점은) 부정할 수 없는 문제이고 심각하다고 본다”며 “이 문제는 명확하게 검토해서 이와 관련해 연루된 것은 없는지 찾아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남욱 변호사와 정시내 기자의 화천대유 천화동인 관계도.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만들어 14일 국감현장에서 제시하고 있다. 사진=국회 영상회의록 촬영(조현호 기자)

한 의원은 특히 “MBC 기자라는 신분으로 권력을 남용한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제제기가 확실히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한 의원이 '여러 면에서 부도덕한 행위했다고 지적받는 상황에서 남편의 권력과 본인의 기자 권력이 손 잡고 사건을 저질렀다는 상황에서 심각하다고 보는데, MBC는 인지 못했다는 것은 확인된 사실이냐'고 묻자 권 이사장은 “본인이 신고하지 않아 알 수 없었고, 사건이 터진 후에 알게 됐다”고 답했다.

한편, 이재명 캠프에 속해 있는 조정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남욱 변호사를 두고 “과거 한나라당에서 당직을 갖고 활동한 분으로 안다”며 “국민의힘이 이재명 게이트라고 하는데, 나는 국민의힘 게이트에 더 가깝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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