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자들 천사얼굴 한 마귀"..이재명 5년전 발언 재조명

진현권 기자 2021. 10. 14.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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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남시장 때 공직자 청렴교육.."비리 못 숨겨, 연금 다 날아간다"
"0.1도 뇌물 받으면 안된다..로비업체 성남시 사업 못하게 할 것"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인 지난 2016년 7월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자 청렴교육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뉴스1 © News1 오대일 기자

(수원=뉴스1) 진현권 기자 = 최근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성남시장 재직시절인 지난 2016년 7월 월례조회에서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공직자 청렴교육이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이미 5년전 직원들에게 "세상에 공짜는 없다. 비리는 숨길수 없다. 연금 다 날아간다"며 "업자들의 로비를 조심하라"며 강력한 경고등을 울렸기 때문이다.

앞서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의혹의 키맨인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이 지난 3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 혐의 등으로 구속된 바 있다.

검찰은 유씨가 대장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민간업체인 화천대유에 과도한 수익이 돌아가도록 수익 구조를 설계하고 이를 대가로 11억원을 받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은 직원 월례조회에서 "일선 부서에 또는 어떤 형태로든 접촉해서 내가 시장 뭔데, 내가 시장 누나인데, 시장 형인데, 시장 매형인데, 시장 측근인데, 시장 동문인데 이렇게 나타나는 사람 내가 신고하라고 했다"며 "친인척, 측근 등등의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 들어주는 것 또는 접촉하고도 저한테 보고하지 않은 것이 확인되면 징계하겠다"고 폭탄발언을 했다.

그러면서 "접촉하지도 말고, 굳이 접촉하면 비서실로 신고하도록 해달라. 이건 제가 꼭 지킬 것이다. 시범 삼아서라도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또 "시에 인허가든 예산집행이든 관련된 업자들 로비, 밥 사주고, 골프 치고, 용돈 주고, 상품도 주고, 설날 선물 주고, 이거 신고 안하면 처리사무의 결과와 관계없이 엄중하게 문책하겠다"고 경고했다.

이 시장은 "지금 사고 하나 났다. 업자들이 로비를 하면 그걸 신고를 했으면 더 안커진다"며 "이 관청 근처에서 관청의 힘을 빌려갖고 사업을 해보겠다는 사람들, 제가 누누이 얘기하는 사람, 이런 사람은 마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업자들의 로비행태를 상세하게 설명했다.

이 시장은 "천사의 얼굴을 한 마귀다. 평소에는 간도 내어줄 것 같다. 형님, 아우님 막 입안에 착착 감긴다. 처음부터 크게 안 논다. 처음에는 차나 한잔하자. 두 번째는 밥이나 한 끼, 세 번째는 술이나 한잔, 네 번째는 상품권이다. 이걸 자기 장부에다 다 써놓는다"고 말했다.

또 "관련 업자들이 로비를 한 정황을 포착하면 그 일은 사실 중단해야 된다. 그걸 숨기고 쉬쉬하고 있으니 결국은 사건이 터진다. 돈이 마귀다. 세상에 공짜는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시장은 로비업자를 잡는 검찰·경찰의 수사기법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이 시장은 "관청 근처에서 노는 사업체를 심심할 때마다 하나씩 뒤진다. 관청과 관계있는 사업을 하는 사업체들 리스트를 놓고 이번에는 어디를 털어볼까, 그 다음 툭 하나 걸어서 거기다 대고 그 회사의 회계를 조사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회계를 조사하면 우리나라 기업 대부분이 명목만 법인이지 사실상 개인회사여서 돈을 넣었다 뺐다 한다. 한번 빼면 횡령이다. 갚으면 그냥 범죄가 없어지는 게 아니라 원상회복되는 것뿐이다. 도둑질해서 쓰고 제자리에 갖다 놓는 것과 똑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므로 "이게 수없이 모이면 금액이 몇십억원이 된다. 웬만한 회사는 한 5~7년치 뒤지면 다 나온다. 그럼 구속사항이다. 그럼 그때부터 딜이 시작된다"며 "기업 부패 잡는 건 별로 의미가 없다. 공무원을 잡는게 인사 고과에 제일 평가 점수가 높다. 그것도 고위직으로 잡으면 잡을수록 그렇다. 그래서 거래를 한다. 누구 하나 불러주고 그거 줄여주고, 누구 하나 불러주고 그거 줄여주고, 이게 수십년 수사 관행"이라고 강조했다.

또 "업자들이 그걸 다 가지고 있다. 그리고 필요할 때 거래하기 위해서 분류를 해놓는다"며 "이건 얼마 걸렸을 때, 이 사람을 보내고, 이거할 때 이 사람을 보내고, 마귀다. 다 써놓고 증거까지 갖추고 있다. 여러분들을 미끼 삼아 거래 물품 만들어 놓고, 정말로 그렇다. 업자를 압수수색했더니 장부에 다 적어놨다고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1은 괜찮고 100은 나쁘다가 아니라 1이든 100이든 그 존재 자체가 아니다. 0.1도 하면 안된다. 이렇게 정리를 해놔야 된다"고 당부했다.

이어 "로비를 해서 공무원들한테 부당한 영향을 미치려고 시도하면 결과와 관계없이 그 관련 업체들은 성남시에서 사업을 못하게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hk10201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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