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 사건 핵심' 구속 실패한 檢, 녹취록 너무 신뢰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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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구속하는데 실패했다.
검찰이 일방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에만 기대 수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이 녹취록을 근거로 김씨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750억원대 뇌물공여, 53억원 횡령, 액수 미상의 배임 등 상당한 규모다.
그러나 검찰이 김씨를 구속하는데 실패하면서 정관계 로비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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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장동 개발 특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핵심 인물로 지목된 화천대유자산관리 대주주 김만배씨를 구속하는데 실패했다. 검찰이 일방의 주장이 담긴 녹취록에만 기대 수사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의 수사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하게 됐다.
여기에 김씨가 관련 혐의를 계속 부인해왔기 때문에 검찰은 김씨 구속에 어느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통상적으로 법원은 피의자가 물증이 있는데도 혐의를 계속 부인하면 '증거인멸의 우려가 있다'고 판단, 영장을 발부한다.
검찰이 녹취록을 근거로 김씨 구속영장에 적시한 혐의는 750억원대 뇌물공여, 53억원 횡령, 액수 미상의 배임 등 상당한 규모다. 검찰은 구속 영장 발부 사유 중 하나인 사안의 중대성도 갖췄다고 봤다.
하지만 법원은 김씨의 영장심사에서 정 회계사 녹취록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검찰이 영장심사에서 김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건넸다는 5억원에 대해 그간 '현금 1억원과 수표 4억원'이라는 의견과 달리 현금 5억원이 건너갔다고 주장한 것이 치명적이었다. 지난 11일 김씨를 조사할 때만 해도 검찰은 수표 4억원과 현금 1억원을 주지 않았냐며 추궁했으나, 수표 4억원이 남욱 변호사의 사무실에서 발견되면서 녹취록의 신빙성을 스스로 훼손한 것이다.
여기에 검찰은 법정에서 핵심 물증인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 파일을 틀려 했으나 재판장으로부터 제지당했다. 변호인 측도 "증거 능력이 확인되지 않은 파일"이라며 이의를 제기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검찰이 김씨를 구속하는데 실패하면서 정관계 로비 수사는 쉽지 않은 상황이 됐다. 로비가 없었다는 김씨 측 주장에 힘이 더 실리는 탓이다. 김씨 측은 영장심사에서도 '700억원 약정설'에 대해선 "돈을 주기로 약속한 적이 없다"고 했고, 곽상도 의원 아들에게 준 퇴직금이 뇌물이란 주장에는 "구체적으로 어떤 편의를 받았다는 것이냐"고 따진 것으로 알려졌다. 로비 자금이 350억원이었다는 정 회계사의 주장 역시 검증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검찰은 로비 입증을 위해 추가 자료나 진술을 확보해야 되는 상황이 됐다. 곧 귀국하기로 한 남욱 변호사에 대한 조사 등을 통해 검찰은 증거를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김씨 측은 이날 영장이 기각되자 "자숙하고 자중하고 겸손한 모드로 수사에 임한다는 게 기본 입장"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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