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호주 혼내려다 되레 부메랑..석탄값 연일 최고치

정은혜 입력 2021. 10. 15. 00:03 수정 2021. 10. 15. 0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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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난을 겪는 중국이 엎친 데 겹친 격으로 ‘석탄 대란’이 악화하고 있다. 중국 북부 산시(山西)성에 닷새간 내린 폭우로 이 지역 탄광 60곳이 일시 폐쇄되면서다. 폭우의 여파로 석탄 가격이 사흘간 올라 지난 13일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 상품거래소의 석탄 1월 선물은 t당 1640위안(약 30만2000원)을 기록하며 연초 대비 세 배 급등했다. 이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늘어난 에너지 수요에 따라 석탄 수요가 증가한 데다, 중국 석탄 공급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산시성에 지난 2일부터 폭우가 내리면서 석탄 생산에 차질을 빚은 데 따른 것이다. 정저우 상품거래소는 지난 11일 12%, 12일 10% 등 하루 10%씩 상승하며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중국 정부에 따르면 이번 폭우로 중국 북부 70개 이상의 구와 마을에서 주택 붕괴와 산사태가 발생했다. 최소 15명이 사망하고 176만 명이 피해를 보았다. 산시성 탄광 682곳 중 60곳이 침수돼 일시 폐쇄됐다. 연간 480만t을 생산하는 4곳도 폐쇄된 상태다. 설상가상으로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입마저 악천후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10월부터 호주산 석탄 수입을 금지한 중국은 석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은 러시아·인도네시아·카자흐스탄 등으로부터 석탄을 수입하며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관세청)는 지난달 석탄 수입량이 3288만t으로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석탄 자체 생산에도 박차를 가하던 중이었다. 산시성과 네이멍구 자치구 지방정부는 폭우가 오기 전 관내 200여 개 탄광에 증산을 지시했다. 하지만 이상 기후로 폭우가 쏟아지면서 이 역시 뜻대로 되지 않게 됐다.

반면에 호주는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큰 피해를 볼 것이란 예상을 깨고 사상 최대 무역 흑자를 기록했다. 13일 호주 통계청에 따르면 호주는 지난 8월 151억 호주달러(약 13조원)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이는 7월보다 18.9% 증가한 것으로, 월간 사상 최대 무역 흑자다. 이는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한 데 따른 것이다.

최대 원자재 수출국인 호주와 수입국 중국의 관계는 지난해 4월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코로나19 발원지 국제 조사를 요구하면서 악화했다. 중국은 지난해 5월 호주산 쇠고기·보리 수입에 제재를 가하고 10월에는 석탄 수입 등을 중단했다. 그런데 원자재 가격이 폭등하면서 오히려 호주가 웃게 됐다.

정은혜 기자 jeong.eunhye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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