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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세훈, 김헌동 SH사장 밀어붙이는 이유.."재선 넘어선 포석"

이밝음 기자 입력 2021. 10. 15. 06:00 수정 2021. 10. 15.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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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부터 분양원가 공개 등 공감대..'반값 아파트' 계획
정책의지 보여줄 상징적 인물, 성과 내면 차기 대선의 발판
김헌동 전 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 본부장. 2020.8.6/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이밝음 기자 = 오세훈 서울시장이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사장 공모에서 한 차례 탈락했던 김헌동 전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을 재공모를 통해 최종 후보로 내정했다.

김인호 서울시의회 의장이 14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 시장의 몽니를 누가 이기겠느냐"고 강하게 비판할 정도로 시의회 민주당이 강하게 반발하고 있지만 오 시장은 결국 김 전 본부장 임명을 강행할 것으로 보인다.

오 시장이 서울시 안팎의 반발과 우려에도 김 전 본부장 임명을 고수하는 강한 의지가 무엇인지 관심이 모인다. 오 시장이 김 내정자를 통해 구현하고자 하는 부동산 정책이 장기적인 정치적 포석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김헌동은 상징적 인물"…오세훈 차기 대선 승부수 될까

김 전 본부장의 SH공사 사장 공모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앞서 김현아 전 후보자가 자진 사퇴한 뒤 진행한 두 번째 SH공사 사장 공모에서 김 전 본부장은 유력한 후보로 알려졌지만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오 시장이 다른 후보자들에게 모두 부적격 판단을 내리면서 이례적으로 세 번째 공모가 열렸다.

결국 김 전 본부장은 재수 끝에 세 번째 공모에서 1순위 후보로 추천됐다. 오 시장은 지난 8일 김 전 본부장을 SH공사 사장에 내정했다.

서울시 고위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김 전 본부장은 상징적인 인물"이라는 말로 오 시장의 의중을 귀띔했다.

부동산 정책은 특성상 단기간에 성과를 보여주기 어려운데, 오 시장의 임기는 8개월도 채 남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저격수'로 불리는 시민단체 인사를 통해 오 시장의 정책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김 전 본부장의 부동산 정책이 성과를 내면 오 시장이 서울시장 재선에 이어 차기 대선으로 가는 발판이 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현 정권의 가장 아픈 손가락인 부동산 정책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셈이다.

다른 서울시 관계자는 "오 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뒤, 김 전 본부장의 SH 사장 임기 3년 동안 함께 부동산 정책 성과를 내면 차기 대선까지도 그 영향이 이어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건물만 분양하면 강남에 3억 아파트 가능"

현재 예상되고 있는 오 시장이 김 전 본부장과 함께 진행하려는 부동산 정책으로는 '토지임대부 주택'이 꼽힌다.

토지는 공공이 임대하고 건물만 저렴하게 분양하면 강남에도 30평 아파트를 3억원대에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 김 전 본부장의 설명이다.

서울시는 송파구 옛 성동구치소 부지, 서초구 성뒤마을, 강남구 옛 서울의료원 북측 부지 등에 토지임대부 주택 공급을 검토하고 있다.

김 전 본부장은 <뉴스1>과 통화에서 "서울에서 아파트가 지어진 땅은 5%도 안 된다"며 "서울에 싸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는 땅이 많고, 공기업은 그런 곳에 아파트를 지을 수 있는 특권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까지는 땅을 확보해서 SH가 공급하는 게 아니고 건설업자한테 팔아버렸다"며 "국민들 땅을 빼앗아서 재벌한테 상납하듯 싸게 넘기면 결국 건설업자들 배만 불리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전 본부장은 2000년부터 경실련에서 활동하며 분양원가 공개 등을 촉구해 왔다. SH공사를 상대로 분양원가 공개 소송도 주도했다.

SH공사는 땅을 낮은 가격에 수용할 수 있기 때문에 분양원가까지 낮추면 더 저렴하게 아파트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전 본부장은 SH공사 사장에 임명되면 바로 분양원가 공개를 추진할 계획이라며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13일 오후 서울 노원구 상계동 동북권(상계·창동) 제4도심 조성 현장을 방문, 개발계획을 보고 받고 있다. 2021.10.13/뉴스1 © News1 이성철 기자

◇2006년부터 인연…김헌동, 오세훈 과거 부동산 정책 호평

오 시장과 김 전 본부장의 정책적 교감은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오 시장은 서울시장 당선 직후 경실련에서 활동하던 김 전 본부장을 찾아가 부동산 정책 조언을 구했다. 이후 오 시장은 김 전 본부장의 조언을 받아들여 아파트 후분양제 도입, 분양원가 공개, 분양가 상한제 등을 선언하고 실행했다.

김 전 본부장은 "오 시장이 당선 후 2006년 9월에 (분양원가 공개 등을) 선언하고, 2007년부터 실행했다"며 "대통령이 반대하고 법으로 강제하지 않았는데도 자체적으로 SH공사 내규를 바꿔서 분양원가 공개를 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오 시장은 지난 4월 서울시장 재선에 성공한 뒤에도 김 전 본부장을 찾아가 부동산 정책을 물었다고 한다. 김 전 본부장은 "과거에 본인이 했던 걸 다시 하라고 제안하자 오 시장이 같이 와서 직접 하면 어떠냐고 했다"며 SH공사 사장 공모 계기를 설명했다.

◇서울시 "민주당도 김헌동도 결국 주거안정 주장 같아"

한편 서울시는 김인호 의장의 '오세훈 몽니' 발언에 대해 당혹스럽다는 반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시의회가 청문회 일정을 조율했으면 좋겠다고 해서 존중하면서 시기를 협의하고 있는데 (김 의장 발언은) 당혹스럽다"고 유감을 표했다.

그러면서 "시의회 민주당 의원들이 주장하는 게 김 전 본부장의 주장이랑 가치관이 다른지 의문스럽다"며 "민주당도 주장하는 건 서민들의 주거안정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서울시와 시의회는 청문회 일정을 계속 조율하고 있다. 시의회에서 10월 중 원포인트 임시회 개최는 어렵다는 입장이라 11월 본회의에서 최대한 빠르게 청문회를 진행하는 방향으로 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일부 시의원들은 여전히 청문회 보이콧을 주장하고 있어 청문회가 순조롭지는 않을 전망이다.

김 전 본부장은 "저도 부족한 사람이고 흠이 있다"며 "(청문회에서) 검증하고 바르게 지적해주면 고칠 것"이라고 말했다.

bright@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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