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시줍줍]고배당에 힘쓰는 동남합성..Why?

김보라 입력 2021. 10. 1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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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분기 4300원..연이은 고배당 정책 시행
지난해 감자차익 등 배당재원으로 돌려

세제, 섬유, 종이, 금속, 농약 등의 제품을 만들 때 들어가는 재료인 계면활성제. 이 계면활성제를 중점적으로 생산하는 동남합성이 12일 배당을 한다는 내용의 공시를 발표했어요.

▷관련공시: 동남합성 10월 12일 현금ㆍ현물배당결정

2021년도 1·2·3분기를 훌쩍 지나 어느덧 마지막 분기에 들어섰죠. 3분기를 막 지난 시점이니 분기배당 공시가 나올 법도 한데요. 동남합성이 발표한 공시도 분기배당을 한다는 내용. 

*참고로 배당에는 결산배당(한 해 회계연도 결산과 함께하는 배당), 분기배당(분기마다 하는 배당), 반기배당(6개월에 한 번 하는 배당)이 있어요. 

그런데 놀랄만한 부분이 바로 배당금 액수인데요. 동남합성은 무려 1주당 4300원을 지급하겠다고 밝혔어요. 배당금이 주가의 몇 퍼센트 비율인지를 따져보는 시가배당률은 무려 6.2%.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배당을 진행하는 상장기업 529곳(2020년 기준)의 평균 시가배당률은 2.28%(보통주)인데요. 동남합성의 시가배당률은 상장기업 평균을 훌쩍 뛰어넘는 상당한 수치죠. 

그렇다고 동남합성이 처음부터 고배당을 지급하는 회사는 아니었는데요. 어떤 사연이 있었는지 지금부터 알아볼게요. 

100원 단위 배당하던 회사

1996년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동남합성은 2009년 처음으로 배당을 시작했는데요. 당시 동남합성이 결산배당금으로 주주들에게 지급했던 금액은 1주당 300원. 이후 동남합성은 꾸준히 200원에서 300원대의 결산배당금을 지급해왔어요.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그러던 중 2018년 처음으로 분기배당으로 전환, 두 차례의 배당금을 지급하더니 2019년 2월 3000원이라는 고액의 결산배당금을 주주들에게 나눠줬어요. 상장이례 처음 있는 고배당이었죠. 같은 해 10월 동남합성은 다시 1주당 200원의 분기배당금을 지급했는데요. 

이후 동남합성은 3차례에 걸쳐 고배당을 결정했어요. 2021년 4월 3200원, 20201년 10월 6700원을 지급했고 올해 10월 1주당 4300원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한 것이죠. 

고배당 이유…넉넉한 배당재원

'이익이 없으면 배당도 없다'는 말이 있죠. 200~300원 수준의 배당을 하던 기업이 갑자기 연속으로 고배당을 하려면 그만큼 회사 곳간이 넉넉해야 해요. 

배당금은 기업이 보유한 배당가능이익을 활용하는데요. 상법상 배당은 배당가능이익 내에서 하는 것이 원칙이기 때문. 배당가능이익은 기업의 순자산(자산총계-부채총계)에서 자본금과 이익준비금, 미실현이익 등을 공제하고 남는 돈을 말해요. 

동남합성이 연속해서 고배당을 결정한 이유는 지난해 늘어난 배당재원 때문. 동남합성은 배당가능이익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배당가능재원을 확보했는데요.

2019년 5월 액면가 5000원을 500원으로 줄이는 액면감자를 진행하며 확보한 감자차익, 주식발행초과금, 자기주식처분이익 금액 250억5938만6000원을 배당가능재원으로 돌렸기 때문. 

감자차익, 주식발행초과금, 자기주식처분이익은 자본잉여금에 속하는 회계항목인데요. '상법 제461조의 2'에 따르면 자본금의 150%를 초과하는 자본잉여금을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 이익잉여금으로 전환해 배당재원으로 쓸 수 있어요. 동남합성은 바로 이 규정을 이용해 배당재원을 확보한 것이죠.

세금 안내는 배당 

그래픽=유상연 기자 prtsy201@

보통 배당금은 배당소득세를 떼는데요. 2000만원 이하의 배당금은 15.4%(소득세 14%+지방소득세 1.4%)의 배당소득세를 떼고 배당금을 받아요. 

그런데 자본잉여금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지급한 배당금은 세금을 떼지 않아요. 자본잉여금은 영업활동을 통해 얻은 이익이 아닌 자본거래(주식발행, 감자차익, 합병차익 등)를 통해 얻은 이익이기 때문에 영업활동 이익과 구별해 별도의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 것이죠. 

따라서 이번 3분기 동남합성의 배당을 받는 주주들은 1주당 4300원의 배당금이 고스란히 증권사 계좌로 들어와요. 

동남합성 관계자도 "이번 배당은 감자차익, 주식발행초과금 등을 배당재원으로 활용해 지급하는 것이기 때문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는다"고 설명했어요. 

미원홀딩스, 배당금만 63억원 

지난해 기준 동남합성의 소액주주 비율(총 발행주식수 기준)은 17.8%. 주주수로는 1673명으로 소액주주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에요. 따라서 연이은 고배당의 소액주주 수혜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는 점. 

다만 동남합성 최대주주이자 미원그룹 지주회사인 미원홀딩스와 미원상사, 그리고 미원그룹 김정돈 회장에겐 한 마디로 배당잔치가 열린 상황인데요. 

미원홀딩스는 동남합성 지분 40.55%를 가지고 있어요. 2대주주인 미원상사는 8.86%를 보유 중. 김정돈 회장은 주식을 일부 팔아서 지난해 말보다는 주식 수가 다소 줄었지만 3.63%의지분율을 확보하고 있어요.

미원홀딩스, 미원상사, 김정돈 회장 역시 동남합성 주주이기 때문에 이번 배당금을 받는데요. 미원홀딩스는 63억원, 미원상사는 13억7600만원, 김정돈 회장은 5억6330만원의 배당금을 받을 예정. 더군다나 이번 배당은 세금을 부과하지 않기 때문에 3대 주주들은 모두 고액의 배당금을 고스란히 수령해요.

*독자 피드백 적극! 환영해요. 궁금한 내용 또는 잘못 알려드린 내용 보내주세요. 열심히 취재하고 점검하겠습니다.

김보라 (bora5775@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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