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화살테러.."때가 왔다" 경고한 외톨이 무슬림 소행
노르웨이의 조용한 소도시 콩스베르그에서 활과 화살로 5명을 살해하고 2명을 다치게 한 용의자는 이슬람교로 개종한 덴마크 국적의 37세 남성이었다.
14일(현지시간) 영국 BBC 방송과 일간 더타임스는 노르웨이 정보기관인 경찰치안국(PST)의 브리핑을 인용해, 13일 발생한 화살 테러의 용의자가 노르웨이 아버지와 덴마크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에스펜 안데르센 브라텐이라고 보도했다. 브라텐은 노르웨이에서 태어났지만 국적은 덴마크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노르웨이의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말했다.
수사를 맡은 스베인 아티아센 검사는 현지 언론인 NRK와의 인터뷰에서 "브라텐은 일면식도 없는 사람을 상대로 무차별 공격했다"고 말했다. 그는 "심지어 브라텐이 사람을 죽이기 위해 집에 들어가 살인을 저질렀다는 정보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넓은 지역을 배회하며 겁에 질린 사람들에게 화살을 쏘아댔다. 그에게 희생된 사람들은 모두 50~70대"라고 말했다. 한 여성은 교차로에서 피를 흘린 채 쓰러졌는데 칼에 찔린 상태였다. 경찰에 검거될 당시 브라텐은 활·화살 외에 칼과 다른 무기도 소지한 상태였다.
PST의 수사책임자 한스 스베르 쇼볼트는 "브라텐이 정신건강 문제로 수차례 의료기관에 다녔던 이력이 있다"면서 "그의 공격이 테러 행위인지, 정신과 문제인지 판단하는 것이 수사의 중요한 부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PST는 브라텐의 공격을 테러로 잠정 결론 내렸을 뿐 확정하진 않았다.
외신에 따르면, 브라텐은 불안한 정신세계로 인해 오랜 기간 가족과 친구, 이웃에게 경계대상이었다. 지난해에는 부모를 살해하겠다고 협박해 6개월 접근금지명령이 내려졌고, 같은 해 친척 2명을 죽이겠다고 말해 재차 접근금지령에 처해졌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그의 가족은 경찰에 그를 수차례 신고했다.
브라텐이 이슬람교로 개종한 건 몇 년 전이다. 이후 급진화되면서 과격한 성향을 드러냈다. NRK는 브라텐의 어린 시절 친구 중 한명이 2017년 그의 이슬람 급진화에 대해 경찰에 신고한 적이 있다고 보도했다. 비슷한 시기 브라텐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경고하겠다. 때가 왔다. 구원받고 싶다면 자신이 무슬림이라는 것을 증언하라"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렸다. 가족과 떨어진 채 친구도 거의 없는 외톨이로, 직업도 없이 지내며 스스로를 이슬람 사자(messenger)라 칭했다.
노르웨이 언론은 브라텐이 2012년 인도 대마초인 하시시를 구입하고 절도를 저지른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은 적 있다고 보도했다. 경찰은 브라텐이 법원에서 심리를 받기 전에 정신과 의사의 감정부터 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콩스베르그 주민들은 큰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한 상태다. 콩스베르그 메인 광장에는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꽃과 양초가 놓였다. 지역 주민인 켈 안데르스(28)는 더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마을은 조용하고 평온했다. 이웃끼리 비밀이 거의 없는 곳이었다"며 "이번 사건은 초현실적이며 믿기 어렵다. 지금 이곳에는 긴장과 두려움뿐이다"고 말했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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