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고 더블, 아니 3배로 가"..초고위험 ETF에 몰리는 불개미들

고득관 입력 2021. 10. 15. 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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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PI = 연합뉴스]
미국 증시가 최근 주춤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서학개미들이 초고위험 ETF 투자로 몰려들고 있다. 지수의 2배도 아닌 3배를 추종하는 ETF를 대거 매수하고 있는 모습이다.

15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들의 해외 주식 순매수 1위는 'PROSHARES ULTRAPRO QQQ ETF'(TQQQ)가 차지했다. 이 기간 순매수 금액은 2억265만달러(2395억원)을 기록했다.

2위는 1억3990만달러(1654억원)를 순매수한 'DIREXION DAILY SEMICONDUCTOR BULL 3X ETF'(SOXL)가 차지했다. 'Bank of Montreal MicroSectors FANG Innovation 3x Leveraged ETN'(BULZ)가, 1억1219만달러(1327억원)로 뒤를 이었다.

서학개미 순매수 1~3위인 TQQQ와 SOXL, BULZ 모두 3배 레버리지 ETF(상장지수펀드)다.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곱버스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KODEX 레버리지'는 코스피200 지수를 -2배, 2배로 추종한다. 즉 코스피200 지수가 1% 상승하면 곱버스는 -2%의 손실이 생기고, KODEX 레버리지는 2%의 수익이 난다. 하지만 3배 레버리지 ETF는 이보다도 변동성이 더 크다.

TQQQ는 나스닥100 지수를, SOXL은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각각 3배로 추종하는 상품이다. BULZ는 Solactive FANG Innovation 지수를 3배로 추종하는 ETN(상장지수증권)이다. 이들 모두 기초 지수가 1% 상승하면 3%의 수익을 내는 반면, 1% 하락하면 손실도 -3%로 커진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금리 상승과 함께 나스닥100 지수의 조정세가 연출되자 반등 기대감으로 TQQQ가 자금 유입 상위를 기록했다"라면서 "반면 헬스케어, 필수소비재 등 섹터 ETF에서는 자금이 유출됐다"고 말했다.

국내와 달리 뉴욕증시에는 다양한 3배 ETF가 상장돼 거래되고 있다. TQQQ와 정반대로 나스닥100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SQQQ와, SOXL과 정반대로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를 역으로 3배 추종하는 SOXS가 있다. 또 FANG+(테슬라·구글·트위터·페이스북 등 미국 혁신기업 10곳) 지수의 3배를 추종하는 FNGU와 이를 역으로 3배를 추종하는 FNGD,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의 3배를 따라가는 SOXL, S&P 500 지수를 3배 추종하는 SPXL, 역으로 3배 추종하는 SPXS 등 3배 레버리지 상품도 있다. 코스피 지수 변동폭의 3배씩 움직이는 KORU ETF도 미국 증시에서 거래되고 있다.

하지만 개인 투자자들이 다루기엔 지나치게 변동성이 크고 위험하다는 지적도 있다. 기본적으로 레버리지 ETF는 선물·옵션 만기에 따른 거래비용(롤오버 비용)이 크기 때문에 장기 투자에 적합하지 않은 상품이다. 3배 레버리지 ETF의 롤오버 비용은 일반적인 ETF의 3배다. 수수료도 1% 안팎으로 ETF 가운데 가장 비싼 수준이다. 손실이 나서 의도치 않게 장기 보유하게 돼도 별다른 손해가 없는 일반 주식과 달리 장기 투자시 손실이 더욱 누적되는 구조다.

또 일간 지수 변동의 3배 또는 -3배를 추종하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추종 지수와 상반된 흐름을 보일 수 있다는 점도 문제다. 레버리지 ETF는 지수가 꾸준히 하락하거나 꾸준히 상승해야 수익이 난다. 최근처럼 지수가 1%대 급등락을 이어가는 장세에서는 기초 지수와 ETF 수익률이 차이가 나게 되는 경우가 많다.

[고득관 매경닷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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