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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기] 아이폰13, 스마트폰이 낼 수 있는 최고의 퍼포먼스

김은경 입력 2021. 10. 16.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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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혁신 없다' 평가 반복되지만 AP 자체가 혁신
'재미' 아닌 '기본' 충실..카메라 등 성능 강화 집중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혁신이 없다.”


애플 신규 스마트폰 ‘아이폰13’이 공개된 뒤 올해도 똑같은 평가가 반복됐다. 애플 제품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탓일까. 신제품이 출시되면 매년 혁신이 없다는 반응이 쏟아져 나온다.


‘혁신(革新)’의 사전적 의미는 ‘묵은 풍속·관습·조직·방법 따위를 완전히 바꿔서 새롭게 한다’는 것인데, 사실 외관만 놓고 보면 전작과 거의 비슷하니 이 같은 표현이 아예 틀린 건 아닐 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아이폰이 탄생한 순간부터 애플의 혁신이 단순하게 제품 외관에 있지는 않았다.


“스마트폰은 한 손으로 조작이 가능해야 한다”는 스티브 잡스의 철학은 대화면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면서 깨진 지 오래지만, 애플은 스마트폰 시대에 접어든 지난 10여년 간 단 한 번도 바(bar·막대) 형태의 제품에서 벗어난 적이 없었다. 사용자 편의와 기술적인 필요성, 시대 흐름에 맞게 조금씩 디자인을 수정해왔을 뿐이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이 그보다 집중하는 것은 사용자경험(UI)과 사용자환경(UX)이다. 다른 제조사 대비 압도적인 성능을 내는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와 고집스러움이 느껴질 정도로 섬세하고 부드러운 제스처,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견고한 만듦새, 한번 빠지면 벗어나기 힘든 생태계.


이 모든 것을 종합한 것이 애플의 혁신이라면 혁신일 것이다. 특히 세대를 거듭할수록 괴물급에 가까워지는 AP는 이제 스마트폰의 두뇌로만 쓰기엔 아까울 정도로 폭발적인 성능을 내주고 있다.


올해 새로 나온 제품은 어떨까. 애플에서 아이폰13 핑크 모델을 대여해 며칠간 사용해봤다. 전면부터 살펴보면 디스플레이 상단 중앙에 화면을 가리는 노치 크기가 약 20% 줄어들었다. 하지만 큰 체감은 되지 않는다.


크기가 작아졌다고는 해도 타사 플래그십 제품 대다수가 펀치홀을 채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여전히 불편한 존재감을 자랑하며 눈에 거슬리는 건 매한가지다. 애플이 잠금 해제 방식을 바꾸거나 기존 ‘페이스 아이디(ID)’ 기술을 대체할 방법을 찾지 않는 이상 노치를 유지할 것으로 보여 아쉽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색상은 전형적인 핑크로 보기엔 애매하다. 딸기우유 색으로 표현하자니 그보다는 조금 더 연한 것 같다. 언뜻 보면 붉은빛이 도는 화이트 색상 같기도 하다. 그나마 측면의 알루미늄 밴드가 좀 더 진한 핑크빛을 띠고 있어 색에 대한 정체성을 살려준다.


‘뇌이징’(뇌+에이징. 처음엔 별로지만 시간이 지나며 적응한다는 뜻의 신조어)이 완료된 걸까. 카메라 모듈은 이제 큰 거부감이 느껴지지 않는다. 위아래로 나란히 놓였던 렌즈 배열이 대각선으로 바뀌었고 좀 더 두꺼워졌다. 렌즈를 감싼 테두리 색상을 측면 밴드와 통일해 일체감을 높였다. 평평한 측면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전작 ‘아이폰12’와 크게 다르지 않다.


애플이 신제품을 발표하면서 강조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AP 등 전반적인 성능 개선과 카메라다.


스마트폰 성능 테스트에는 고사양 게임만 한 게 없다. 넷마블의 신작 모바일 오픈월드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마블 퓨처 레볼루션’을 구동해봤다. 가장 놀란 것은 마블 히어로의 땀구멍까지 표현해내는 그래픽도, 끊김 없이 부드러운 게임 구현도 아니었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스마트폰으로 게임을 하면서 늘 불만이었던 ‘발열’이 느껴지지 않았다. 고사양 게임을 삼십분 이상 돌려도 후면이 따뜻해지지 않고 일정한 온도를 유지했다. 이 하나만 놓고 봐도 얼마나 최적화가 잘 돼 있는지, AP 성능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하게 한다.


올해 출시된 타 제조사 동급 안드로이드 스마트폰의 경우 아무리 플래그십이어도 이 정도로 고사양의 게임을 구동하면 5분 이내에 여지없이 후면이 따뜻해져 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아이폰13 시리즈에 탑재된 AP ‘A15 바이오닉칩’은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4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기반으로 처리 성능이 각각 50%, 30% 개선됐다. 애플에 따르면 CPU의 경우 현존하는 스마트폰에 탑재된 것 중 가장 빠르다. 게임 외에도 전반적으로 여러 앱을 동시에 이용할 때 버벅대거나 강제로 종료되는 현상이 현저히 줄었다.


카메라는 의미 없는 화소 경쟁 대신 사진 품질을 높이는 데 방점을 뒀다. 아이폰13 후면 듀얼 카메라 시스템에는 센서 시프트 광학식흔들림보정(OIS) 기능과 초광각 렌즈, 1.7 마이크로미터(㎛) 픽셀 등이 적용됐다. 어두운 곳에서도 흔들림 없이 선명한 사진 촬영이 가능하며 최대 60fps 4K 화질로 동영상을 찍을 수 있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왼쪽)과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 왼쪽 아래 가로등 조명 빛 번짐 현상이 개선된 것을 확인할 수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새로운 16코어 뉴럴 엔진은 초당 15조8000억회의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영상과 사전처리 성능이 강화됐다고 한다.


실제 ‘아이폰11’과 아이폰13로 비슷한 조건에서 같은 피사체를 촬영한 사진을 비교해보면 정교함이 살아나고 빛 번짐 현상이 개선되면서 전체적으로 품질이 향상된 것을 확인해 볼 수 있다.


특히 야간과 주간 모두 조명에서 뿜어져 나오던 빛 번짐 현상이 크게 줄었다. 다만, 초록색 점 형태로 빛의 잔상이 나타나는 고스트(플레어) 현상은 여전히 남아있었다.


동영상을 찍을 때는 시네마틱 모드가 유용했다. 특히 사물보다는 인물을 찍을 때 효과가 두드러졌다. 올해부터 아이폰13에 적용된 완전히 새로운 동영상 촬영 모드인데, 인물에 따라 포커스가 자동으로 전환돼 그냥 찍어도 짐벌이나 전문 장비를 사용한 것처럼 그럴듯한 결과물을 내준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왼쪽)과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 조명 빛 번짐 현상은 개선됐으나 초록색 점 형태로 빛의 잔상이 나타나는 고스트(플레어) 현상은 여전히 남아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종합적으로 아이폰13은 여전히 애플 제품에서만 느낄 수 있는 뛰어난 AP 성능과 완성도가 돋보이는 제품이다. 다만 스마트폰 성능이 상향 평준화된 요즘, 이미 전작인 아이폰12를 구매했거나 타사 플래그십 제품을 사용 중인 사람들의 교체 수요를 자극할 정도로 매력적인 ‘환승’ 요인이 있지는 않아 보인다.


올해 유독 혁신이 없다는 박한 평가가 나오는 이유는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의 흥행과도 관련이 있을 것 같다. ‘갤럭시Z플립3’의 흥행 요소는 플래그십급 성능이 아니다.


오히려 성능만 놓고 보면 준프리미엄급에 가깝다. 폴더블폰의 성공은 지루한 바 형태 스마트폰 오버스펙 경쟁에서 탈피하고 새로운 흐름과 유행을 만들어 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 아이폰13은 그런 면에서 여전히 좋지만 이제는 새롭거나 호기심을 자극하는 재밌는 제품은 아니게 돼버린 것이다.


일각에서는 애플 역시 머지않은 미래에 폴더블폰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한다. 경쟁은 언제나 소비자들에게 이롭다. 애플이 특유의 감성과 디자인, 뛰어난 AP를 앞세워 폴더블폰 시장 후발주자로 참전할지 기대된다.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왼쪽)과 ‘아이폰11’. 어두운 곳에서 OLED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아이폰13이 LCD가 탑재된 아이폰11보다 검은 화면을 더 잘 구현해 내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왼쪽)과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위쪽)과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1’(왼쪽)과 ‘아이폰13’으로 촬영한 사진.ⓒ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애플 스마트폰 ‘아이폰13’ 시네마틱 모드로 촬영한 동영상.ⓒ데일리안 김은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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