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단테, 안단테… 순천만 갈대밭을 걸을 때의 적정 속도(영상)
“순천만을 걸을 땐, 최대한 보폭을 줄이고 자세를 낮추고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합니다. 가능하면 한 장소에서 1∼2분 기다려 주세요. 수많은 생명이 갯벌 위로 여러분을 만나려고 나올 겁니다.”
전남 순천시 순천만보전과 황선미 주무관이 알려준 ‘순천만 갈대길’을 걷는 법입니다. 순천만 갈대길은, 이렇듯 느릿느릿, 맛있는 것 아껴 먹듯이 걸어야 합니다. 걸음이 느릴수록 갈대밭 품은 갯벌이 제 속내를 드러냅니다.
마침 순천만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습니다. 그렇지 않아도 가을이면 제일 먼저 생각나는 명소인데, 유네스코도 인정한 자연유산이라니 가을이 가기 전에 꼭 걸어볼 일입니다. 순천만 갈대길을 걷는 것은, 국내 생태관광의 모범 사례를 체험하는 일이자 유네스코도 인정한 갯벌의 가치를 경험하는 일입니다.
순천만 갈대길은 13.7㎞ 길이의 탐방로입니다. 문체부가 조성한 남해안 종주 트레일 남파랑길의 61코스와 그대로 겹칩니다. 순천시가 조성한 ‘남도 삼백 리 길’ 11개 코스 중 한 코스의 이름이 순천만 갈대길입니다. 와온 해변에서 시작해 용산전망대를 올랐다가 순천만 습지를 관통한 뒤 제방을 따라 걸어 화포까지 가면 끝납니다. 석양 예쁘기로 소문난 와온 해변에서 일몰을 맞으려면 역방향으로 걷기를 권합니다.
용산전망대 가는 길만 오르막이 있을 뿐 다른 구간은 대체로 평평합니다. 안단테, 안단테, 안단테…, 순천만 갈대길을 걸을 때의 적정 속도입니다.
손민호 기자 plove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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