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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30여년 만에.. 프랑스 뺨치는 뉴질랜드 와인, 비결은?

권오균 입력 2021. 10. 16.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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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질랜드관광청 웨비나서
오클랜드 거주 와인 전문가
뉴질랜드 와인 4대장 소개
"늦은만큼 시행착오 덜 겪어
일교차, 일조량 우수해 최적지"
피노누아, 로버트 파커가 극찬
신상 '쿰메우 리버'도 주목

뉴질랜드 와인은 1970년대 시작했다. 다른 신대륙 와인과 비교해서도 상당히 늦었다. 그렇지만, 빠르게 발전할 수 있던 이유는 늦게 시작한 덕분이었다. 칠레나 호주가 100여년간 겪은 시행착오를 뉴질랜드는 상대적으로 덜 겪었다.

혹스베이 푸든 앤 와인 클래식 축제의 모습.

걸음마 단계인 뉴질랜드 와인은 늦은 출발이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예를 들어 포도나무 수령이 30~40년 사이가 좋다. 지금 뉴질랜드 포도나무 수령은 대부분 25~30년쯤 됐다. 이제 본격적으로 제대로 된 와인을 보여줄 시기다. 뉴질랜드는 현재 와인 산업이 발전하면서 와이너리 투어 관광객들이 모이고, 미식도 발달하며, 변모하고 있다. 과거 호주와 미국도 그랬다.

프랑스 와인 못지 않다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뉴질랜듸 와인의 비결은 무엇인가. 유튜브에서 ‘혼술러 테일러’ 채널을 운영하는 테일러는 영국 와인을 가르치는 강사로 활동하다가, 오클랜드로 이주한 와인 전문가다. 테일러는 “뉴질랜드 소비뇽 블랑은 세계 최고 수준이고, 피노누아는 태동 단계를 거쳐 올라가는 단계다. 뉴질랜드는 일조량이 깡패여서 과일 향이 살아있고, 산도가 탄탄하다”고 강조한다.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사무소에서 일하는 장소라 차장은 “뉴질랜드는 와인을 음미하며 주변 여행지를 즐기는 여행이 가능하다”고 거들었다.

최근 뉴질랜드 관광청이 실시한 교육프로그램에서 ‘홈술러 테일러’가 소개한 4곳을 집중 조명한다. 테일러의 강의를 정리해 수많은 뉴질랜드 와인 산지 중에 대표적 와이너리 4곳과 추천 와인을 소개한다.

1. 센트럴 오타고 - 로버트 파커가 추천한 '펠튼 로드'
센트럴 오타고.

남섬에서도 최남단에 있다. 적도와 가까워질수록 기온이 올라간다. 남반구는 반대로 남쪽으로 갈수록 춥다. 남섬 최남단 센트럴 오타고는 매우 춥다. 전 세계 최남단 와인 산지다.

유명한 퀸스타운이 유명하다. 산이 있어 평평하지 않고 눈이 내리고 만년설이 있다. 너무 추워서 포도 재배가 어려울 거 같았으나, 지질학자와 와인 전문가들이 와서 조사했다. 피노누아를 재배하기 좋을 거 같다는 평가를 받았다. 피노누아 품종은 프랑스 부르고뉴 지역이 고향이다. 로마네콩티 같은 고가 제품도 있다. 그 외에도 고가 와인이 수두룩하다.

피노누아 재배는 어렵다. 딱 정당히 익어야 한다. 조금만 춥거나 더워도 채소 향 같은 좋지 않은 풍미를 낸다. 미국과 호주, 아르헨티나도 어려움을 겪었다. 전체적으로 일조량이 우수하다. 날씨가 춥지만, 낮에는 햇볕이 내리쬔다. 산도를 잡아주는 훌륭한 기후다. 또한, 샤도네이도 재배한다. 역시 프랑스 부르고뉴 스타일을 따라 하려고 노력했다.

펠튼 로드 피노누아.

펠튼 로드(felton road) 피노누아를 가장 추천한다. 로버트 파커가 “뉴질랜드 피노누아의 새로운 길을 열어준 와인”이라고 추천했다. 로버트 파커는 이탈리아 만 원짜리 와인이 맛있다고 98점을 주면 그 와인이 십만 원 이십 만원이 되어버리는 저명한 와인 평론가다. 반대로 혹평하면 가격이 내려간다.

복합적이고 화사한 맛이다. 요즘 뜨는 농업인 바이오 다이내믹 농법으로 재배한다. 동양의 음양오행설과 비슷한 이야기다. 화학 비료 없이 순수 자연의 문법에 맞게 사용한다. 상당히 돈과 노동력이 많이 든다. 영세한 와이너리는 할 수 없다.

2. 말보로 - LVMH가 인수한 '클라우디 베이'
말보로.

말보로 지역 남섬의 최북단이다. 뉴질랜드 와인의 아버지, 그 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뉴질랜드 전체 와인 생산량의 47%가량이다. 수출 분야에서는 50%를 넘긴다. 말보로가 중요한 이유는 뉴질랜드 와인 산업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뉴질랜드 와인을 세계시장에 최초로 알린 지역이다.

클라우드베이는 1985년부터 소비뇽 블랑을 재배했다. 소비뇽 블랑은 프랑스 루아르 지역 대표 품종이다. 당시 프랑스 외 지역의 소비뇽 블랑은 우수하지 않았다.

클라우디베이 소비뇽 블랑.

클라우드베이가 소비뇽 블랑은 선보이자 난리가 났다. 역시 기후가 축복받은 지역이었다. 말보로 지역은 일교차가 정말 크다. 이 지역 사람들은 반바지에 패딩을 입는다. 패션에 관심이 없어서 그런 줄 알았는데, 일주일 지나고 보니까 그렇게 안 입으면 살 수가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해가 지면 엄청 추운데, 해 뜨면 살갗이 탈 거 같이 따갑다. 일조량이 일 년에 2430시간이다. 서울의 일조량 2000시간가량이니, 그보다 20%가량 많다. 말보로는 하루에 사계절이 있다고 한다. 소비뇽 블랑을 심기만 해도 성공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사람들이 몰려와 와인 산업이 엄청나게 발전했다. 그래서 기업형 와이너리다 많다. 와인을 하루 종일 마시고 취하고 싶다면 여기가 좋다. 반면, 아름다운 자연을 함께 즐기려면 오타고가 더 나을 수도 있다. 으리으리한 건축물이 있고, 전문 서버가 음식과 같이 내준다.

말보로 소비뇽 블랑 중에서는 클라우디 베이를 추천한다. 클라우드 베이는 뉴질랜드 와인을 이끌었다. 수집광 기업인 루이비통 모에 헤니시가 2003년에 인수했다. 이후 엄청난 투자를 해서 질과 생산량이 향상됐다.

과일 향이 굉장히 풍부하다. 잔디 같은 느낌으로 상당히 청량하며, 음료처럼 누구나 편하게 마실 수 있다. 그 외 화이트 와인 리스트는 다 추천한다.

3. 마틴버로우 - 뉴질랜드의 로마네꽁띠 '아타랑이'
마틴버로우.

마틴버로우는 북섬의 남단에 있는 수도 웰링턴에서 차로 갈 수 있다. 2시간 거리인데 가는 길이 상당히 위험하다. 산길이 꼬불꼬불하고 험하다. 힘든 길인데 찾아갈 가치가 있다. 와이너리의 규모가 상당히 작다. 마치 유럽 시골 마을 온 거 같다.

양적으로는 뉴질랜드 와인 생산량의 1% 정도를 차지하지만, 질적 가치는 다르다. 뉴질랜드 프리미엄 와인을 대부분 이 지역에서 담당한다. 기본적으로 와인 한 병에 100달러 이상이다. 와인 애호가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규모가 작기에 다양한 관광이 많이 발달한 곳은 아니다. 대신 자전거로 돌 수 있는 재미가 있다.

마틴버로우도 역시 피노누아가 잘 자란다. 산골짜기 마을이라 일교차가 제일 크다. 해가 조금만 져도 빛이 없다. 또한, 가을이 굉장히 건조하다. 이 때문에 포도가 상당히 천천히 익는다. 그래서 복합적인 향이 나온다.

아라탕이 와인.

마틴버로우에서는 ‘아타랑이’라는 와이너리를 추천한다. 이곳도 화이트와인이 괜찮은데, 피노누아가 ‘넘버 원’이다. 별명은 ‘뉴질랜드의 로마네꽁띠’다.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로마네꽁띠 라타쉬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는 설도 있다. 그 정도는 아닐 수도 있지만, 그런 말이 나올 정도로 뛰어나다고 보면 된다.

대부분 가족경영이고, 자부심이 굉장히 강하다. 와이너리 투어 비용은 공짜지만, 오전과 오후 중 예약을 반드시 해야 한다. 인원도 10~15명가량으로 제한이 되어 있다.

한 번은 평일 화요일 비 오는 날 혼자 갔다. 그때 와인도 많이 따라주시고, 상세한 설명을 들어서 좋았다. 한가지 방문 팁은 마을 중간에 와인숍 활용이다. 마틴버로우의 거의 모든 와인을 취급한다. 거기가 와이너리보다 더 싸다. 이유는 모르겠다.

4. 오클랜드 - 부르고뉴 와인 눌러버린 '쿰메우 리버'
쿰메우 리버 주변 위치도.

오클랜드는 세계적인 와인 산지는 아니다. 와인을 수출하려는 목적보다는 대부분 관광서비스로 많이 활용한다. 와이헤케 아일랜드 같은 경우 오클랜드에서 페리로 30분 거리인데 와이너리 투어를 겸해 미식 여행을 즐길 수 있고, 바닷가 휴양 롯지 투숙 같은 다양한 여행이 가능하다.

쿰메우 리버 와인과 와이너리 모습.

그런데 최근 오클랜드 와인이 뉴질랜드뿐 아니라 세계시장을 향해 도전하고 있다. 잡지에 나오고 평론가들이 호응하는 와인이 하나 등장했다. 쿠메우 리버다. 차로 오클랜드에서 1시간~1시간 30분 걸린다.

현지 수입상과 와인 전문가들이 쿠메우 리버에 열광하고 있다. 사연이 있다. 2014년 영국에 세계적 와인 평론가들이 모여서 블라인드 테스트를 했다. 고가 와인 틈바구니에 쿠메우 리버에서 만든 샤도네이 5병이 참가했다. 여기서 굉장히 좋은 점수를 받았다. 심지어 프랑스 부르고뉴 출신 수십만 원, 수백만 원대 와인보다 고평가를 받았다.

맛은 과일 향이 살아있고, 산도가 우수하다. 또한, 크림 파스타가 생각날 정도로 오크 향이 진하고, 입에 꽉 차는 꾸덕꾸덕한 버터 향이 강하다. 2020 빈티지가 좋은 평가를 받는다. 난리다. 공수하려고 시도했으나, 쉽지 않았다. 테슬라 초창기가 생각날 정도로 미래가 유망하다.

※ 사진 제공 및 도움말 : 뉴질랜드관광청 한국사무소, 혼술러 테일러

[권오균 여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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