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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락대전'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송종호 서울경제 기자 입력 2021. 10. 16.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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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승복 이후에도 강원도 잠행 선택
캠프 측 "차순위 후보가 후보직 인계할 수 있는 장치 고민해야"

(시사저널=송종호 서울경제 기자)

"우리는 민주당 대선후보자로서 품위와 정직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겠다." "정정당당! 우리는 원팀이다." 민주당이 지난 7월 경선 도중 과열된 분위기를 식히고 경선 과정에서 파인 감정의 골을 메우기 위해 '원팀 협약식'을 가진 자리에서 당시 경선 후보들은 한 목소리로 '원팀'을 외쳤다.

이처럼 "원팀"을 결의한 지 석 달. 이재명 경기지사는 민주당 대선후보 지위에 올랐고, 최대 경쟁자였던 이낙연 전 대표는 경선 이후 사흘 만에야 승복 선언을 했다. 이 전 대표가 경선 불복도 승복도 하지 않고 사흘간 침묵을 지키는 사이 이낙연 캠프 측은 하루가 멀다 하고 이 후보를 겨냥해 '구속 가능성'까지 언급했고, 지지자들은 민주당 중앙당사에 몰려가 '사사오입'을 중단하라고 시위를 이어갔다. 우여곡절 끝에 이 전 대표가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경선 결과를 받아들였지만 여진은 계속되고 있다. 이 전 대표 캠프는 끝까지 '원팀'이라는 한마디 논평도 없이 뒤끝을 남겼다.

이재명 경기지사(왼쪽)가 10월10일 민주당 제20대 대통령선거 최종 후보로 선출되자 이낙연 전 대표에게 인사를 건네고 있다. ⓒ시사저널 박은숙

이낙연 캠프 "납득 안 돼" "민심은 변하는 것"

10월14일 이 전 대표는 캠프 해단식에서 "오늘로 꿈을 향한 여정이 끝났다 생각 말라"며 "동지에게 상처 줘선 안 된다"고도 했다. 그는 "일시적으로 경쟁할 수 있으나 다시 하나의 강물이 돼야 한다"며 최근의 캠프 대 캠프 간 마찰을 의식한 발언을 내놨다. 그럼에도 이 전 대표는 이재명 후보와의 '막걸리 회동' 등 원팀을 위한 수순 대신 해단식 이후 지방으로 이동해 당분간 잠행할 것으로 보인다. 이 전 대표 측 관계자들은 "이 전 대표가 강원도로 이동해 한동안 머무를 것"이란 취지로 말했다.

실제 경선 이후에도 사흘 동안 강원도 등 지방을 수행비서 없이 홀로 오가며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 측과 당 지도부는 이 전 대표가 이 후보 캠프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아 조속히 '원팀 시너지'를 내주기를 기대하지만, 이 전 대표가 지지자들의 실망을 달래고 자신의 마음을 추스르는 시간이 어느 정도 필요할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 이 전 대표 지지자들의 행보는 예사롭지 않다. 해단식 당일 민주당 경선 투표권을 가졌던 권리당원 및 일반시민 4만6000여 명이 참여해 경선 결과 효력을 정지해 달라고 가처분 신청서를 서울남부지법에 제출했다. 소송 대표자인 김진석씨는 기자회견을 통해 "민주당 경선은 민주주의를 훼손했다"며 "특별당규의 취지인 결선투표를 장려하는 방향이 아니라 '원팀'을 저해하고 분열을 야기하는 방향으로 결론이 났다"고 했다. 이어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노골적으로 사퇴자 표를 무효표로 인정하라는 소위 '사사오입' 주장을 반복했다"며 "무리한 사사오입 해석을 한 주체가 다시 해석에 대해 심판을 하는 것은 명백한 위헌 소지가 있으므로 민간 법정의 판단에 맡긴다"고 설명했다.

'이낙연 캠프에서는 승복 입장을 발표했다'는 취재진의 말에, 김씨는 "당의 주인은 권리당원이고 경선에 참여한 시민들"이라며 "정치적 판단이 아닌 법률적 판단, 절차가 공정했냐를 묻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 전 대표가 승복한 상황에서 이날 접수된 가처분 신청이 기각 또는 각하될 가능성이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 전 대표 지지층이 이 후보 쪽으로 이동하지 않을 것이란 여론조사 결과까지 나와 원팀 무산 가능성은 더욱 높아지고 있다.

10월14일 발표된 리얼미터 여론조사에 따르면, 이낙연 전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힌 응답자 중 이재명 후보를 선택한 이는 14.2%에 그쳤다. 오히려 국민의힘 경선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택한다는 응답이 40.3%로 가장 많았다. 이 조사는 이재명 후보의 경선 승리가 확정된 이후인 10월11~12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2027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결국 이 전 대표의 경선 승복이 일시적인 봉합에 그칠 것이라는 시각이 많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결선과 별개로 '애프터 경선' 상황을 준비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대비해야 한다는 게 이 전 대표 지지층의 주장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실제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당 후보가 교체되는 상황을 가정할 경우 차순위 후보가 후보직을 인계할 수 있는 장치를 고민해야 할 시점이 올 것"이라고도 했다.

이 전 대표 측이 제기한 무효표 이의제기를 수용하지 않은 당무위원회의 결정을 두고도 이 전 대표 캠프는 불만을 쏟아냈다. 정운현 공보단장은 페이스북에 "우리로서는 납득할 수 없다. 유감천만"이라고 쏘아붙였고, 캠프 대변인 논평에서도 "명심해야 한다. 민심은 변하는 것이고 정치인들이 알아차렸을 때는 늦은 때가 많다"고 경고성 발언을 내놓기도 했다. 당무위 개의 직전에도 이낙연 캠프는 송영길 대표가 편파적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낙연 캠프 관계자는 "당무위 의장인 송 대표가 균형을 잃고 당무위원들에게 최고위 결정을 추인해 달라는 전화를 돌리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송 대표는 이날 "출석이 어려운 분들에게 위임해 달라고 전한 것뿐"이라고 문제 제기를 일축하고 당무위를 열어 이 전 대표의 승복을 이끌어냈다.

민주당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 지지자들이 경선 무효표 처리 이의제기와 관련해 10월11일 민주당사 앞에서 집회를 하고 있다.ⓒ시사저널 박은숙

이낙연 지지자 자극하는 송 대표 향한 우려도

이처럼 송 대표의 강한 드라이브도 이 전 대표 측을 자극해 원팀을 저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송 대표는 10월13일 한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전 대표 지지층 반발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언론 개혁을 떠들던 개혁 당원이란 분들이 이런 가짜뉴스를 퍼뜨리고 있다"며 "확인되지 않은 사실을 갖고 가공해서 악의적 비난을 퍼붓는 것은 일베와 다를 바 없다. 똑 닮았다"고 말했다. 이 전 대표 측 설훈 의원을 향해서도 쓴소리를 쏟아냈다. 송 대표는 설 의원이 "이재명 후보의 구속 가능성이 있다"고 말한 것에 대해서는 "국민의힘 대변인처럼 하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용진 수석대변인이 점잖게 한 번 지적했는데, 그런 말이 다시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며 "당무위도 거치고 우리 당 내부 의사결정이 다 정리된 만큼 그런 발언은 자제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경선 이후 당을 하나로 모아내야 할 당 대표로서는 적절하지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재명 캠프 측 관계자도 "폭발하기 일보 직전에도 원팀을 위해 말을 아끼며 감내했다"며 "이 전 대표 측을 자극하지 않고 품어야 하는데 당 대표가 앞장서서 자극하는 상황"이라며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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