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배사도 광화문글판으로… 시민들 호응 큰 감사” [S 스토리]

정지혜 입력 2021. 10. 16. 20:01 수정 2023. 12. 10. 15:1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저는 건배사를 광화문글판으로 합니다. 시를 읊으니 확실히 차별화가 되죠."

그는 광화문글판 문안의 조건에 대해 "쉽고 가독성 있으면서도 울림과 여운이 있어야 한다"며 "시선을 끌기 위해 서체 디자인, 미디어아트, QR코드 등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전무가 가장 좋아하는 광화문글판 문안은 2012년 겨울편에 쓰인 반칠환 시인의 '새해 첫 기적'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글판 산증인’ 박치수 교보생명 전무
가장 좋아하는 문안, 詩 ‘새해 첫 기적’
나태주 ‘풀꽃’ 탈락됐다 이듬해 선정
“저는 건배사를 광화문글판으로 합니다. 시를 읊으니 확실히 차별화가 되죠.”

광화문글판 담당만 13년, 교보생명의 박치수(사진) 홍보담당 전무는 그동안 쓰인 글판 문안의 탄생 비화를 모두 아는 산증인이다. 2008년부터 1년에 네 차례, 매번 난산을 거쳐 탄생하는 문안 선정에 참여하다 보니 그의 일상과 글판은 뗄 수 없는 관계가 됐다. 건배사는 물론이고, 시 한 편을 읽거나 음악 한 곡을 들어도 문안과 연결지어 생각한다.

지난 13일 서울 광화문 교보생명 본사에서 만난 박 전무는 이날도 다음 편 광화문글판 회의를 하고 온 참이었다. 그는 광화문글판 문안의 조건에 대해 “쉽고 가독성 있으면서도 울림과 여운이 있어야 한다”며 “시선을 끌기 위해 서체 디자인, 미디어아트, QR코드 등도 활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광화문글판 선정위원회에는 시인, 소설가, 교수, 문학평론가, 언론인, 광고인 등 각 분야의 언어 전문가들이 포진해 있다. 이들 가운데에서 박 전무는 간사이자 ‘대중’의 시각을 담당한다. 광화문글판의 정치적 이슈화 같은 리스크 관리를 하고, 비전문가 입장에서 문안의 대중성을 챙기는 것이다. 박 전무는 “광화문글판에 대해 점점 더 많은 시민들이 호응하고 있음을 체감한다”며 “글판 선정위에서 간사를 맡는다고 하면 어딜 가든 크게 호응해 주셔서 기쁘다”고 말했다.

박 전무가 가장 좋아하는 광화문글판 문안은 2012년 겨울편에 쓰인 반칠환 시인의 ‘새해 첫 기적’이다. “‘황새는 날아서 말은 뛰어서 달팽이는 기어서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였는데, 말맛도 있고 역동적이면서 모든 동물이 새해 첫날에 도착했다는 다양성과 화합의 메시지도 준다”며 “분열되고 양극화된 우리 사회에 경쾌하게 희망을 전한 것 같아 매우 좋았다”고 박 전무는 밝혔다.

이 문안이 광화문글판으로 걸리며 화제가 되자 반 시인의 절판됐던 책이 재출간되기도 했다. 광화문글판의 영향력을 엿볼 수 있다. 지난 30년간 시민들이 가장 사랑했던 문안으로 선정된 나태주 시인의 ‘풀꽃’ 역시 2012년 봄편 광화문글판으로 널리 알려지며 나 시인을 국민 시인의 반열에 올려놓았다. 박 전무는 “‘풀꽃’은 한 차례 문안선정 과정에서 예선 탈락했다가 그다음 해에 다시 추천돼 최종 선정이 된 사례”라고 뒷이야기를 전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Copyright © 세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