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약왕 하마' 눈맞자, 4마리→80마리 됐다..결국 극약처방
콜롬비아 마약왕이 키우던 하마의 개체수가 급격히 늘어 지역의 골칫거리가 되자, 당국이 중성화라는 '극약처방'을 내놨다. 마약왕이 키워왔다는 상징성 때문에 이 하마들은 '코카인 하마'란 별명을 갖고있다.
16일(현지시간) 인디펜던트·BBC 등 외신에 따르면 콜롬비아 환경당국은 전날 마그달레나강 유역의 하마 24마리에 중성화 기능 약품을 성공적으로 투여했다. 당국은 이번 화학적 중성화가 기존 외과적 시술보다 저렴하고 간편한 방법이라, 하마의 개체수를 쉽게 조절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카인 하마'란 별명을 가진 이들은 콜롬비아의 악명 높았던 마약왕 파블로 에스코바르가 키우던 애완 하마의 후손들이다. 에스코바르는 전성기 때 세계에서 손꼽히는 부자였는데, 개인 동물원을 만들어 코끼리·기린·얼룩말·캥거루 등을 들여와 애완용으로 키울 정도였다.
하지만 1993년 에스코바르는 경찰에 의해 사살됐고, 동물들은 주인을 잃게 된다. 대부분의 동물은 동물원 등으로 옮겨지거나 죽었지만, 암컷 하마 3마리와 수컷 1마리는 그대로 야생에 남겨졌다.
하마 4마리는 마그달레나강 유역에서 빠르게 적응했다. 물과 먹잇감이 풍부하고 천적도 없었기 떄문이다. 남미 야생에선 하마를 볼 수 없어 이색관광상품으로 꼽히기도 했지만, 개체수가 80마리 넘게 불어나 지역 생태계를 교란하고 주민들을 다치게 하는 등의 문제도 일으켰다.
당국은 결국 하마떼를 그대로 뒀다가는 걷잡을 수 없이 개체수가 늘어날 것을 우려해 칼을 뽑아들었다. 이들을 중성화를 하기로 한것이다. 당국은 앞서 11마리를 '외과적 방법'으로 중성화한 바 있는데, 쉽지 않은 작업이라 효율적인 대안을 모색해왔다. 거구의 하마를 유인해 마취하고 두꺼운 피부를 절개한 후 생식기관을 찾아내는 게 여간 쉬운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번엔 미국으로부터 약품을 제공받아 화학적으로 중성화 수술에 나섰다. 당국은 "이번에 시도한 약품 투여가 암수 모두에게 효과가 있다"며 "다만 3회분을 투여해야 해서 쉽지는 않은 작업이었다"고 밝혔다.
고석현 기자 ko.suk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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