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만원 캐시백 때문에 100만원 써라? 약올리는 소비지원금 [금융SOS]

홍지유 입력 2021. 10. 17. 08:00 수정 2021. 10. 17.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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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소비 금액 증액분의 약 10%를 포인트로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 사업이 지난 1일 시작됐다. [사진 셔터스톡]


[금융SOS]

완화된 기준에도 1인 가구인 탓에 국민지원금 25만원을 받지 못한 최모(45)씨는 최근 카드사에서 보내온 '상생소비지원금' 신청 안내 문자를 보고 캐시백 10만원이라도 돌려받아야겠다는 생각에 신청을 서두르다 지급 조건을 읽어본 뒤 바로 포기했다. 최대한도인 10만원을 돌려받기 위해 긁어야 하는 카드값을 계산해본 뒤다.

카드 소비 금액을 늘리면 1인당 최대 20만원(월별 10만원)을 포인트로 돌려주는 '상생소비지원금' 사업이 지난 1일 시작됐지만 배보다 배꼽이 더 크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카드 사용 실적으로 인정해주는 가맹점도 제한적이다 보니 약만 올리는 지원금이란 볼멘소리까지 나온다.

캐시백을 받기 위한 첫 번째 조건은 10월 신용·체크카드 사용액이 4~6월의 월 평균치보다 3% 이상 많아야 한다. 올 4월 50만원, 5월 60만원, 7월 70만원을 카드로 긁었다면(평균 60만원) 10월엔 최소 그보다 3%가 많은 61만8000원 이상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늘어난 소비액이 미미하면 돌려받는 금액도 쥐꼬리 수준이다. 예를 들어 4~6월에 한 달 평균 100만원을 카드로 썼고 10월에 110만원을 썼다면 늘어난 소비액(10만원)에서 3만원(4~6월 월평균 사용액의 3%)을 빼고 남은 금액(7만원)의 10%인 7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혜택이라고 보기에는 미미한 액수다.

평소에 카드로 월 100만원을 쓴 사람의 경우 캐시백 최대한도인 10만원을 돌려받으려면 10월 한 달 동안 203만원을 써야 한다. 10만원 받자고 지출을 100만원을 더 늘리라는 소리다. 배보다 배꼽이 크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이유다.

월평균 소비액을 갑자기 배로 늘리는 것은 쉽지 않다. 게다가 캐시백 기준점이 되는 4~6월의 경우 연간 가장 소비가 많은 시즌이다. 가정의 달인 5월과 휴가철 소비가 시작되는 6월이 끼어 있어서다. 하지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목돈을 쓸 예정이었다면 약간의 손품을 팔면 의외의 곳에서 실적을 쌓을 수 있다.

상생소비지원금 포스터

어차피 긁을 카드라면 10월에 미리


상생 소비지원금을 받기 위해서는 전략을 잘 짜야 한다. 백화점이나 대형아울렛에서 카드를 긁어봤자 실적으로 인정해주지 않기 때문이다. 실적 제외 가맹점에는 백화점·아울렛·대형마트·해외 직구·명품매장·자동차뿐 아니라 쿠팡·지마켓 등 대형 온라인쇼핑몰, 하이마트·삼성디지털프라자·전자랜드 등 대형 전자제품 판매점까지 목돈 소비가 이뤄지는 곳 대부분이 해당한다.

평소 100만원을 쓰던 사람이 백화점에서 큰마음 먹고 300만원을 결제해도 이는 실적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캐시백을 한 푼도 못 받는다는 뜻이다.

상생소비지원금 인포그래픽


카드 실적을 인정받을 수 있으면서 목돈을 지출할 만한 곳은 대형병원·성형외과·피부과·가구·인테리어·학원·호텔 등이다. 어차피 써야 할 돈이 있다면 선결제를 해두는 방식으로 소비를 늘리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할부결제를 해도 결제 금액 전체를 실적으로 인정해준다. 겨울 휴가 비용이나 몇 개월 치 학원비를 10월에 미리 결제하거나 목돈이 드는 건강 검진 비용, 비급여 치료 비용, 인테리어 비용 등을 카드로 결제하는 것도 방법이다.


겨울 코트는 중소형 아울렛에서


특정 브랜드에서 겨울옷을 장만할 예정이라면 백화점 입점 매장이 아닌 직영점을 이용하는 것이 방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특정 브랜드에서 겨울 코트를 장만할 계획이 있다면 백화점에 입점한 매장이 아닌 해당 브랜드의 가두 매장에서 카드를 긁어야 소비지원금 실적이 쌓인다. 발품을 팔아야 한다는 것이다.
대구 달서구 모다아울렛 전경. 김정석 기자

아울렛이라고 다 같은 아울렛이 아니다. 롯데·신세계·현대·갤러리아·이랜드·AK·NC 등 대기업 아울렛에서 이용한 금액은 소비지원금 실적에 포함되지 않지만, 중소형 아울렛에서 결제한 금액은 실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 서울의 마리오아울렛·더블유몰, 인천·구리·대구·대전 등에 지점이 있는 모다아울렛, 광주 세정아울렛 등이 대표적인 중소형 복합 아울렛이다.

특정 의류업체 전용 아울렛에서도 카드 사용 금액을 인정받을 수 있다. 엘지패션 팩토리 아울렛, 한섬 FX아울렛, 시선 팩토리 아울렛 등이 대표적이다. 일단 사고 싶은 옷이 있다면 백화점 입점 매장 외에 직영점이나 자체 아울렛이 있는지, 중소형 아울렛에 입점해있는지 확인해보는 게 방법이다.


200만원 이상 쓴다면 두 번 긁으세요


200만원 이상 목돈을 써야 하는 상황이라면 10월과 11월에 분할 결제를 해서 두 달 연속 캐시백을 받는 게 좋다. 캐시백 한도가 1인당 최대 20만원(월별 최대 10만원)으로 정해져 있기 때문이다. 10월 실적은 11월 15일, 11월 실적은 12월 15일에 캐시백 포인트로 지급된다. 캐시백 포인트는 지급 즉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처 제한이 없다.

캐시백을 받기 위해 얼마를 더 써야 하는지 직접 계산할 필요는 없다. 일단 자주 쓰는 카드사를 '소비지원금 전담 카드사'로 지정해두면 카드사에서 4~6월의 월평균 카드 이용금액과 10월 카드 이용 금액을 비교해서 얼마를 더 써야 얼마를 돌려받는지 알려준다.

카드사 앱에 접속하거나 대표번호로 전화하면 전담 카드사 지정 신청이 가능하다. 카드사 중 한 곳만 지정해두면 전체 카드사의 사용 내용을 합산해서 보여준다.

홍지유 기자 hong.ji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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