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믿으니까 무인점포

박승화 기자 입력 2021. 10. 17. 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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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적한 지역 국도를 지나다보면, 상인은 없이 과일과 채소만 쌓여 있는 자그마한 매대를 이따금 만나게 된다.

최근 도시 지역에도 무인 출입시설, 무인 계산대, 보안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

용인의 '양심가게'에서 농산물을 판다면, 도시의 무인점포는 아이스크림과 샌드위치 등 간편 먹거리와 문구, 잡화 등 공산품을 주로 취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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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스퀘어]경기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에서 9년째 농산물 파는 '병윤네 무인마트'
전국 곳곳 문구, 과일, 간식, 도시락 취급하는 무인 가게들 생기는 중
주변이 상가와 아파트로 둘러싸인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사거리에 자리잡은 ‘병윤네 무인마트’라는 이름의 무인 판매대에서 2021년 10월12일 이 동네 주민이 대파와 고추순을 집어든 뒤 돈통에 돈을 넣고 있다. 채소류 한 묶음에 1천원, 2천원의 가격표가 붙어 있다. 차를 타고 지나던 한 시민은 “이 모습을 보니 마음이 너무 좋다”며 차에서 내려 무와 양파를 사갔다.

한적한 지역 국도를 지나다보면, 상인은 없이 과일과 채소만 쌓여 있는 자그마한 매대를 이따금 만나게 된다. 이른바 ‘양심가게’다. 물건을 사는 손님은 가격표에 적힌 금액을 돈통에 넣고 가져간다. 무인판매를 하는 주인과 고객의 믿음으로 이뤄지는 거래다.

경기도 용인시 기흥구 서천동 서천사거리에서 상추, 호박, 고구마, 무 등 각종 농산물을 파는 무인점포가 9년째 운영되고 있다. 이 동네에 살며 직접 재배한 농산물을 파는 공병윤(61)씨는 ‘병윤네 무인마트’라는 상호 아래 자신의 휴대전화 번호를 적어놓았다. 공씨는 “하루에 3만~4만원어치가 팔리는데, 때로 돈을 안 내고 집어가는 이도 있다. 하지만 그 비중은 그리 크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도시 지역에도 무인 출입시설, 무인 계산대, 보안시스템 등 첨단기술을 기반으로 한 무인점포가 늘고 있다. 용인의 ‘양심가게’에서 농산물을 판다면, 도시의 무인점포는 아이스크림과 샌드위치 등 간편 먹거리와 문구, 잡화 등 공산품을 주로 취급한다. 코로나19로 비대면 서비스 수요가 늘어나면서 업종과 점포 수가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무인점포를 이용해본 소비자는, 눈치 보지 않고 둘러보고 필요한 것만 살 수 있어 좋다고 말한다. 도난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 무인점포 업주가 나중에야 그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은 해결해야 할 숙제다. 4차 산업혁명의 한 단면인 산업구조와 고용 변화를 실감케 한다. 첨단기술을 바탕으로 줄어든 단순 업무 대신,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새로운 영역에서 더 ‘인간적인 일자리’ 만들기가 절실하다.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스타필드 안에 자리한 이마트24 ‘스마트 실증매장’. 일상에서 생길 수 있는 다양한 보안 문제를 처리하고 소비자 편의성을 높이고자 개발된 기술을 상용화하기 위해 시험 운영하는 매장이다.
서울 마포구 아현동 아파트단지 상가에 있는 ‘문구야 놀자’ 매장. 무인 결제 시스템으로 운영되는데 초등학생들이 많이 찾는다.
서울 영등포구 신길동 아파트단지 상가에 있는 무인 과일 매장 ‘오롯’. 과일 편의점답게 소량 포장된 신선 과일을 24시간 살 수 있다.
서울 강남구 수서동 풀무원 사옥의 출출박스. 도시락, 김밥, 샌드위치 등을 파는 출출박스는 무인시스템으로 스마트오피스, 병원 등에서 운영되고 있다.
서울 아현동 아파트단지 상가에 무인으로 운영되는 아이스크림 가게와 문구점이 나란히 붙어 있다.

사진·글 박승화 기자 eyeshoo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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