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장에 물 샌 신세계 강남점, 책임 물어 점장·부점장 모두 교체

최현주 2021. 10. 17.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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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세계백화점 강남점 누수 사고 당시 모습. [캡처]


최근 누수 사고가 발생한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의 수장이 전격 교체됐다. 누수 사고가 난 지 4일 만이다. 17일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16일 임훈 강남점장은 본사 마케팅혁신 전담팀(TF)의 팀장으로, 채정원 부점장은 본사 해외패션담당으로 자리를 옮겼다. 강남점장에는 김선진 센텀시티 점장이 새로 선임됐다. 센텀시티점장은 김은 신세계인터내셔널 코스메틱본부장이 맡았다. 김덕주 신세계 해외패션 담당은 신세계인터내셔날 코스메틱 본부장에 선임됐다.


고객제일주의 입각해 수장 교체


신세계백화점을 포함한 신세계그룹은 지난 1일 2022년 정기 인사를 단행했다. 정기 인사 발표 후 16일 만에 다시 이뤄진 이번 인사에 대해 누수 사고에 대한 ‘문책성 인사’라는 얘기가 나온다. 정유경 신세계 백화점부문 총괄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는 것이다.

재계에선 조직 변화의 수단으로 수장 교체를 내세운 정 총괄사장 입장에선 신세계백화점의 얼굴인 강남점이 누수 사고로 입방아에 오른 것이 탐탁지 않았을 것으로 본다. 특히 신세계가 그동안 고객제일주의를 주창해왔고 강남점은 더구나 국내 백화점 개별 점포 매출 1위인 상황에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었다는 것이다.

강남점 식품관에서는 지난 12일 배수관 이음 부분에 문제가 생겨 물이 새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온라인 커뮤니티에 식품관 천장에서 물이 새 직원들이 급하게 물건을 옮기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이 공유되면서 도마 위에 올랐다. 익명을 요구한 재계 관계자는 “지난해부터 럭셔리 인테리어 등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는 상황에서 누수 사고는 넘어갈 수 없는 오점으로 느껴졌을 것”이라고 말했다.


강남점 시설 추가 안전 검사 계획


신세계백화점은 강남점의 누수 문제가 ‘예기치 못한 사고’라는 입장이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지난 7월 외부전문기관을 통해 5년마다 정기적으로 진행하는 최고 수준의 정밀안전진단을 했고 구조적 안전 문제가 없다고 서초구청에서 확인받았다”며 “지난 12일 누수 문제는 배수관 연결 부위 이탈이 원인이 된 사고로 확인됐고 이에 대한 조치도 완료했다”고 말했다. 강남점은 시설 전체에 대한 추가 정밀 안전 검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신세계 내부에서 이번 인사에 대해 “운이 없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익명을 요구한 신세계 관계자는 “최고 수준의 정밀안전검사를 받은 지 3개월 만에 배수관에 문제가 생긴 것을 점장‧부점장의 잘못으로 보기는 힘들지만, 대대적인 임원 교체 등 쇄신에 나선 이런 시기에 문제가 터진 것이 운이 없었던 것 아니겠나”고 말했다. 신세계백화점 측은 “이번 인사는 현장 관리 능력 강화를 통해 ‘고객 제일 경영방침’을 더욱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한편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정기 인사에서는 백화점부문 내 5개 주요 계열사의 사장이 교체됐다. 신세계 대표에 손영식 전 신세계디에프(면세점) 대표를 선임했다. 손 대표는 신세계백화점 상품본부장을 역임하면서 상품(MD) 분야에서 실무 능력을 인정받은 인물이다. 신세계인터내셔널 수장은 코스메틱부문 이길한 대표를 총괄 대표에 앉혔다. 신세계까사는 버거킹 한국지사장, 이베이코리아 부사장 등을 지낸 최문석 대표가 맡았다.

최현주 기자 chj8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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