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12년 만에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나고야에 3대0 완승
프로축구 K리그1(1부)의 포항 스틸러스가 12년 만에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4강에 진출했다. 포항은 2009년 이 대회 결승에 진출해 알 이티하드(사우디아라비아)를 2대1로 꺾고 처음으로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포항은 17일 나고야 그램퍼스(일본)와 벌인 8강전(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임상협(33)의 멀티골 활약을 앞세워 3대0으로 이겼다.
포항은 이번 대회에서 나고야와 세 차례 맞붙었다. 조별리그(G조) 두 경기에선 승리를 거두지 못했다. 포항은 지난 6월 나고야를 처음 만나 0대3으로 완패를 당했고, 7월엔 1대1로 비겼다. 나고야와 포항은 각각 5승1무, 3승2무1패로 조 1~2위로 16강에 올랐다. 하지만 포항은 마지막 대결에서 완승을 거두며 웃었다.
포항은 전반에 잔뜩 웅크린 채 수비에 치중했다. 슈팅 숫자는 1-5로 밀렸고, 유효 슈팅은 하나도 없었다. 전반 30분 이후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위기도 맞았다. 전반 33분 골문 앞에서 나고야에 연속으로 결정적인 슈팅을 허용했지만, 골키퍼 이준(24)과 수비수들이 몸을 날려 육탄 방어에 성공하면서 실점하지 않았다.
포항은 후반전 세트피스에서 실마리를 찾았다. 후반 8분 오른쪽 코너킥에 이은 문전 혼전 상황에서 흐른 볼을 임상협이 오른발로 가볍게 골대로 밀어 넣으면서 1-0으로 앞서 나갔다. 포항은 선제골 이후 경기 흐름을 가져왔다. 나고야는 당황했고, 전반전에 보여줬던 정교한 공격 플레이도 사라졌다. 포항은 후반 25분 역습 과정에서 추가골을 넣으며 2-0으로 달아났다. 중앙으로 침투하던 이승모(23)가 골 지역에서 나고야 수비수와의 몸싸움 끝에 공을 따낸 다음 오른발로 강하게 차 골문을 열었다. 이후 나고야를 계속 밀어붙인 포항은 후반 추가 시간 임상협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3대0으로 경기를 끝냈다. 임상협은 페널티박스 왼쪽에서 오른발로 감아 차 골망을 흔들며 12년 만의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을 자축했다.
포항은 K리그1에서 2018년과 2019년 4위, 2020년 3위로 마무리하며 강한 전력을 유지해 왔다. 하지만 올해는 정규 라운드 1경기를 남겨 두고 승점 42(11승9무12패)로 7위에 머무르며 파이널A(1~6위) 진출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올 시즌 에이스 역할을 하던 송민규(22)는 지난 7월 전북으로 이적했다. 주전 골키퍼 강현무(26)도 지난달 발목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으면서 시즌을 끝냈다. 포항은 악재 속에서 지난달 리그에서 4연패를 당했다가 이달 초 광주 FC에 3대2 승리를 거두며 가까스로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고, AFC 챔피언스리그 4강 진출까지 일궜다.
포항은 오는 20일 오후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현대가(家) 형제’인 울산 또는 전북과 4강전을 치른다. K리그에서 두 팀이 이 대회 4강에 오른 것은 2016년 전북과 서울 이후 5년 만이다. 이번 대회 8강전과 4강전은 지역별로 나눠 한 곳에서 열린다. 동아시아 지역은 전주, 서아시아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다. 서아시아 4강 대진은 사우디아라비아 팀간 맞대결로 결정됐다. 국가 대표팀 수비수 출신 장현수(30)가 풀타임 활약한 알힐랄은 17일 페르세폴리스(이란)를 3대0으로 꺾고 4강에 올랐다. 알힐랄은 2019년 이 대회 우승팀이다. 알나스르도 이날 알와흐다(아랍에미리트)를 5대1로 누르고 4강에 진출했다. 알힐랄과 알나스르간 준결승전은 20일에 열린다. 결승전은 내달 23일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린다.
/전주=송원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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