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왕 재인'서 '문크 예거'로.. 文대통령, 만화 별명 변한 까닭

송주상 기자 입력 2021. 10. 17. 16:19 수정 2021. 10. 18.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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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선거 운동 중 올라왔던 영상 중 한 장면. '명왕'은 일본 만화 '원피스'에 나오는 캐릭터 '실버즈 레일리'(노란 사각형)의 다른 이름이다. /유튜브 채널 '문재인 공식채널'

인기 만화에서 따온 대통령 별명도 인기와 이미지 변화에 따라 바뀌는 걸까. 주인공을 도와주는 일본 만화 속 든든한 멋쟁이 캐릭터 별명으로 불려온 문재인 대통령에게 새로운 만화발(發) 별명이 생겼다. 이번에는 냉혹한 학살자 이름에서 따온 별명이다.

문 대통령이 원래 가지고 있었고, 가장 널리 알려진 만화발 별명은 ‘명왕 문재인’이었다. 문 대통령에게 이 별명이 붙은 것은 한때 수염을 기른 외모가 비슷해서다. 문 대통령을 긍정 평가하는 네티즌들이 즐겨 사용한다.

명왕은 일본 만화 ‘원피스’에서 전설적인 해적왕의 오른팔 역할을 하는 캐릭터다. 잘생긴 얼굴, 호탕한 성격에 신기(神技)에 가까운 싸움 솜씨를 가졌으며, 주인공이 어려움에 처할 때 어디선가 나타나 도와주고 유유히 사라진다.

문 대통령 본인도 이 별명을 싫어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문 대통령이 2017년 선거 운동 과정에서 “안녕하세요. 명왕 문재인입니다”라고 자신을 소개한 영상도 유튜브엔 남아있다.

그랬던 문 대통령이지만, 최근엔 본인이 별로 달가워하지 않을 다른 만화발 별명이 최근 또 생겼다. 바로 ‘문크 예거’. 일본 만화 ‘진격의 거인’ 속 캐릭터 ‘지크 예거’에 빗댄 별명이다. 줄여서 ‘문크’라고도 한다.

만화 '진격의 거인'에 등장하는 캐릭터 '지크 예거'(왼쪽)과 문재인 대통령을 함께 올린 그림. 작품 속에서 지크 예거는 고통 받는 자기 민족을 모두 없애려는 목적을 가진 인물로 나온다. /인터넷 커뮤니티

턱수염이 텁수룩한 모습은 명왕과 마찬가지. 그러나 지크 예거는 완벽한 악역이다. 어디선가 나타난 거인들로 자기 민족이 고통받자, 거인과 맞서 싸우는 대신 동족을 아예 말살하려는 계획을 꿈꾼다. ‘고통받는 삶을 살 바에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아야 한다’라는 게 그의 사상이다.

문 대통령에게 이 별명이 붙은 계기는 극단적인 출산율 저하다. ‘이런 식으로 한국인을 멸종시키려는 것 아니냐’는 농담 섞인 비판이다. 작년 국내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은 역대 최저이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꼴찌인 0.84명을 기록했다.

부동산·출산 정책 등에서 실망스러운 통계가 발표되거나 사건이 벌어지면 온라인에선 이 별명이 자주 등장한다. 예컨대 지난달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 “집도 사고 싶고 결혼도 하고 싶은데 내가 능력이 부족한 것 같다”라는 글에 “문크 예거님의 덕분”이란 댓글이 붙는 식이다. “잘할 땐 ‘문프’, 못할 땐 ‘문크’”라는 표현도 온라인에선 자주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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