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원을 지배한' 틸레만스, 맨유 침몰시키다 [김현민의 푸스발 리베로]

김현민 2021. 10. 17. 16:24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 레스터, 맨유전 4-2 승
▲ 틸레만스, 0-1 상황에서 동점골 포함 추가골과 4번째 골에 관여
▲ 틸레만스, 슈팅 4회 & 찬스메이킹 3회 & 드리블 돌파 3회로 팀내 최다
▲ 틸레만스, 볼터치 91회 & 패스 73회 & 크로스 7회로 팀내 최다

[골닷컴] 김현민 기자 = 레스터 시티가 공수 전반에 걸쳐 높은 영향력을 행사하면서 중원을 장악한 핵심 미드필더 유리 틸레만스의 활약에 힘입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를 상대로 4-2 승리를 거두었다.

레스터가 킹 파워 스타디움 홈에서 열린 2021/22 시즌 프리미어 리그(이하 PL) 8라운드에서 경기 막판 난타전 끝에 맨유를 4-2로 꺾었다. 이와 함께 레스터는 최근 4경기 연속 무승(2무 2패)의 슬럼프에서 벗어나면서 PL 13위에서 11위로 순위를 소폭 끌어올리는 데 성공했다.

이 경기에서 레스터는 지난 시즌 후반기에 재미를 봤었던 3-4-1-2 포메이션을 가동했다. 최근 공식 대회 3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리며 준수한 활약을 펼친 켈레치 이헤나초가 간판 공격수 제이미 바디의 투톱 파트너로 나섰고, 제임스 메디슨이 중앙 공격형 미드필더로 위치했다. 티모시 카스타뉴와 히카르두 페레이라가 좌우 측면을 책임졌고, 틸레망의 중원 파트너로 부바카리 수마레가 선발 출전했다. 조니 에반스를 중심으로 차글라르 쇠윤주와 다니엘 아마티가 좌우에 서면서 스리백을 형성했고, 골문은 주장 카스퍼 슈마이켈 골키퍼가 지켰다.


초반 공격을 주도한 건 맨유였다. 맨유는 오른쪽 측면 공격수로 선발 출전한 메이슨 그린우드가 적극적으로 슈팅을 가져가면서 레스터의 골문을 위협했다. 이 과정에서 그린우드는 18분경, 공격형 미드필더 브루누 페르난데스의 패스를 받아 측면에서 중앙으로 접고 들어오다가 강력한 왼발 중거리 슈팅으로 선제골을 성공시켰다.

이에 레스터는 이헤나초와 틸레만스, 페레이라를 중심으로 압박 강도를 높이면서 맨유의 왼쪽 측면을 괴롭히기 시작했다. 이는 주효했다. 4-2-3-1 포메이션으로 나선 맨유는 수비형 미드필더 2에 위치한 폴 포그바가 수비 가담이 떨어지는 데다가 포백의 중앙 수비수 왼쪽에 위치한 해리 매과이어가 부상에서 조기 복귀한 상태였기에 몸 상태가 정상이 아니었다. 이를 적극 파고들면서주도권을 가져오기 시작한 레스터였다.


결국 레스터의 동점골은 오른쪽 측면에서 나왔다. 매과이어가 위험 지역에서 볼을 끄는 걸 이헤나초가 달려들어서 가로채기를 성공시켰고, 컷백(대각선 뒤로 내주는 패스를 지칭)을 내준 걸 틸레만스가 크로스성에 해당하는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이후에도 레스터는 틸레만스와 이헤나초를 중심으로 공격을 전개했으나 39분경 틸레만스의 전진 패스에 이은 이헤나초의 슈팅이 골대를 살짝 빗나갔고, 46분경에도 틸레만스의 전진 패스에 이은 이헤나초의 슈팅이 맨유 수문장 다비드 데 헤아의 선방에 막혔다. 57분경과 66분경에 시도한 틸레만스의 과감한 중거리 슈팅 역시 골포스트를 넘어갔다. 75분경엔 틸레만스의 가로채기에 이은 중거리 슈팅이 데 헤아의 손끝을 스치고선 골대를 강타하는 불운이 있었다.

1-1 스코어가 이어지자 레스터는 73분경에 메디슨 대신 아요세 페레스를 교체 출전시킨 데 이어 76분경엔 이헤나초를 빼고 파트손 다카를 투입하며 공격에 변화를 가져왔다. 이는 주효했다. 77분경, 바디의 전진 패스를 다카가 논스톱 슈팅으로 가져간 게 각도를 좁히고 나온 데 헤아 골키퍼 다리를 맞고 밖으로 나갔다. 곧바로 이어진 코너킥 찬스에서 틸레만스가 올린 크로스를 다카가 잡아서 슈팅으로 가져간 게 또다시 데 헤아 선방에 막혔으나 페레스 맞고 흐른 걸 쇠윤주가 리바운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켰다.

맨유도 쉽게 물러서지 않았다. 맨유는 82분경, 수비수 빅토르 린델뢰프의 롱패스를 받은 측면 공격수 마커스 래쉬포드(65분경에 산초를 대신해 교체 출전해 부상 복귀전을 가졌다)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에서 강력한 슈팅으로 골을 넣으며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하지만 레스터는 실점을 허용하고 킥오프와 동시에 다시금 골을 넣으며 앞서나갔다. 바디의 킥오프 백패스를 에반스가 측면으로 롱패스를 열어주었고, 카스타뉴의 전진 패스에 이은 페레스의 컷백 패스를 바디가 논스톱 슈팅으로 골을 넣은 것. 동점골 실점 후 정확하게 54초 만에 다시 골을 기록한 레스터였다.


기세가 오른 레스터는 한층 더 공세적으로 나섰다. 85분경엔 연달아 3차례나 슈팅을 가져갔으나 상대 수비의 육탄 방어에 막히며 아쉽게 득점에 실패한 레스터였다. 결국 레스터는 정규 시간 종료 직전, 틸레만스의 간접 프리킥이 포그바와 린델뢰프 머리를 스치고선 뒤로 흐른 걸 먼포스트에서 쇄도해 들어오던 다카가 골로 연결하며 4-2 승리의 마침표를 찍었다.

이 경기의 영웅은 단연 틸레만스였다. 그는 레스터가 먼저 실점을 허용하면서 자칫 흔들릴 수도 있었던 위기 상황에서 천금같은 동점골을 넣었다. 레스터의 2번째 골 역시 틸레만스의 코너킥이 기점으로 작용했다. 마지막 골 역시 틸레만스의 코너킥에서 나왔다. 3골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는 괴력을 과시한 틸레만스이다.

그는 레스터 선수들 중 가장 많은 슈팅(4회)과 찬스메이킹(3회)은 물론 드리블 돌파(3회)를 성공시키며 공격에서 높은 영향력을 행사했다. 볼 터치(91회)와 패스(73회)는 물론 크로스(7회) 숫자도 팀내 최다였다. 패스 성공률은 91%로 팀내 2위였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공격에만 집중한 것도 아니다. 양 팀 출전 선수들 중 가장 많은 활동량(11.89km)과 가장 높은 평균 속도(7.19km/h)를 자랑한 그는 시종일관 분주하게 움직이면서 71.4%라는 높은 볼경합 승률을 바탕으로 볼경합 승리 5회와 태클 1회, 가로채기 1회는 물론 슈팅 차단도 1회를 성공시키며 수비적으로도 높은 공헌도를 보여주었다.

맨유의 약점은 바로 중원에서의 수비 가담에 있다. 포그바는 수비를 적극적으로 해주지 않는 선수이고, 이 경기에서 포그바 파트너로 나온 네마냐 마티치는 30대에 접어들면서(만 33세) 운동 능력이 떨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다. 이런 맨유의 약점을 공략한 틸레만스가 중원을 지배하면서 레스터에게 귀중한 승리를 선사했다.

Copyright © 골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