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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발사체..'우주독립의 날' 눈앞

이새봄 입력 2021. 10. 17. 17:24 수정 2021. 10. 18. 0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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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 발사 D-3 긴급 좌담
기술이전 어려운 우주발사체
우주 개발 30년만에 새 역사
로켓에 들어가는 37만개 부품
300여 韓기업이 다 만들어내
첫 발사 성공률은 30% 이내
열심히 준비해 결과 낙관해
누리호 발사 성공땐 선진국과
기술격차 18년에서 10년으로
우주가 '산업' 되는 신호탄
민간 주도 우주시대 열릴 것
"우리나라 우주 개발 역사에 한 획을 긋는 결정적 사건이다."(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10월 21일은 대한민국 '우주 독립의 날'로 기록될 것이다."(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한국이 자체 개발한 첫 로켓 '누리호(KSLV-Ⅱ)'가 모든 발사 준비를 마치고 카운트다운을 기다리고 있다. 로켓(발사체)이 현재로서는 지구와 우주를 이어주는 유일한 교통수단인 만큼, 누리호의 발사 성공은 글로벌 우주 산업에서 대한민국이 한 걸음 더 도약하기 위한 시작점이다. 한국 우주 역사에 가장 중요한 업적으로 남을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대한민국 우주 산업과 정책을 책임지는 이들이 모였다. 임혜숙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과 이상률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 김형준 KAI 부사장 등 5명이다. 이날 좌담회는 남기현 매일경제신문 벤처과학부장이 진행했다.

사회 = 남기현 벤처과학부장

―21일 누리호 발사의 의미는.

▷임혜숙 과기정통부 장관=우주 발사체 기술은 전략 기술로 분류돼 국가 간 기술 이전이 엄격히 제한된다. 한국 우주 개발의 역사는 1990년에 시작돼 약 3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기술 이전 없이 독자적 기술로 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기술을 갖추게 됐다는 데 의미가 있다.

▷이상률 항우연 원장=30년간 우주 개발을 하면서 가장 자주 하는 말이 '우주 독립'인데, 진정한 의미의 우주 독립은 우리가 원할 때 우주에 항상 갈 수 있는 능력을 갖는 것이다. 누리호 발사는 끝이 아니고 더 큰 앞날을 위해 도약하는 출발점이다.

▷신현우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번에 발사가 성공하면 발사체 기술 격차를 선진국 대비 현재 18년 정도에서 10년 이내로 줄일 수 있게 된다. 또한 누리호 발사 성공이 산업적으로는 민간이 주도하는 우주 시대, 즉 뉴스페이스를 여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현재 대한민국 우주 개발은 정부 주도 사업·프로젝트 중심으로 흘러가고 있지만, 우주가 산업으로 클 수 있는 신호탄을 누리호가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주가 산업으로 크는 '신호탄'이 될 수 있나.

▷이 원장=발사체의 본질은 러시아가 1957년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린 당시와 크게 변함이 없다. 누리호 역시 그 연장선상이다. 누리호 전체 중량은 200t인데, 누리호가 쏘아 올리는 위성의 무게가 1.5t이다. 자기 무게의 0.75% 무게의 위성을 올리기 위한 여정이다. 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60년 된 '본질의 기술'과 로켓에 들어가는 총 37만개 부품을 30년이 안되는 짧은 시간에 300여 개 한국 기업이 바닥부터 다 만들어 냈다는 것이다.

▷임 장관=기술 이전이 어려운 상황에서 상당한 기술적 난제를 극복하고 정부와 민간이 함께 독자 기술을 개발했고, 민간으로 계속 기술을 이전해 가면서 민간 우주 시대로 나가기 위한 첫발을 내딛을 수 있게 된다.

▷김형준 KAI 부사장=과거에는 기업들이 발사체 참여에 수동적이었다. 하지만 스페이스X가 만든 발사체 회수 모델 같은 상업 모델이 나오는 가운데 누리호 발사 성공은 기업들이 우주를 '산업'으로 볼 수 있게 하는 불쏘시개 역할을 하게 된다.

―실패할 가능성도 있지 않나.

▷방효충 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물론 그렇다. 특히 한국은 나로호 발사 경험이 있긴 하지만 3단형, 완전체 자체 개발 로켓은 처음이다. 통계적으로 첫 발사의 성공률은 30% 내외다. 다만 우리가 열심히 준비했기 때문에 현재는 낙관적인 기대를 하고 있다.

▷김 부사장=지금 미국의 스페이스X가 민간 발사체 시장을 선도하고 있지만 초기 모델인 팰컨1은 세 번 연이어 발사에 실패했다. 그래도 박수를 받았고 지금에 이르렀다.

▷신 대표=사실 팰컨도 요즘 99% 성공률이라고 하지만 그렇게 되기까지 10년 걸린 거다. 과거에는 실패하면 큰일이 나는 것 같은 분위기였고, 격려보다는 비난이 많았다. 그러나 지금은 스페이스X의 수많은 실패 사례를 자연스럽게 접하다 보니 대중이 우주는 어려운 것, 실패할 수 있는 것, 실패하면서 내공이 생기는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임 장관=실패 역시 우리가 거쳐 가야 하는 과정이다. 경험의 축적, 연구 과정에서 이뤄지는 데이터의 축적도 우리에겐 큰 자산이다.

―누리호 이후 어떤 로드맵이 있나.

▷임 장관=2022년부터는 누리호 신뢰성을 확보하기 위한 반복 발사가 이뤄질 예정이다. 이미 예비타당성조사를 통과했다. 이와 별개로 누리호 성능 개선 사업은 현재 예타를 준비하고 있다. 이외에도 한국형 GPS 사업인 KPS가 약 3조7000억원 규모로 진행된다. 우주 관련 예산으로는 역대급이다. 이런 사업의 시작을 통해 민간이 함께하며 기술을 축적하고 이윤을 낼 수 있는 구조를 만들 것이다.

▷이 원장=내년에는 달 궤도선이 발사되고, 2030년에는 달 착륙선을 보낼 예정이다. 달 착륙선에 대해 연구하고 있는데, 만약 현 기준의 누리호로 보낸다면 약 700㎏ 규모로, 개량해서 성능을 개선한다면 1.5t 규모 착륙선을 보낼 수 있다.

―한미 미사일 지침 해제로 고체 연료를 활용한 발사체 개발이 가능해졌다.

▷임 장관=2024년에 고흥 나로우주센터에 고체 발사체용 발사장이 지어진다. 민간이 고체 연료를 활용한 발사체를 올리는 시험장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신 대표=고체 연료는 스타트업들이 소형 발사체를 만드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수 있다.

민간 주도 우주산업 정부가 적극 지원…우주 전담기구 필요
21일 누리호 발사를 앞두고 최근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우주 전문가 좌담회에서 참석자들이 담소를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남기현 벤처과학부장, 김형준 부사장, 방효충 교수, 임혜숙 장관, 이상률 원장, 신현우 대표. [한주형 기자]
―민간이 우주 산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수익 창출이 핵심일 것이다. 정부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나.

▷임 장관=우선 기업들에 적정 이윤을 보장하기 위해 그간 연구개발(R&D) 방식으로만 수행되던 우주 개발 사업에 계약 방식을 도입할 예정이다. 우주 산업 클러스터를 만들고, 우주 개발 진흥법을 개정해 여러 묶여 있는 규제들도 풀어 나갈 것이다.

▷방 교수=뉴스페이스가 민간 주도의 우주 경제·산업이라고 이야기하지만, 이런 게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게 아니다. 정부와 민간이 합작해 탄생한 것이다. 시간이 걸린다. 유럽 같은 경우에도 10년 이상의 철저한 준비를 통해 우주 생태계가 꽃피웠다.

▷신 대표=한화가 우주 허브 조직을 만들고 나니 주변에서 '돈은 도대체 언제 벌려고 하는 거냐'라는 질문을 한다. 국내의 역량 있는 기업들이 믿고 사업을 추진해 나가려면 재무적 부담을 조금이라도 경감할 수 있는 제도가 많이 나와줘야 한다. 보험이라든지 세제 혜택, R&D 분야에서 관련 제도가 디자인돼야 한다.

▷임 장관=보험과 같은 안전 장치에 대한 내용을 비롯해 산업에서 필요한 부분에 대한 의견을 적극 반영해보겠다.

―우주 개발 전담 조직이 필요한가.

▷임 장관=그렇다. 이제 우주는 국방과 안보, 외교, 국토·해양 등 전 부처가 다 아울러야 하는 분야가 됐다. 범부처 협업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체계를 갖춰야 한다. 현재 과기정통부에서 우주와 관련된 R&D 기획·수행을 다 하고 있으니, 조금 더 책임감을 갖고 우주 전담 기구를 만들어서 운영하면 어떨까 한다.

▷김 부사장=누리호 발사 이후 국내 우주 산업 발전을 위해서는 한국형 NASA 같은 전문성을 갖춘 우주 전담 조직 구성이 절실하고, 민군 우주 개발을 전담해 실행할 수 있는 조직 확대가 필요하다.

※ 과학기술정보통신부·매일경제 공동기획

[정리 = 이새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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