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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학생 스타킹에 男교사 성욕" 이 교장이 2심서 무죄된 까닭

한영혜 입력 2021. 10. 17. 19:27 수정 2021. 10. 18. 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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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킹 자료사진. 중앙포토

수련회에서 여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받은 고등학교 교감이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았다.

청주지법 형사항소2부(부장 오창섭)는 아동복지법 위반(아동에 대한 음행강요·매개·성희롱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충주의 한 고등학교 교감 A씨(63)에게 벌금 3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고 17일 밝혔다.

A씨는 2018년 3월 열린 수련회에서 다수의 여고생에게 “여학생들이 스타킹을 신는 것은 남자 선생님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는 발언을 해 학생 B양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현장에는 여교사들과 간부학생 30~40명이 있었다.

1심 재판부는 피해자 진술에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해 A씨에게 벌금 300만원과 40시간의 성폭력 치료프로그램 이수 등을 명령했다. A씨는 “학생들에게 성희롱 발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혐의를 전면 부인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는 판단은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해 학생이 ‘여학생’, ‘남자 선생님’, ‘성욕을 불러일으킨다’ 같은 단어만 기억하고 구체적인 내용은 기억 못 한다”며 “피해 학생이 구체적인 내용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시간의 경과에 따른 기억력의 한계를 감안하더라도 발언 내용을 오해하거나 착각하여 진술한 것은 아닌가 하는 의문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사건 수련회 발언 내용이 상당히 이례적이고, 예민한 여고생들에게 충격적인 것이 자명한 것을 고려한다면, 피고인이 공개적으로 발언을 했다면 당연히 다른 학생들도 기억했을 것”이라며 “다른 여학생과 여교사의 진술을 종합해볼 때 피해자의 진술만으로는 피고인이 해당 발언을 했다는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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