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이 그리운 가을, 이 그림은 어떨까요?

김정아 입력 2021. 10. 17. 2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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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 사는 사람들은, 비록 자의에 의해서 나와 있다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한켠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부쩍 쌀쌀해진 가을날, 고즈넉한 성북동 길을 산책하면서, 가볍게 들러서 고향의 마을을 감상한다면 쓸쓸한 마음을 다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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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북동 60화랑, 12월 말일까지 김종휘 작품전 열어

[김정아 기자]

타향에 사는 사람들은, 비록 자의에 의해서 나와 있다 하더라도, 마음속에는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한켠에 간직하고 살아간다. 그리움을 나타내는 방식은 그러나 모두에게서 참으로 다르다.

나는 한국의 꽃과 야채들을 키우면서 마음을 달래지만, 예술가들은 그보다 멋진 방법으로 그리움을 표현한다. 음악가들은 아름다운 곡을 만들거나 연주하고, 시인들은 한 행, 한 행 시를 적어서 노래한다. 그리고 화가들은 고향 마을을 그림에 담는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마음을 그린 화가, 김종휘
 
 향리(鄕里),1988作, 803 x 1303mm, 유화
ⓒ 김종휘
 
김종휘 (1928-2001) 화백의 작품들은 제목이 대부분 '향리(鄕里)'이다. 고향 마을이라는 뜻이다. 그가 실제 태어난 곳은 경상남도 경주이지만, 금광을 찾아 떠났던 아버지를 따라 온 가족이 함경도로 이주를 하였고 청소년기를 그곳에서 보냈다. 

그러나 전쟁이 터지고 우여곡절 끝에 남쪽으로 내려온 그는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영영 다시 그곳을 갈 수 없게 되었다. 나무를 하러 산에 올라가 아래 마을을 내려다보던 풍경은, 그래서 그의 가슴속에 그리운 고향으로 남아, 많은 작품으로 태어났다.

서양화가이면서도 한국의 정취를 나타내는 그의 그림은 동양화를 연상시킨다는 평을 자주 듣는다. 그것은 같은 재료로도 얼마든지 우리 한국의 강산을 충분히 한국적으로 묘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적 풍경의 묘사가 아닌, 비구상 혹은 변형된 추상이라 할 수 있는 자신만의 독특한 필치로 고향의 풍경을 담아온 그의 작품을 통해 우리는 그가 평생을 담아내려 했던 '한국의 산'에 올라 고향 마을을 함께 내려다 볼 수 있다.

그런 그의 작품전이 10월 1일부터 12월 말일까지 성북동 '60화랑'에서 열리고 있다. 작가의 막내딸이 운영하는 이 작은 갤러리에서는 매년 한 차례씩 김종휘 작가의 전시회를 연다. 

전시회가 있지 않아도 국립현대미술관에서 그의 작품 다섯 점을 언제나 만나볼 수 있지만, 이렇게 매번 다른 테마로 소개되는 전시는 다른 분위기의 작품들도 감상할 수 있어서 의미가 있다. 

이번 전시는 1978년 작품부터 1999년까지의 아홉점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나 갤러리 윈도에 걸린 작품은 큰 캔버스 안에 가득 들어있는 풍경이, 그리운 고향을 한눈에 보여준다는 느낌을 받게 한다.
 
 60화랑 정면, 김종휘 金鍾輝 展
ⓒ 60화랑
 
2001년 작고한 작가는 한동안 세간에 잊혀 지내다가, 2017년 경주 예술학교 연구를 계기로 2017년 경주 솔거 미술관 개인전, 2019년 국립현대미술관 작품 소장 등을 통해 다시금 조명되고 있다.

부쩍 쌀쌀해진 가을날, 고즈넉한 성북동 길을 산책하면서, 가볍게 들러서 고향의 마을을 감상한다면 쓸쓸한 마음을 다듬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60화랑 http://60gallery.com/
서울시 성북구 성북로 23길 3번지. 전화: 02-3673-0585
오후 1시~6시 관람, 무료, 일요일은 휴관
(사정상 시간 변경이 있을 수 있으니 반드시 전화 확인 후 방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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