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남욱 신병확보 檢, 철저 수사로 늑장·부실 불명예 벗어야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의 핵심 관련자 중 한 명인 남욱 변호사가 18일 귀국해 검찰이 신병을 확보하게 됐다. 검찰은 그를 피의자로 소환해 대장동 개발 설계과정에서 그가 어떤 역할을 했으며 다른 핵심 관련자들에 대한 혐의를 밝힐 증거를 찾는다는 방침이다. 지난 14일 김만배 화천대유 대주주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상황에서 떨어진 수사 동력을 재가동하려면, 남욱 변호사 심문을 통해 수사 진척을 보여야 한다. 지금까지 보여준 설렁설렁한 수사가 아니라 집중력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남욱 변호사의 진술에 관심이 쏠린 이유는 "김만배 씨가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에게 700억원을 줘야 한다고 했다"고 들었다는 그의 언론 인터뷰 때문이다. 김 씨가 천하동인 1호 배당금의 절반은 "그 분 것"이라고 말한 것과 관련해 과연 '그 분'이 누구인지 규명하는 것도 중요하다. 남 변호사는 김 씨가 350억원의 로비 비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는 점도 기억했다. 그는 "50억원씩 7명한테 준다는 '350억원 로비' 비용 관련 이야기를 계속 들었다"면서 "외부에 알려지면 큰일나겠다고 생각했다"고도 했다.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이 확보한 녹취록에서도 남 변호사는 대장동 사업이 이재명 시장이 재선돼야 힘을 받을 것이며 유동규 본부장이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될 것이라는 발언을 했고, 이후 그의 말대로 됐다. 그간 남 변호사의 발언이나 드러난 사실들을 종합해보면 그는 내부 정보를 많이 알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 그 자신이 이전에 대장동 토지수용작업을 하다 로비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재판 결과 무죄로 풀려난 적 있다. 이번 특혜개발에서는 8721만원을 투자해 1007억원의 배당금을 챙겼다.

남 변호사는 이 사업을 꿰뚫고 있는 개발업자이자 이번 게이트의 '키맨'이다. 당시 이재명 성남시장이 왜 소수 몇명에서 수천억원의 이익이 돌아가게 특혜 구조를 설계하게 됐는지 한점 의혹없이 밝혀야 한다. 검찰은 15일 성남시청 압수수색에서는 시장실만 쏙 빼놓았다. 수사 착수한 지 20일이 지나 압수수색을 하면서 정작해야 할 곳은 제외한 것이다. 김만배 영장 기각에 이어 검찰의 잇따른 비상식적 행태에 국민들은 분노하고 있다. 핵심 관련자의 신병을 확보한 만큼 검찰은 철저한 수사로 그간 늑장·부실의 불명예를 벗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