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이트] 외국인 공매도, 넉달간 27조원 '폭탄' 쏟아졌다

손병산 2021. 10. 17. 2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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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효엽 ▶

안녕하십니까?

스트레이트 김효엽입니다.

◀ 허일후 ▶

안녕하십니까?

허일후입니다.

◀ 김효엽 ▶

오늘 스트레이트는 우리 주식시장 관련 이야기를 준비했습니다.

손병산 기자 나와 있습니다.

◀ 손병산 ▶

안녕하세요.

◀ 허일후 ▶

최근 우리 주식시장 상황이 많이 안 좋죠.

코스피 3천 시대가 열렸다는 뉴스 본 게 올해 초였는데, 3천선이 최근 붕괴됐습니다.

◀ 김효엽 ▶

6개월 만에 주저앉은 거죠.

우리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커서 국민주라고 불리는 삼성전자 주가도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고요.

한 때 7만원선도 붕괴되면서 '쇼크'라는 말까지 등장했잖아요?

◀ 손병산 ▶

네, 우리 증시는 선진국들이 무한정 풀었던 돈을 거두어들이기 시작했고요,

중국에선 초대형 부동산 업체가 휘청거리는 등 중국 경제상황도 악화되면서, 우리 증시가 직격탄을 맞았습니다.

그런데 한국 증시의 폭락을 부채질하고, 개인투자자들의 손실을 부추긴 또 다른 원인이 있다는 목소리가 큽니다.

바로 외국인들의 공매도입니다.

◀ 리포트 ▶

①실적좋은 삼전-떨어진 주가

삼성전자의 올해 3분기 매출은 73조 원에 달합니다.

분기 기준으로는 사상 최초로 70조 원을 돌파했고, 영업이익도 역대 2위인 15.8조 원을 기록했습니다.

'슈퍼사이클'로 불리는 반도체 호황이 이어졌고 신기술 '폴더블폰'도 선풍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말 그대로 '역대급' 실적이지만, 개인투자자 500만 명이 보유한 '국민 주식'의 주가는 오히려 날개없이 추락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 주가 최고점은 96,800원.

곧 '10만 전자'가 될 거란 기대감이 컸는데, 오히려 최근 7만원선이 무너지기도 했습니다.

고점 대비 27% 떨어진 수준입니다.

[김영익/서강대 경제학부 교수] "거시적 측면에서 전체적으로도 경기가 둔화되고, 그다음에 이미 (소비자들이) 전자제품을 사버렸기 때문에 다음 살 때까지는 상당히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아마 전자제품, 반도체 이런 경기도 내년에는 생각보다 더 둔화될 수가 있다는 것입니다."

주력인 메모리 반도체의 실적은 좋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좋지만은 않을 거라는 비관적 예측이 반영된 하락이라는 겁니다.

②하락 부추기는 공매도

그런데 개인투자자들은 유독 삼성전자의 하락세에 가속도가 붙은 이유는 따로 있다고 주장합니다.

바로 외국 투자회사들의 무차별적인 공매도입니다.

삼성전자가 6만원대로 떨어진 지난 12일,

이날의 공매도 거래 가운데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5%, 삼성전자 공매도 물량도 그만큼 외국인들이 쏟아낸 걸로 추정됩니다.

공매도란 주식이 없는 투자자가 주식을 빌려서 팔고, 나중에 갚는 외상 거래입니다.

예를 들어 1만원에 1주를 빌려서 팔았다가 주가가 떨어져 6천원에 1주를 사서 갚으면 4천원을 벌게 됩니다.

한마디로 주가가 하락해야 돈을 버는 겁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심리적인 요인이죠. 불안할 때 더 많이 이제 주식을 던진다는 거예요. 그런 상황에 이제 당연히 공매도가 이루어지게 되면 기관들이나 외국인들이 많이 팔면, 개인들은 불안하니까 내다 팔 수밖에 없는 거예요. 그런 현상들이 나오면 당연히 이제 주가 떨어지게 되죠."

전망도 불투명한데 외국인 공매도가 쏟아져 나오자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며 주가는 더 떨어지고, 공매도에 베팅한 외국인들은 돈을 더 벌어가는 구조가 된다는 겁니다.

실제로 10월 공매도 거래 금액 1위가 삼성전자였고, 지난 2주동안 쏟아진 공매도 물량만 3천7백억 원이 넘습니다.

공매도 잔고는 8월 후반 576억원에 비해 두 달도 안 돼 3.2배 급증했습니다.

공교롭게도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 스탠리는 두달 전 '메모리, 겨울이 오고 있다'는 부정적인 보고서를 내기도 했습니다.

[서지용/상명대 경영학부 교수] "'펀더멘털이 강하면 공매도로 인한 주가 하락 요인이 없다', 이렇게 반대에 있는 분들이 얘기하시잖아요. 그러면 삼성전자 같으면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고, 이렇게 전망이 비교적 실적 측면에서 나쁘지 않은데 왜 9만 원 하던 주식이 최근 들어서 7만 원 밑으로 떨어졌느냐…"

국내 대표 바이오기업 중 하나인 셀트리온도 상황이 심각합니다.

코로나19 치료제 기대감에도 주가는 고점 대비 거의 반토막 났습니다.

이달 들어 셀트리온에는 1천6백억 원 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졌습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가 있는 한 기업의 실적이 좋아도 주가가 오를 수 없다며 울분을 토합니다.

[최 모 씨/셀트리온 투자자] "과연 개인투자자들이 남을 수 있는 사람이 있겠습니까. 저같이 8년 동안 장기 투자한 사람은 그나마 생존해있지만, 1년 투자하거나 2년 투자하는 사람들은 이 시기를 못 견디고 다 그만두고 포기하고 눈물 흘리고, '주식시장은 너무나 더러운 거야' 하면서 공매도를 원망하며 떠날 수밖에 없습니다."

실제로 외국인들은 공매도가 재개된 넉달 동안 우리 주식시장에 27조 원어치의 공매도 폭탄을 쏟아부었습니다.

(10/12 기준) 막강한 자금력과 정보력을 보유한 글로벌 투자사 모건스탠리는 LG디스플레이 등 26개 종목에 공매도를 쏟아냈고, 메릴린치는 HMM 등 15개 종목에, JP모간과 골드만삭스도 각각 9개 종목에 대량 공매도를 했습니다.

[정의정/한국주식투자자연합회 대표] "개인투자자들이 따라 붙으면 그 순간 자기네들이 매집했던 주식을 팝니다. 매도 처분하면서 거기다가 공매도까지 겹쳐서 매도를 하게 되면 주가가 순식간에 하락을 많이 하죠. 그렇게 되면 개인투자자들이 손절매를 하고, 그 뒤에는 장투로 장기간 오래 횡보 과정을 거칩니다."

경실련은 공매도가 집중된 43개 종목을 골라, 불공정 거래가 있었는지 점검해야 한다며 금융당국에 특별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정호철/경실련 간사] "소위 말해서 공매도 단골 종목이라고 다들 얘기도 하고요. 보통 이제 우리가 시장에서 공매도 거래량이 1만 주를 넘거나 혹은 당일 거래량이 공매도 비중이 5%를 넘기게 되면 우리가 공매도가 나왔다, 내지는 저승사자가 등장했네, 아이고 오늘은 개미들 시체가 쌓이겠네. 이런 표현들을 이제 우스갯소리로 많이들 하시거든요."

그러나 공매도는 주가에 거품이 끼지 않도록 조절해, 주식이 제 가격을 찾도록 하는 순기능도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입니다.

특히 "공매도가 주가하락을 유발한다는 주장은 현재까지 이론적이나 실증적으로 타당성이 검증된 바가 없다"고 지적합니다.

[빈기범/명지대 경제학과 교수] "공매도가 신용매수의 그 반대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우리가 돈을 빌려서 주식 사면 주가가 올라가느냐, 올라갈 수도 있고 안 올라갈 수도 있는 거죠. 공매도를 해서 주가 떨어지느냐, 떨어질 수도 있고 안 떨어질 수도 있는 겁니다."

현재 공매도는 코스피 200개, 코스닥 150개 상위종목만 가능한 상황.

고승범 금융위원장은 "언젠가 가야할 길"이라며 '공매도 전면 재개' 방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기사 원문 - https://imnews.imbc.com/replay/straight/6307869_289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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