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매치 '강행군'에'황소'도 발병났다
[경향신문]
‘팀 복귀’ 황희찬, 경기력 급락
애스턴 빌라전서 무득점 부진
한국·이란·영국 장거리 이동
손흥민 등 컨디션 관리 과제로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를 거침없이 질주하던 ‘황소’ 황희찬(25·울버햄프턴·사진)의 상승세에 제동이 걸렸다.
경기력이 갑자기 크게 떨어졌는데 최근 A매치를 다녀온 후유증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 2일 뉴캐슬 유나이티드를 상대로 멀티골을 쏟아냈던 황희찬은 A매치 복귀전이었던 16일 애스턴 빌라전에선 침묵했다.
울버햄프턴에 입단한 지 처음으로 최전방 공격수로 선발 출격해 기대를 모았으나 득점은커녕 별다른 찬스조차 만들지 못했다. 소속팀 울버햄프턴이 3-2로 승리해 3연승을 내달린 게 다행이다.
사실 두 경기에서 황희찬에게 주어진 기회는 큰 차이가 없었다. 절정의 골 감각을 자랑했던 뉴캐슬전에선 공을 잡은 횟수가 43번이었고, 이날 애스턴 빌라전은 40회였다. 그라운드를 누빈 시간도 각각 90분과 88분으로 비슷했다.
그런데 경기 내용은 천양지차다. 뉴캐슬전에서 2개의 슈팅으로 2골을 기록했는데, 애스턴 빌라전에선 단 1개의 슈팅도 시도하지 못했다.
오히려 애스턴 빌라전에선 상대의 집중 견제에 시달린 나머지 후반 33분 실점의 빌미가 된 백패스 실수를 저지르기도 했다. 활약상만 따진다면 A매치 전후로 전혀 다른 선수가 된 셈이다.
축구 전문가들은 롤러코스터 같은 황희찬의 변화를 A매치 후유증이라 말한다. 2022 카타르 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2연전을 위해 영국 런던에서 출발해 7일 국내에서 시리아와 홈경기를 벌인 뒤 12일 이란 원정 그리고 영국으로 복귀해 16일 애스턴 빌라전까지 치르니 컨디션이 정상일 수가 없다는 얘기다. 단순히 장거리 이동의 문제를 떠나 7~8시간의 시차에 적응했다가 다시 역시차를 겪는다.
황희찬은 이미 대표팀에서도 시리아전에서 몇 차례 결정적인 득점 기회를 놓치는 등 불안한 모습을 노출했다.
성적 부진도 문제지만, A매치 후유증은 부상 위험을 높이는 요소이기도 하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가 최근 손흥민(토트넘)이 3년간 22만3000㎞를 이동할 정도로 혹사를 당했다고 경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손흥민은 소속팀 토트넘이 연고지가 영국 수도인 런던이라 이동이 손쉬운 반면 황희찬은 영국 국내선(버밍엄 공항↔런던 히스로 공항)이 추가된다는 점에서 더 힘들다.
김대길 경향신문 해설위원은 “공격수들의 득점은 세밀하고 완벽한 밸런스에서 나오는데, 장거리 이동과 시차 적응 문제로 이 부분에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군다나 황희찬은 코로나19 확산에도 허브공항이 잘 구축된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직전까지 뛰었던 터라 역체감을 감수해야 한다. 독일에서 뛰는 선수들은 한국을 오가는 직항 항공편이 매일 있는데, 영국은 1주일에 3일이 전부다. 이 차이가 이번 A매치 소집에서도 도드라졌다. 손흥민과 황희찬이 하루 늦게 합류했다면, 이재성(마인츠)과 정우영(프라이부르크)은 정상 일정에 맞출 수 있었다. 이들은 소속팀으로 돌아가 이재성이 도움, 정우영이 골을 터뜨리며 좋은 컨디션을 자랑했다.
황희찬의 내부 사정을 잘 아는 관계자는 “(황)희찬이가 A매치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해 수면제를 먹고 항공편에 탑승하는 등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 독일에서 뛸 때보다 힘들지만 극복해가는 과정”이라고 밝혔다.
황민국 기자 stylelomo@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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