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7개월 만에..이정민 '화려한 부활'
[경향신문]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버디 7개 대역전극 ‘전성기 보듯’
안나린 따돌리고 KLPGA 우승컵
이정민(29·사진)이 5년7개월 만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우승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후반 9개 홀에서 버디 7개로 대역전극을 펼친 장면은 과거 최고 선수의 위엄 그대로였다.
이정민은 17일 전북 익산CC에서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알바트로스 +8, 이글 +5, 버디 +2, 파 0, 보기 -1, 더블보기 이상 -3점)으로 열린 제1회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0개, 보기 1개로 19점을 추가, 합계 51점으로 2위 안나린(47점)을 4점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대회 초대 챔피언에 오르며 통산 9승을 거뒀고, 상금 1억8000만원을 받아 시즌 상금 7위(5억3199만원)로 뛰어올랐다.
2016년 3월 월드 레이디스 챔피언십까지 통산 8승을 거두며 명성을 떨치던 이정민은 이후 성적이 뚝 떨어지며 긴 슬럼프에 빠졌다. 2010년 1승, 2012년 1승, 2014년 2승, 2015년 3승, 2016년 1승으로 절정을 구가하던 그의 갑작스러운 침체는 모두를 의아하게 했다.
이정민은 우승 직후 “골프로 인해 받은 상처가 두려움이 됐다. 항상 마지막에 두려움을 못 이기고 소극적인 플레이를 했다”고 잠시 울먹이며 그간의 심적 고통을 털어놓았다. 이어 “이번에 상처를 극복했으니 다음에도 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밝혔다.
2018년 이후 3차례 2위를 기록하며 부활을 노려온 이정민은 공격적인 플레이에 가산점을 주는 방식으로 열린 이 대회에서 진가를 발휘했다. 나흘 동안 이글 1개, 버디 26개, 보기 6개를 기록한 이정민은 “엄청 공격적인 선수가 아닌데, 새 방식으로 하니 내 안의 공격적인 모습이 나온 것 같다”고 했다.
2라운드에서 기록한 이글(5점)이 결정적이었다. 스트로크 플레이였다면 이정민은 버디 25개, 보기 3개를 기록한 안나린과 합계 22언더파 공동선두로 연장을 치러야 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박민지(40점)에게 8점 뒤진 8위로 출발한 이정민은 전반 9홀까지 5점(버디 3, 보기 1)을 쌓은 뒤 후반에 무서운 샷, 퍼트감을 뿜어냈다. 10번홀(파5) 버디에 이어 12번홀부터 3연속 버디, 16번홀부터 마지막 홀까지 다시 3연속 버디를 추가했다.
챔피언조에서 박민지가 초반에 더블보기(-3점)로 무너지고 이소영, 안나린이 엎치락뒤치락 경쟁하고 있을 때 이들보다 2개 조 앞서 출발한 이정민은 17번홀(파5) 버디로 49점을 쌓아 마침내 안나린을 1점 차로 추월했다. 이정민은 18번홀(파4)에서 6.5m 버디 퍼트를 넣고 3점 차로 달아나며 쐐기를 박았다.
장수연과 박민지가 45점으로 공동 3위, 이소영이 43점으로 5위, 최혜진이 42점으로 6위를 차지했다.
김경호 선임기자 jerom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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