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동부터 먼저 스타트'..김은혜 "남욱 말대로 대장동 1공단 공원 사업과 분리개발 현실화"
[경향신문]
대장동 개발사업 특혜 의혹 핵심 인물로 지목된 남욱 변호사가 2014년 대장동 주민들을 상대로 설명했던 사업 구상이 2년 뒤 그대로 현실화됐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17일 입수해 공개한 녹취 파일을 들어보면, 남 변호사는 2014년 4월30일 대장동 도시개발추진위원회 사무실에서 주민들과 만나 “1공단 부지를 공원으로 만들지 않을지는 가봐야 아는 것”이라며 “이건(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놔둔 상태에서 대장동 먼저 스타트(시작)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임 중이었고, 2012년 6월 대장동·제1공단 결합개발 사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성남시장 1호 공약이기도 했다. 남 변호사의 말대로라면 결합개발 사업을 분리해서 진행될 것이라는 주장을 한 것이다.
확정되지 않았던 해당 사업은 1년여 뒤 남 변호사의 말대로 실현됐다. 실제로 대장동·제1공단 결합사업 분리는 성남시가 2016년 당시 이 시장으로부터 개발계획변경 보고 및 결재를 받아 현실화했다.
1공단 부지 사업은 대장동 개발에서 난 수익으로 해당 부지를 공원으로 만드는 사업이었다. 1공단 사업이 각종 이해 관계자들의 반발로 인해 난항을 겪게 되자 이 사업을 분리한 것이라고 김 의원은 해석했다.
해당 녹취 파일에는 남 변호사가 ‘대장동 개발사업이 1공단 공원 조성사업과 상관없이 먼저 진행될 것’, ‘1공단 공원 조성사업에 어려움이 생길 것’, ‘주택경기가 좋아지고 있으므로 신속한 대장동 사업추진이 이뤄질 것’이라고 언급한 내용도 담겨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남 변호사가 “더군다나 주택경기가 좋아지잖아요”라고 예측한 것을 두고 김 의원은 당시 부동산 경기가 얼어붙어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었다는 이 후보 측의 입장과 배치된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에서부터 제1공단 공원 조성 사업 분리까지 모두 남 변호사가 말한 대로 이뤄졌다”면서 “남 변호사가 대장동 도시개발계획에 언제 어디서부터 개입했는지를 포함, 대장동 주민들을 속이고 외지인을 배를 불리게 한 경제·정치공동체를 반드시 특검에서 밝혀내야 한다”고 말했다.
박홍두 기자 phd@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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